(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강릉' 유오성이 작품과 연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4일 오전 영화 '강릉'(감독 윤영빈) 유오성과의 온라인 화상 인터뷰가 진행됐다.
'강릉'은 강릉 최대의 리조트 건설을 둘러싼 서로 다른 조직의 야망과 음모, 그리고 배신을 그린 범죄 액션 영화다. 유오성은 강릉 최대 조직의 일원 길석을 연기했다.
이날 유오성은 스스로를 '비정규직 감정 근로자'라고 소개한 뒤 작품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제가 처음 윤영빈 감독님을 뵙고 시나리오에 대해 회의를 한 게 2017년 3월 23일이었다. 시나리오의 정서가 투박해서 좋았고, 개인적으로는 강원도 사람으로서 강원도의 정서를 담은 영화가 많이 없어 아쉬움이 크기도 했다"며 "강원도 사람의 정서가 잘 담겨 있었고 또 누아르 장르를 선호하는 경향도 있어서 '강릉'을 선택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길석은 영화 전체에 있어서 주된 역할을 하긴 하지만, 주인공의 입을 통해서가 아니라 주변 인물의 대사를 통해 주제가 이야기된다는 게 좋았다. 시나리오가 탄탄했고, 저는 작가님과 감독님이 써놓으신 작품에 무임승차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작 처음에 그는 길석 역할을 제안받은 게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유오성은 "사실 제작자가 내게 시나리오를 줬을 때는 다른 역할이었다. 하지만 내가 윤영빈 감독에게 설득 아닌 설득을 했다. 각 인물의 대사 질이 20대, 30대 초반의 배우가 하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다"면서 "하지만 길석은 제가 잘 표현할 수 있었다. 배우로서 어떤 시나리오를 보고 나서 '내가 잘 할 수 있다'고 뻔뻔하게 이야기한 건 데뷔하고 나서 '강릉'이 처음이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처음에 감독님은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셨다.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처음 미팅을 가졌을 때 그런 말을 들으셨으니 당황스러우셨을 것"이라며 "며칠 지나고 나서는 감사하게도 그렇게 해보자고 말씀을 주셨다. 또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그 당시에 시나리오가 많은 배우들에게 돌았던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여지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누아르 장르를 선호하게 된 계기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어릴 때 '비트'를 찍었을 때는 정말 잘 모르고 어설펐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누아르 장르가 가진 정서는 페이소스라고 생각한다. 연민과 회한이 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염세적으로 변해가는데 그래서인지 인간에 대한 연민의 정서를 가진 장르를 더 선호하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비트'를 찍을 때와 지금을 비교해서 그다지 달라진 건 없는 것 같다. 배우라는 직업은 퍼포먼스를 하는 일이기에 주어진 것을 소화하고 배워가는 것 같다.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직업적으로 배우를 선택하게 됐고 늘 잘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늘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꾸역꾸역 나이만 먹어가는 기분"이라고 설명했다.
'강릉'을 통해 배운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처음 미팅을 갖고 영화가 개봉하는 데 4년 8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27살에 처음 사회에 나와 이렇게 오랜 시간을 투자한 영화가 있나 싶어 자랑스러운 작품이다. 이를 통해서 한 편의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녹록치 않다는 걸 새삼 절실히 느꼈고,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는 걸 느꼈다. 스케줄에 쫓기듯이 찍었는데도 본인이 표현하려는 걸 놓치지 않고 예술적으로, 경제적으로 잘 해낸 감독의 몫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일주일에 4일은 운동을 하면서 체력을 관리한다는 유오성은 "요즘 제가 인생 3쿼터에 진입했다는 생각을 한다. 앞으로도 남은 3쿼터를 가장으로서, 가장으로서, 남편으로서, 또 아버지로서 잘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범사에 감사하자는 생각을 갖고 살아가려고 노력하는데, 아내에게는 말로만 그러지 말라고 혼나곤 한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강릉'은 앞으로 배우 인생에서 내가 현장에서 어떻게 작품에 임해야하는지 알려준 작품이다. 기준점이 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마쳤다.
'강릉'은 11월 10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