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출연한 필리핀 배우 크리스찬 라가힐이 한국에서 당했던 인종차별 경험을 털어놓았다.
크리스찬 라가힐은 지난 달 24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아시안 보스'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한국 마을버스에서 얼굴에 양배추를 맞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찬 라가힐은 "마을버스 뒷자리에 앉아있었는데 한 여성이 몇 분 동안 나를 쳐다보다가 양배추를 내 얼굴에 집어 던지더라. 쓰고 있던 안경이 떨어져 부러졌다"고 말했다.
이어 "버스에 있던 다른 사람이 내가 한국인이 아니어서 내리라는 의미로 던진 것이라고 전해줬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는 것이었다"라고 토로했다.
또 "양배추를 맞으면서 안경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다시 쓰려고 주웠지만 이미 깨진 상태였다. 아무것도 볼 수 없었고 혼란스러웠다. '왜 나한테 던졌냐'고 물었더니 내가 한국인이 아니니까, 그냥 내가 버스에 타고 있는 게 마음에 안 들었던 것 같다"라면서 "무엇보다 상처를 받았었던 것은, 아무도 나에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고 얘기했다.
"이후에는 어떻게 됐냐"는 말에 크리스찬 라가힐은 "버스에서 내렸지만, 택시도 탈 수 없었다. 저는 한국말도 그 때 잘할 수 없었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해할 수 없었고, 눈물이 났다"고 하소연했다.
또 이날 방송에서 크리스찬 라가힐은 자신을 소개하며 "난 탐험가이자 모험가이고, 마케팅 컨설턴트이자 데이터 애널리스트다. 배우는 파트타임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찬 라가힐은 지난 2015년 영어 교사로 한국에서의 생활을 시작했다.
한국 출연 작품으로는 드라마 '청일전자 미쓰리', 영화 '협상', '승리호' 등을 꼽으며 "''청일전자 미쓰리'가 가장 큰 캐릭터였다. 포스터에도 제 얼굴이 나왔다. 놀라운 일이었다"고 떠올렸다.
한편 크리스찬 라가힐은 '오징어 게임'에서 276번 참가자로 출연한 바 있다.
사진 = 유튜브 '아시안 보스' 방송화면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