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김현세 기자) KT 위즈의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이 걸린 단판에서 복수를 다짐한다. 윌리엄 쿠에바스가 막중한 임무를 맡는다.
쿠에바스는 3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1위 결정전에 선발 등판한다. 전날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8-3으로 이긴 KT는 최소 2위를 확보한 가운데 올 시즌 76승 59패 9무(승률 0.564)로 공동 1위인 삼성과 선두 자리를 놓고 맞붙는다. 올 시즌 상대 전적(9승 6패 1무)에서 우위인 삼성이 홈에서 KT를 맞이한다. 쿠에바스의 상대 선발은 원태인이다.
KT는 정규시즌 막판 분수령으로 꼽힌 지난 22, 23일 대구 삼성전에서 연달아 지며 72일 동안 지키던 1위 자리를 내 줬다. 23일에 등판한 쿠에바스는 당시 6⅓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했지만 패전을 떠안았다. 이후 28일 수원 NC와 더블헤더 2경기에 선발 등판한 그는 투구 수 108구로 7이닝을 책임지는 2실점 호투로 선발승을 거뒀는데, 사흘 만에 1위 결정전 선발로 나선다. 최근 맞대결에서 연패를 당한 만큼 KT로서도 이를 만회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고영표는 "대구에서 2연패한 기억이 있다. 되갚아 주고 오려 한다. 가서 무조건 이기면 좋겠다. 내일 무조건 이겨서 우승하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강철 감독은 가급적이면 1위 결정전을 치르지 않고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30일 문학 SSG전에서도 에이스 고영표를 구원 투수로 내 보낼 만큼 절실했다. 대신 고영표를 3이닝 동안 마운드에 올리면서 1위 결정전에 나설 투수들의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었다. 고영표는 "내일(31일) 몫까지 고려해 내가 등판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쿠에바스를 아낄 수 있던 것 같다"고 봤다.
KT가 1위 결정전을 원하지 않았던 이유는 지난 28일 NC와 더블헤더를 포함한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4경기에 선발 투수들이 모두 나선 까닭이 컸다. 5선발인 소형준까지 던진 데다 엄상백이 급히 복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쿠에바스의 등판 간격을 끌어 쓰는 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그러면서 가용 불펜을 늘려야 했던 KT로서는 고영표의 3이닝 투구는 고마웠다. 이 감독은 "영표가 희생해 줬다. 미안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31일에는 하루 쉬고 최종전에 구원 등판한 마무리 투수 김재윤을 포함한 모든 불펜이 대기할 가능성이 크다.
1위 결정전에 고영표가 나서기 어려운 가운데 쿠에바스가 선택받은 이유로는 삼성전에 강했던 까닭도 크다. 쿠에바스는 올 시즌 삼성과 5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 1패, 평균자책점 2.97(30⅓이닝 10자책)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1.15로 강했다. 올 시즌 4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5.48(21⅓이닝 13자책) WHIP 1.45를 남긴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보다 뛰어났다. 지난해에도 삼성을 상대로는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35(20이닝 3자책) WHIP 1.25로 강했다.
쿠에바스는 중요한 경기에 집중력을 발휘하는 유형이라고도 평가받는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이상하게 3년째 그렇다. 풀타임을 뛰면서 시즌 내내 꾸준했던 것 같지는 않은데도 그렇다. 아무래도 집중력을 계속해서 갖고 가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며 웃더니 "그런데 지금 보면 또 힘을 내 주니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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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