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런닝맨'이 가학적인 게임 내용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4일 방송된 SBS '런닝맨'은 MZ 세대 특집으로 진행돼 우주소녀 루다, ITZY 예지, 래퍼 비비, MC 민지(정준하)가 게스트로 출연해 게임을 즐겼다.
이날 '런닝맨'은 황금비율 레이스 '밀가루 청기백기' 게임을 진행했다. 양 팀에서 한 명씩 나와 밀가루가 묻은 장갑을 착용한 뒤 게임에 나섰다. PD는 "이때 진행자가 '청기로 때려' 해도 다 된다. 그건 진행자의 마음이다. 진행자는 유재석 씨에게 부탁드리겠다"고 설명했다.
소수 팀의 첫 주자는 지석진이 나섰다. 지석진은 "내가 한번 다 처리해보도록 하겠다. 인생은 도전 아니겠나"라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지석진은 남자 게스트 쪽은 쳐다도 보지 않은 채 전소민을 지목했다.
지석진은 연습게임에도 퍽 소리가 날 정도로 전소민의 얼굴에 밀가루를 묻혔다. 유재석은 "이렇게 하는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지만 전소민은 지석진에게 "저를 남자로 생각하시는 거냐"고 말했다.
이어 본 게임에서도 눈살이 찌푸려지는 상황이 이어졌다. 서로의 얼굴에 강펀치를 내려치고 맞는 모습이 계속됐다. 전소민은 "근데 오빠 진심으로 세게 때린다. 농담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지석진은 "게임을 열심히 할 뿐"이라고 해명했다.
'런닝맨' 측은 최약체 매치업이라고 자막에 설명했고 다른 멤버들은 웃음 참기에 여념이 없었다. 한 영화 속 캐릭터 같다고 놀리기도 했다. 아무리 게임이라도 성인 남성이 성인 여성을 떄리는 듯한 모션이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했다.
해당 게임에서 지석진이 탈락하자 다음 주자로 김종국이 나섰다. 이미 파란색 밀가루로 만신창이가 된 전소민은 김종국과 게임을 시작했다. 김종국은 강력하게 펀치를 날렸고 자막에는 '이 악물고 백기 레프트훅'이라고 달렸다.
이후 정준하가 김종국과 붙었다. 김종국은 더 강력한 힘으로 펀치를 시작했고 정준하는 언짢은 표정으로 게임에 집중했다. 정준하 또한 "근데 좀 아프다"고 여러번 강조해 이야기했지만 멤버들은 정준하의 '바보 이미지'를 웃음 포인트로 만들었다.
정준하에 탈락에 '한 대도 못 때린 채 온종일 두들겨 맞고 탈락', '타격감 최고의 우수 샌드백 인증하고 장렬히 전사'라는 자극적인 자막이 이어졌다. 다음 타자인 하하는 김종국의 강력한 한 방에 뒤로 넘어지기도 했다.
양세찬까지 탈락하자 여성 출연자들만이 남았다. PD는 "저기 원망하는 눈초리들 좀 봐라"라며 장난스러운 톤으로 언급했다. 이어 송지효의 탈락으로 김종국이 승리했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폭력적인 게임 방식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네이버TV '런닝맨' 영상에는 "'런닝맨' 팬으로서 보기 거북했어요. 폭력적인 게임 그만해주세요", "인간적으로 너무 세게 치던데", "이 영상을 보고 진짜 웃기고 재밌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나요?", "아무리 그래도 힘 차이라는 게 있는데 너무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런닝맨'은 국민 예능으로 사랑받고 있다. 그만큼 '런닝맨'의 영향력과 파급력이 적지 않다.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여전한 인기다. 특히 해당 회차는 MZ 세대 특집이었다. 젊은 세대와의 소통, 호흡을 한답시고 게임을 가장한 주먹다짐을 선보였다.
성인 남성이 뒤로 넘어갈 정도로 맞는 장면, 성인 남성이 이를 꽉 깨물고 성인 여성을 치는 장면, 또 이를 '유머'로 소비하는 장면이 지상파로 송출되는 것에 시청자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런닝맨'은 지난해 11월에도 가학성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당시 '런닝맨'에서는 얼굴에 고무줄을 많이 끼우는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을 진행했다. 한 눈에 봐도 위험해보이는 상황인데다 출연진들은 고통을 호소했지만 이 또한 게임일 뿐이라며 지나갔다. 당시 시청자들은 안전 불감증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폭력적이고 가학적인 게임은 더이상 게임이 아니다. 시청자들이 '런닝맨'에 원하는 모습도 아니다.
사진=SBS 방송화면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