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사랑만으로 행복하고 열정만으로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젊은 시절 보통의 연애를 해본 이라면 저절로 몰입하고 공감할 만하다.
음악극 ‘브릴리언트: 찬란하게 빛나던’ 이야기다.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청춘 남녀의 모습과 이들의 풋풋한 사랑을 담담하게 담아냈다. 지난해 초연하고 올해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재연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나인뮤지스 출신으로 다양한 연극, 뮤지컬을 통해 무대에 오르는 금조가 여주인공 연수 역을 맡아 이질감 없는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브릴리언트’가 재연을 올리면서 캐스트가 많아졌어요. 작년에는 더블이었는데 올해는 세명, 네명까지 늘었죠. 앞서 연극 ‘러브스코어’에서 연수와 비슷한 인물인 오름 역할을 맡았어요. '브릴리언트' 초연 때 지훈 역할을 했던 염건우 오빠가 한상욱 배우님에게 ‘러브스코어’ 배우 중에 괜찮은 배우가 있냐고 했고 제가 소개받았죠. 알고 보니 ‘6시 퇴근’에서 함께한 (간)미연 언니가 초연 때 한 공연이라고 해 덥석 출연했어요. 미연 언니는 이번에 음악감독으로 참여하셨어요”
금조가 맡은 연수는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는 생계형 투잡러다. 낮에는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뛰고 밤에는 작사와 작곡을 하며 쉼 없이 달려가는 캐릭터다.
“연수는 연애를 한 번이라도 해봤다면 삶에서 겪어봤을 만한 인물이에요. 음악을 하는 친구이다 보니 원래의 저와 크게 벗어나지 않더라고요. 전작 ‘조선 변호사’에서 독립운동가 역할을 맡았을 때는 감히 그 마음을 제가 헤아릴 수 없어 힘든 부분이 있었어요. 그 인물로 완벽하게 됐다고 할 순 없었는데 연수는 내가 연수로서 이입해 연기하는 느낌이 들어요.”
‘브릴리언트: 찬란하게 빛나던’은 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싶은 여자, 무대 위에서 가장 빛나는 배우가 되고 싶은 남자가 그리는 2인극이다. 사회적협동조합 무하의 첫 번째 대학로 프로젝트다. 금조, 김서별, 오수현, 지진석, 염건우, 김석주, 주재현이 출연하고 있다.
“처음에 받은 시놉과 지금의 ‘브릴리언트’는 변화가 있어요. 초연은 투덕투덕 갈등을 보여주는 게 많았어요. 뻔한 로코가 아닌 느낌이어서 매력적이었죠. 원래 제 취향이 마이너거든요. (웃음) 지금은 그런 부분이 없고 조금 더 꽁냥꽁냥하고 사랑하고 예쁜 장면이 있어요. 그래도 ‘행복했습니다’로 끝나지 않고 각자의 길을 찾아가 매력적이더라고요. 제가 로맨티스트는 아니어서 이게현실이지 싶어요. 관객분들도 재연이 훨씬 좋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뮤지컬은 아니지만 여주인공이 버스킹 공연을 하는 싱어송라이터라는 설정이어서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넘버를 들을 수 있다. 이번 시즌에는 OST 앨범으로도 발매한 수록곡 ‘그 길을 걷는다’, ‘시간이 달라서’ 등 기존 넘버를 리메이크하고, ‘좋은 기억’ 등 신곡을 추가했다.
“극 중 가수가 아니라 버스킹하는 꿈나무 느낌이거든요. 비욘세 같은 톱스타였다면 노래를 잘해야 하는 부담감이 큰데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는 단계의 인물이기 때문에 부담이 없어요.
음악극이 세 번째에요. ‘러브 스코어’도 음악극이었고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는 소녀였어요. ‘432HZ’에서도 싱어송라이터였고요. 개인적으로 노래 부르는 게 너무 좋은데 뮤지컬 넘버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더라고요. 저는 가수로 시작했기 때문에 가수로 표현하는 넘버와 뮤지컬 넘버가 달라 더 신경 써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어요.
그런데 음악극은 가요를 부르는 거거든요. 부담 없이 내가 하던 대로 하면 되고 감독님도 크게 디렉팅을 하기보다는 듣기 좋은 대로 하라고 하세요. 저는 음악을 사랑하기 때문에 뮤지컬 음악이 어렵다고 해서 연극만 하고 싶은 건 아니에요. 그래서 부담 없이 노래와 연기를 할 수 있는 음악극이야말로 제가 사랑하는 장르에요.”
연수와 지훈은 서로의 빛나는 모습에 반해 알콩달콩하게 사랑한다. 하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조금씩 엇갈린다. 처음에는 열정과 사랑만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지훈의 일은 잘 풀리지 않고 결국 다툼이 발생한다.
“지훈을 마냥 욕할 수는 없어요. 여자친구는 잘나가고 나는 못나가고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해주고 싶은데 못해주는 것에 대한 자책이 있으니까. 연수도 지훈을 달래주면 되는 걸 지훈을 연극에 넣어주려고 (연출가인) 전 남친에게 전화하는 잘못을 했어요.
사실 싸우는 스타일은 둘 다 제 스타일은 아니어서 답답해요. 저는 쓸데없이 솔직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많이 솔직하거든요. 연수가 지훈에게 ‘너 말 좀 해 제발’이라고 하는데 본인도 말을 안 하고 참은 거잖아요. 감정이 곪아 터지기 전에 다 터놓고 손을 내밀었다면 그러지 않을 텐데 말이에요. 20대 초 잘 모를 때 하는 연애가 그런 것 같아요. 팬분들도 자신의 첫 연애가 생각난다고 하더라고요. ‘사랑은 타이밍이다. 그녀와의 시간이 다르지 않았다면 우린 행복했을까?’라는 대사가 가장 공감 가요. 맞는 말인 것 같아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 박지영 기자, 무하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