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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노트북] 최지우 "어떻게 20대를 따라가겠어요, 그 때가 더 예뻤지!"

기사입력 2021.10.24 12:10 / 기사수정 2021.10.24 08:44


[낡은 노트북]에서는 그 동안 인터뷰 현장에서 만났던 배우들과의 대화 중 기사에 더 자세히 담지 못해 아쉬웠던, 하지만 기억 속에 쭉 남아있던 한 마디를 노트북 속 메모장에서 다시 꺼내 되짚어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저 또한 20대의 파릇파릇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 모습을 당연히 따라갈 수 없죠. 어떻게 20대를 따라가겠어요, 그 때가 더 예뻤지!(웃음) 눈가의 주름은 내년에 더 늘어날 텐데, 그냥 받아들이는 거죠. 그렇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그 안에서 또 얻는 것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건강한 멘탈이 더 중요한 것 같고요." (2016.02.04. '좋아해줘' 인터뷰 중)

배우 최지우는 1994년 MBC 23기 공채 탤런트로 선발돼 데뷔한 후 같은 해 MBC 아침드라마 '천국의 나그네', 1995년 MBC '전쟁과 사랑'에 출연하며 본격적인 배우 활동을 시작합니다. 1996년에는 프랑스 여배우 이자벨 아자니 닮은 꼴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이후 '한국의 이자벨 아자니'라는 수식어를 얻게 되죠. 

1996년 무려 65%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드라마 '첫사랑'으로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간 후 '진실'(2000), '천국의 계단'(2003), '에어시티'(2007), '수상한 가정부'(2013), '두번째 스무살'(2015), '캐리어를 끄는 여자'(2016),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2017) 등 수많은 드라마에 출연해왔습니다. 특히 2002년 방송된 '겨울연가'로 한류스타로 거듭나며 얻었던 '지우 히메'라는 애칭은 20년이 돼 가는 지금까지도 최지우를 수식하는 대표적인 표현 중 하나로 꼽히고 있죠. 


스크린에서도 '박봉곤 가출 사건'(1996), '올가미'(1997),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 '피아노 치는 대통령'(2002), '여배우들'(2009), '좋아해줘'(2016) 까지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풋풋했던 20대에 연예계에 발을 들인 뒤, 어느덧 40대 중반을 지난 지금까지 27년이라는 긴 시간을 스타의 이름으로 살아오고 있습니다. 그 사이 지난 2018년에는 결혼 소식을 전했고, 지난 해 5월에는 첫 딸을 품에 안으며 한 가정의 아내이자 엄마로 인생의 또 다른 터닝 포인트를 맞게 되죠.

2016년 개봉한 영화 '좋아해줘'는 2009년 '여배우들' 이후 최지우의 7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도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결혼 전 42세이던 당시 오랜만의 영화 복귀작이었던 '좋아해줘'로 취재진과 만나 최지우는 숫자로 전해지는 나이가 전혀 연상되지 않을 만큼 남다른 동안을 자랑했죠.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된 영화에서 최지우는 야무져 보이지만 알고 보면 하는 일 마다 속고 당하는 어리바리한 노처녀 스튜어디스 함주란 역을 연기했습니다. 한없이 새침하다가도 귀여운 허당 같은 행동으로 최지우 특유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하며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죠. 최지우만의 현실감 있는 연기로 유독 더 현실감 있는 직장 여성의 모습을 담았다는 평을 얻었고, 최지우는 밝고 유쾌하게 주란을 연기했던 때를 떠올리며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극 중 주란이 "나이 먹는 것 진짜 싫다"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캐릭터에 100% 몰입한 듯한 최지우의 리얼한 연기가 더욱 돋보였었죠.

"그 대사를 하면서 유독 더 몰입한 느낌이었다"고 넉살 좋게 말을 던진 취재진에게 최지우는 "공감대가 갔어요. 감독님도 '(나이 먹는 것)진짜 싫어하는 것 같아'라면 웃으시더라고요. 진짜 와 닿았거든요"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아 웃음을 전했습니다.

이는 곧 자신의 직업인 연기, 여자 배우로 사는 이야기와 이어졌습니다. "여배우가, 특히 그런 세월이 변화하는 모습에 너무 초연할 수는 없잖아요"라고 말한 최지우는 "특히 남자 배우보다 여자 배우들에게는 훨씬 더 칭찬에 인색하고, 어떻게 보면 가혹한 판단들을 쉽게 하는 것 같기도 해요. 그래서 상처를 받기도 하는데, 그것 또한 연기 생활을 하고 또 나이가 들면서 받아들여야 되는 부분인 것 같거든요. 제가 얼마만큼 그 부분을 받아들이고, 또 어떻게 더 좋은 연기를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죠"라고 담담하게 말했죠.


문득 자신의 20대 시절이 떠올랐는지, 잠시 생각에 잠긴 최지우는 이내 다시 얼굴에 미소를 보이며 말을 이었습니다.

"저 또한 20대의 파릇파릇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 모습을 당연히 따라갈 수 없죠. 어떻게 스무 살의 내가 될 수 있겠어요, 그 때가 더 예뻤지!(웃음) 눈가의 주름은 내년에 더 늘어날 텐데, 그냥 받아들이는 거죠. 그렇지만 그 안에서 또 얻는 게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건강한 멘탈이 더 중요한 것 같고요."

당시 최지우는 2015년 출연했던 '두 번째 스무살'을 통해 20대 시절 보여줬던 우아함을 조금 더 원숙하게 녹여내며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다는 평을 얻었죠. 지나간 세월을 조금은 야속해하며 안타까워하는 듯한 최지우의 마음을 읽은 취재진은 "요즘 제 주변 여자들은 최지우 씨를 워너비처럼 생각한다"며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특유의 매력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최지우를 향한 응원을 보냈습니다.

"어휴, 상태 안 좋았는데…"라고 쑥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인 최지우는 한 발짝 더 가까이, 연기를 하며 느낀 외적인 부분에서의 현실적 고민과 이를 다스리는 마음가짐을 조심스레 전했죠.


"제가 자연스럽게 (변화를) 받아들여야, 보시는 분들도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그런 차이가 너무 크면 안 되겠구나 싶거든요. 그래서 자주 자주 작품으로 인사를 드려서, 제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시는 분들에게 너무 '헉!' 이렇게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겠구나 생각하고 있어요."

배우라는 직업을 갖고 사는 중에는 숙명처럼 영원히 신경 써야 하는 외모에 대해서도 얘기했죠. 최지우는 "당연히 젊게 살고 싶죠. 가꿀 수 있을 만큼, 좀 더 신경 써야 되는 부분은 당연히 있어요. 어렸을 때는 피부에 전혀 신경을 안 썼다면 지금은 두 배 세 배 더 신경을 쓰고, 그만큼 시간도 더 필요하죠. 사실, 얼마나 귀찮은 일인지 몰라요"라고 토로했습니다.

"관리를 위한 노력을 안 할 수는 없죠. 그러면서도 저는, 그 때에 어울리는 모습들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20대의 풋풋하고 설레는 모습을 연기하고 싶다고 해서 그런 것을 욕심내고, 바라는 것은 이제는 아닌 것 같다는 것이죠. 순리대로, 이렇게 흘러가는 대로 가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작품을 통해 당시 실제 자신의 모습, 또 상황과 누구보다 비슷했던 캐릭터를 만나며 즐겁게 연기했던 최지우는 다소 민감할 수도 있는, 대한민국에서 여자 배우로 살며 외모에 대해 느끼는 마음들을 누구보다 솔직하게 털어놓았습니다. 

영화 안에서의 주란은 억지스러운 소개팅보다, 자연스러운 만남을 선호하는 인물로 그려지기도 했죠. 당시 결혼 전이었던 최지우에게 이 장면을 언급하자 "저는 진짜 인연은 어떻게든 나타난다고 생각하거든요. 저 개인적으로도 자연스러운 만남을 좋아해요. 미팅이나 소개팅은 해 본 적이 거의 없어요"라고 말했죠.

이후 최지우는 지난 2018년 3월, 1년 간 교제한 것으로 알려진 연인과의 깜짝 결혼 소식을 전하며 많은 축하를 받았습니다. 2019년 12월에는 임신 소식을 알렸고, 지난 해 5월 출산하며 엄마가 됐죠. 출산을 3개월 앞뒀던 2월에는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 특별출연하며 오랜만에 작품 속에서 반가운 얼굴을 드러내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특히 최지우는 올해 2월 SNS를 개설하며 대중과 꾸준한 소통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커가는 딸의 모습을 살짝 공개하는 것은 물론, 꼼꼼하게 기록한 육아일지는 특히 많은 엄마들의 공감대를 사며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죠. 예능 '꽃보다 할배' 등을 통해 남다른 천진함으로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주기도 했던 최지우는 오는 25일 첫 방송하는 JTBC 새 예능 '시고르 경양식'을 통해 다시 한 번 오랜만에 예능으로 대중과의 소통을 앞두며 반가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또 카카오 TV 오리지널 '소름' 출연 소식을 전하며 작품 활동 복귀 계획도 알렸죠.

시대를 대표했던 아이콘에서, 이제는 아내와 엄마가 된 최지우는 인터뷰에서 자신이 얘기했던 대로 순리대로 주어지는 삶에서 전해지는 또 다른 행복들을 느끼며 그렇게 매일의 시간을 보내는 중입니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각 영화·드라마 스틸컷, YG엔터테인먼트, JTBC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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