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던 추억의 뮤직비디오를 소개하는 엑스포츠뉴스만의 코너입니다. 당대 최고의 히트곡들을 떠올리고, 인기 스타들의 풋풋하고 신선한 과거 모습을 함께 추억해보는 '명작뮤비'.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얼굴이 있죠. 결코 보이고 싶지 않은 얼굴을 마주한 순간, 그 안타까운 순간 때문에 아픈 사랑으로 남은 '명작뮤비'를 소개합니다.
이번 '명작뮤비'는 지난 2002년 6월 발표한 왁스 3집 정규 앨범 타이틀곡 '부탁해요'입니다. '엄마의 일기' '화장을 고치고' 등을 히트시킨 왁스의 아련하고 쓸쓸한 보컬 음색이 빛나는 발라드 신곡으로 또 한 번 인기몰이에 성공했습니다.
'부탁해요'는 헤어진 연인을 사랑하게 될 누군가에게 전하는 편지 형식의 가사가 인상적입니다. "그 사람을 부탁해요 / 나보다 더 사랑해줘요 / 알고보면 괜찮은 남자예요" "혹시 이런 내가 웃기지 않나요 / 그렇게 잘 알면서 왜 헤어졌는지 / 그 사람을 사랑할 땐 / 이해할 수 없었던 일들이 / 헤어져보니 알 것 같아요 / 그 사람 외롭게 하지 말아요" 등 그리움과 애틋함이 묻어나는 노랫말이 곡의 감성을 더욱 고조시키는 듯 합니다.
해당 곡의 뮤직비디오는 배우 강혜정과 김남진이 출연해 호흡을 맞췄습니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그려진 뮤직비디오에서 강혜정은 구두닦는 소녀, 김남진은 음악 다방 DJ 역을 맡아 순수하고 풋풋하면서도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선보였습니다.
강혜정은 첫눈에 반한 김남진을 짝사랑하게 됩니다. 짝사랑하는 김남진을 보기 위해 얼굴의 얼룩을 지우고 하얀 원피스를 차려 입은 채 다방을 찾으며 짝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했는데요.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은 강혜정의 진심어린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김남진 역시 강혜정의 순수함에 반하게 되죠. 두 사람은 천천히 가까워지며 함께 추억을 쌓았습니다. 그러나 김남진 앞에 나타난 강혜정의 모습은 구두닦이 소녀의 초라한 얼굴이었는데요. 당황한 강혜정은 그대로 달아나버리고, 더 이상 다방을 찾지 않았습니다.
세월이 흘러 강혜정은 구두닦이 소녀의 얼룩진 얼굴과 다른 모습으로 다방을 찾았습니다. 다방의 DJ 부스에는 더 이상 김남진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는데요. 하지만 부스 안에는 구두닦이 소녀 강혜정의 모습이 담긴 그림으로 가득했습니다. 강혜정을 그리워하며 김남진이 그린 그림이었던 거죠. 김남진의 진심어린 마음이 강혜정을 눈물 짓게 만드는 순간이었습니다.
두 사람의 슬프고도 찬란한 사랑 이야기는 약 9분 가량 펼쳐지면서 '부탁해요'의 감동을 극대화시켰습니다. 스스로 초라한 내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빛나고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묵직한 감동을 더했습니다.
약 20년이 흐른 지금, 강혜정과 김남진은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오고 있지 않지만 여전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강혜정은 그룹 에픽하이 타블로와 지난 2009년 결혼해 슬하에 딸 하루를 두고 있죠.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알콩달콩한 육아 일상을 공개하며 행복한 엄마의 모습을 엿보였는데요.
작품으로는 지난 2017년 드라마 '저글러스'와 영화 '루시드 드림' 이후 활동이 이어지지 않아 팬들의 기다림은 커져가고 있습니다. 그간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강렬한 연기력으로 호평 받아온 강혜정인 만큼 또 어떤 작품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구축할지 기대가 모아집니다.
김남진의 근황 역시 쉽게 접하기 어렵지만 종종 동료 연예인들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들려오곤 합니다. 지난 2018년 가수 엄정화가, 이듬해에는 방송인 정준하가 만남을 인증하며 친분을 과시해 많은 화제를 불러모은 바 있습니다.
끝으로 왁스는 데뷔 20년이 넘게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장르의 수많은 히트곡을 보유한 왁스는 지난 8월에도 싱글 '그립고 그립다'를 발매, 명불허전 이별 발라드 장르의 곡을 발표하며 명품 보컬리스트로서 존재감을 발휘했습니다. 앞으로도 다채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통해 왁스만의 굳건한 입지를 보여주길 기대해봅니다.
사진=왁스 '부탁해요' 뮤직비디오, 재킷, 엑스포츠뉴스DB, 인스타그램, 운트스엔터테인먼트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