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윤승재 기자) “가볍게 휘둘렀다”는데 담장을 넘겼다. 그것도 한국에서 가장 넓다던 잠실야구장 담장을 그렇게 넘겼다. 올 시즌 황대인이 잠실야구장에서 때린 홈런만 벌써 세 개. 내재된 힘만큼은 대단하다는 것을 몸소 증명했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황대인은 올 시즌 타격에 새롭게 눈을 떴다. 2015년 데뷔 이후 거포 잠재력은 꾸준히 제기돼왔으나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황대인은 올 시즌 처음으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인 4개를 넘어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 기록까지 달성하며 만개했다.
황대인은 최근 자신의 좋은 타격감을 두고 “힘을 빼고 치려는 연습을 많이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홈런 장면 역시 “주자를 불러들이자는 생각만으로 가볍게 타격했는데 잘 맞았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가볍게 타격하는 것이) 지금은 적응이 많이 됐다. 그 결과 최근 경기에서 괜찮은 타격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같은 황대인의 변화와 노력에 메이저리그 홈런왕 출신인 윌리엄스 감독도 맞장구를 쳤다. 황대인의 잠실 홈런을 지켜본 윌리엄스 감독은 “홈런을 치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홈런은 따라 나온다는 걸 보여준 장면이다. 자신이 칠 수 있는 볼을 기다려서 정확한 타격으로 연결하는 것이 포인튼데, 황대인이 실투를 놓치지 않고 홈런으로 연결시켰다”라면서 그를 칭찬했다.
가볍게 하지만 정확하게. 황대인은 이미 남다른 힘을 보유하고 있기에, 정확한 포인트에 타격으로 이어간다면 홈런은 저절로 나올 수 있다는 말이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힘 있는 타자들은 자신의 힘을 인지하고 있어 타석에서 홈런이 나오는 스윙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공격적으로만 돌린다면 오히려 홈런은 잘 나오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근의 황대인은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윌리엄스 감독은 흐뭇해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황대인의 최근 타격을 봤을 때 2스트라이크 이후에 짧게 스윙을 가져가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더라”라면서 “물론 아직 와일드한 스윙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점점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며 황대인의 성장에 기뻐했다. 아울러 그는 “스스로 느끼고 경험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라며 ‘가볍게’ 쳐서 넘긴 잠실구장 홈런이 그에게 큰 깨달음을 줬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황대인의 성장에 그의 입지도 단단해지고 있다. 그동안 1루수 플래툰으로 비교적 적은 경기에 나왔던 황대인은 물오른 타격감과 함께 조금씩 그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중이다. 올해보다도 내년이, 내년보다도 미래가 더 기대되는 선수가 됐다. 이에 윌리엄스 감독은 “매일 경기를 뛰기 위해 중요한 건 ‘꾸준함’이다. 지금 조금씩 성장하고 있고 더 많은 타석을 소화하면 꾸준함까지 갖출 수 있을 것이다”라며 황대인의 성장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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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