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사촌자매인 혜은이와 김승미가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며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17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는 7080시대 '국민 여동생'으로 불리던 톱스타 자매, 가수 혜은이(김승주)와 김승미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원조 디바 혜은이와 그룹 서울패밀리의 김승미는 연예계 대표 사촌 자매로도 알려져 있다. 1975년 데뷔한 혜은이는 메가 히트곡 '당신은 모르실 거야'를 흥행시키며 국민 가수로 등극했고, 그녀의 뒤를 이어 사촌 동생인 김승미도 1986년 혼성 듀오 그룹인 서울패밀리로 데뷔해 인기 반열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혜은이는 활동 기간 내내 수많은 스캔들에 시달려왔고, 두 번의 이혼까지 경험하며 이별의 상처를 견뎌야 했다. 김승미 역시 최근 편도암으로 투병하던 남편과 사별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이날 혜은이는 사촌동생 김승미의 집을 방문했다. 혜은이는 김승미의 집 거실에 있는 사진을 봤고, 김승미는 사별한 남편을 떠올렸다.
김승미는 "남편 가기 두 달 전 쯤 사진이다. 남편이 찍자고 했다. 하고 싶다더라. 새 며느리를 맞이하면서 가족사진 하나쯤은 남기고 싶어했다. 사실 그날 몸이 많이 안 좋았었다. 아픈 날이었다"고 말했고, 혜은이는 "애들이 다 미남미녀다"라고 말하며 사진을 바라봤다.
이어 김승미는 "의사 선생님이 저를 부르더니, '암이 너무 커져서 척추뼈를 눌렀고 더 커지다 못해 척추뼈에 골절이 왔다. 그래서 하반신이 마비된 거다'라고 했다. MRI상 전이가 너무 많이 돼서 6개월 정도 보고 있다고 했었다"며 편도암으로 세상을 떠난 남편을 언급했다. 김승미의 남편은 지난 2월 세상을 떠났다.
김승미는 "남편이 너무 잘 싸워서 2년 가까이 살아줬다. 우리가 함께 있을 시간을 그만큼 벌어줬다. 남편도 자기 나름대로 (삶을) 정리할 시간을 벌어줬다. 또 아이들에게 아빠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저는 우리가 예상했던 그 기간보다 더 살아준 것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제가 남편의 끝까지 지켜줬기 때문에 행복하게 갔을 것이다"라고 슬픔을 누르며 얘기했다.
이를 듣던 혜은이는 "네 신랑이 아플 때부터 '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싶더라. 답은, 엔딩을 다 알고 있는 것 아닌가. 그랬을 때 어떻게 하지, '혼자가 되면 어떻게 하나' 그랬었다. 부모님이 세상 떠나가실 때 우리가 다 겪었지만 그 짝이 세상을 떠나는 것은 처음 겪는 일이지 않나. 그래서 굉장히 걱정이 됐었다. 그런데 지나고 나서 (김)승미가 활동하는 것을 보니까 나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고 격려했다.
또 "속으로는 많이 힘들었겠지만, 승미는 정말 남편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을 다 해줬다. 목숨만 둘이 바꾸지 않았다 뿐이지, 아프기 시작해서부터 한 번도 다른 남의 손에 맡긴 적이 없다. 정말 원없이 신랑에게 사랑을 다 부어주고 갔다"고 했고, 김승미는 "살면서 나의 최대 고비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인생의 큰 쓴맛을 보고 산 사람은 아니지만"고 말했다. 이에 혜은이는 "인생의 쓴맛은 안보지 않았냐"며 괜한 농담으로 분위기를 풀었다.
혜은이는 "거기엔 배신도 있을 수 있고 모함도 있을 수 있다. 내가 노래를 그만두고 싶었을 때가 있었다. 두 번 있었는데, 첫 번째가 스캔들이 났을 때였다"라며 스승이었던 故길옥윤과의 루머를 언급했다. 혜은이는 "내가 이런 소리를 들으며 가수 생활을 해야 하나 싶더라. 노래를 그만두려 했는데 그렇게 되면 선생님과 모두가 힘들어지는 상황이었다"라고 그만두지 않았던 사연을 전했다.
1988년도에 첫 번째 이혼을 하고 딸과 헤어졌는데, 딸이 나를 잊어버린 것이다. 우리 딸이 나를 몰라보게 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무대에 섰다. 그렇게 절절한 그리움으로 무대에서 부른 노래가 '비가'였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혜은이는 이혼을 결정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자식들에게는 너무 부끄럽다. 지나고 보니까, 이제는 뭐 더 힘들 일도 없지만 그게 내 팔자려니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스타다큐 마이웨이'는 매주 일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사진 = TV조선 방송화면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