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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 공들인 흔적…불친절한 일정 소통은 오점 [BIFF 중간결산②]  

기사입력 2021.10.11 07:30 / 기사수정 2021.10.11 04:02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 열리는 대규모 행사로, 조심스럽게 '위드 코로나(With Corona)'를 표방하며 정상 개최에 도전했다. 긴장 속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해 애쓴 흔적이 현장 곳곳에서 엿보인 가운데, 영화제의 바탕이자 기본인 일정 정리 문제에서는 다소 삐끗한 모습으로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6일 개막한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해 코로나19 여파로 최소한의 게스트만 참여한 채 대부분의 행사가 온라인으로 축소 진행됐던 것과 달리, 현재 부산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인 3단계의 방역 수칙을 적용해 레드카펫과 개막식, 오프라인 야외 행사를 정상 개최하며 관객들과 마주하고 있다.

앞서 영화제 측은 개·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관객과 게스트, 취재진 모두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완료 후 2주가 지난 증명서를 제출하거나, 예방 접종 미완료자의 경우 72시간 내 발급받은 유전자검출검사(PCR 검사) 음성 확인서가 필요하다는 안내를 한 바 있다.


영화의전당 비프힐에는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됐고, 관객과 취재진이 찾는 모든 곳은 안심콜 등록과 체온 측정이 이뤄진 후 입장이 가능했다. 개막식과 개막작 상영 등이 이뤄진 야외극장 객석은 전체 4200석 가운데 1200석만 활용하며 관람객 간 거리두기를 적용했다. 극장 상영도 전체 좌석수의 50%만을 운영해 거리두기를 실행했으며 한국 영화 관객과의 대화(GV)는 100% 현장, 해외 영화 GV는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으로 진행됐다.

야외극장은 물론 실내 행사장까지 방역 업체 관계자들이 분주히 오가며 소독에 나섰다. 특정 시간에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 스태프들은 GV 등이 끝난 후에는 순차적인 퇴장을 유도했다.

또 영화의전당 야외극장 옆 한 켠에서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며 행사 관계자를 포함한 검사 희망자들이 편하게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선별진료소는 오는 13일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최대한 꼼꼼하게 방역에 만전을 기하려 했던 만큼 관객 위주의 행사, 취재진을 위한 행사 모두 평소보다 더 오랜 입장 준비 시간이 걸렸다. 

개막식 당일인 6일 오후 1시 30분 시작할 예정이던 개막작 '행복의 나라로' 기자시사회는 예상보다 많은 취재진이 몰린 이유이기도 했지만, 소속 확인 후 좌석과 출입증 목걸이를 발부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지연이 생기며 20분 늦어진 1시 50분부터 상영이 시작되기도 했다.


본래 극장 입장 후 자유롭게 좌석을 찾아 앉았던 개막작 시사회 때와는 달리 이제는 지정 좌석을 받아야만 입장할 수 있는 상황이 됐고, 이에 같은 좌석이 다른 사람에게 배부되는 등 혼돈이 생기는 해프닝도 있었다.

취재진이 참여하는 공식 일정 및 관객들이 참여하는 일정의 변경 시 좀 더 신속하고 명확하게 대처하지 못한 점은 답답함으로 남았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에서는 야외무대인사나 GV의 경우 구체적인 출연진을 별도로 공지하지 않았다. 또 개막 전 공지했던 일정에서의 변동이 생겼을 경우에도 어떤 연유인지 명확한 설명이 부족했다.

한 예로 당초 개막 전 9일 예정 일정으로 알렸던 '태일이'의 무대인사는 개막식 당일에 접한 프레스가이드를 통해 취소된 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 부산국제영화제 홈페이지와 공식 SNS에 올라온 4일차 일정에도 '태일이'의 일정은 조용히 삭제돼 있었다.

게스트 참석 행사의 경우 참석이 확정된 게스트만이라도 표기를 해줬다면, 또 초반에 공지했던 일정에서 변동이 생겼을 경우 '이 때 예정됐던 일정이 이렇게 변경 혹은 취소됐다'는 내용을 간단히라도 덧붙여 앞뒤관계를 좀 더 명확히 파악할 수 있게 안내해줬다면 관객과 취재진 모두 현장의 상황들을 조금이나마 원활히 이해하고 움직일 수 있었을 것이다.


일정 안내 당시 부산국제영화제 측이 '모든 행사 및 이벤트는 게스트의 사정에 따라 취소 또는 변경될 수 있다'는 전제를 달았고 코로나19와 여러 상황으로 인한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지만, 어딘가 일방적인 소통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공식 일정에서의 소통 문제는 더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주요 게스트였던 프랑스 거장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당초 9일 오후 초청작 '아네트' 기자회견과 GV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8일 오후 공식 SNS로 이같은 사실을 알렸고, 행사 취소의 이유와 향후 일정을 문의하는 관객들에게 늦은 피드백으로 의문을 남겼다.

"주최 측의 사정으로 일정이 변경됐다"고 알렸던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려는 취재진의 문의에 그제서야 "코로나19 상황으로 원활하지 못한 항공 일정 문제가 생겨 차질을 빚게 됐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변경된 레오스 카락스 감독의 기자회견과 GV는 하루 늦은 10일 열렸다.


영화제 5일째인 10일에는 월드 시네마 부분에 공식 초청된 '푸른 호수' 저스틴 전 감독의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15분 남기고 취재진에게 돌연 취소 통보를 하기도 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이날 11시 시작 예정이었던 행사를 15분 남긴 오전 10시 45분, 취재진에게 "금일 11시 예정된 '푸른 호수'의 저스틴 전 감독님의 기자간담회가 한국 배급사와 부산국제영화제의 원활하지 못한 소통의 문제로 취소됐다. 시작 전 급작스럽게 안내 드리는 점 사과 말씀드린다. 기다려주신 분들께 대단히 죄송하다. 추후 일정은 논의 중에 있으니, 정리되는 대로 안내 드리겠다"라는 내용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일괄적으로 발송했다.

현장이 아닌 온라인으로 진행 예정이었던 행사라고 하더라도, 또 피치못할 내부 소통 문제가 있었다 하더라도 15분 전 갑작스런 취소 통보는 부산국제영화제가 가진 명성과 규모에 걸맞지 않은 한 박자 늦은 대응이었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부산국제영화제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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