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반환점을 돌았다. 지난 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온라인 위주로 축소 진행된 것과 달리, 방역 수칙 준수 속 2년 만에 개막식 레드카펫과 다양한 행사들을 오프라인으로 개최하며 관객들을 직접 마주했다.
지난 6일 개막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어느덧 전체 일정의 절반을 소화했다. 앞서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초청작은 모두 극장에서 상영한다. 또 레드카펫 행사와 시상식이 정상적으로 이뤄진다"고 말한 것처럼 개막식부터 많은 영화인들이 부산을 직접 찾아 축제에 함께 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영화의전당을 비롯해 6개 극장, 29개 스크린에서 아시아 총 70개국 총 223편이 상영 중이다. 또 해운대구 센텀시티와 남포동 일대에서 다채로운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6일 배우 송중기와 박소담의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 레드카펫에는 임권택 감독과 봉준호 감독, 안성기와 개막작 '행복의 나라로'의 임상수 감독과 최민식·박해일·조한철·이엘·임성재, 온 스크린 섹션에 초청된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의 유아인·김현주·원진아·김신록, '마이 네임'의 한소희·박희순, 안성기, 조진웅, 엄지원, 변요한, 오윤아, 예지원, 최희서, 김규리, 전여빈, 이주영, 윤유선 등이 함께 했다.
2일차인 7일부터는 영화 상영과 관객과의 대화(GV), 오픈토크 등 본격적인 행사들이 시작됐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 '승리호'의 조성희 감독과 송중기·진선규가 오픈토크에 참여해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관객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아시아에서 첫 공개된 '지옥' 팀도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관객들에게 인사했다. '마이네임'의 박희순·한소희, 박정민·손석구·최희서·이제훈이 감독으로 참여한 단편 옴니버스 프로젝트 '언프레임드'도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첫 공개됐다. 홍상수 감독의 신작으로 국내에서는 처음 상영된 '당신얼굴 앞에서'의 이혜영·조윤희·권해효도 GV로 영화 이야기를 전했다.
올해 신설된 토크 프로그램 '액터스 하우스'의 첫 주자로는 이제훈이 나서 KNN시어터의 좌석을 꽉 채우며 만남을 향한 관객들의 오랜 갈증을 풀어줬다. 전여빈과 김소이 등이 참여한 커뮤니티비프 행사도 남포동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대영에서 열렸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와 칸국제영화제를 휩쓸며 일본의 떠오르는 거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봉준호 감독과 만나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스페셜 대담을 가지며 관객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또 전날 열린 개막식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했던 임권택 감독도 기자간담회를 통해 취재진과 보다 가까이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셋째 날인 8일 열기는 더욱 고조됐다. 김성균·이광수·김혜준이 참여한 '싱크홀' 팀도 부산을 찾아 무대인사와 GV로 유쾌함을 전했다. '행복의 나라로'와 '언프레임드', '지옥'의 오픈토크도 개최됐다. 전종서와 한예리가 참여한 '액터스 하우스'도 관객들의 열띤 반응 속 이어졌으며, 제15회 아시아필름어워즈(AFA)도 개최돼 이병헌 등이 부산에 모습을 드러냈다.
9일에도 조진웅·변요한의 '액터스 하우스'가 진행됐고, 10일에는 박찬욱 감독과 류승룡이 커뮤니티비프에 참석해 다양한 영화 이야기를 전했다. 9일 급작스러운 일정 변경을 알렸던 레오스 카락스 감독도 10일 기자회견과 GV 일정을 소화했다.
영화계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30대 대표 배우들의 바쁜 행보가 돋보였다. 특히 유아인은 개막식 레드카펫을 시작으로 7일 부일영화상 시상식 남우주연상 수상을 비롯해 '지옥' 무대인사 참석, 8일 '지옥' 오픈토크와 아시아필름어워즈 남우주연상 수상까지 바삐 움직였다. 박정민도 '지옥' 무대인사와 감독으로 나선 '언프레임드' GV와 오픈토크, 아시아필름어워즈 참석으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극장에서, 또 야외무대에서 오랜만에 관객들의 눈을 마주친 배우들은 벅찬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송중기는 개막식 문을 열며 "영상통화가 아니라 서로 진짜의 모습을 뵙게 되니 더 기쁘다"며 일상의 소중함을 얘기했다. 개막작 '행복의 나라로'의 주역 최민식도 개막식에 올라 "정말 보고 싶었고 그리웠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라고 감격했고, 박해일도 "여러분 앞에 선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기쁘고 반갑다. 그래서 더 소중한 자리다"라고 말했다.
또 김성균은 '싱크홀' 무대인사에서 "예전에는 이렇게 관객들과 만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자리에 오니 얼마나 이런 자리가 소중한 것인지 알게 됐다"고 진심을 전했고, 조진웅 역시 기자간담회와 '액터스 하우스' 토크를 통해 "개막식 때 관객 분들이 거리두기를 하면서 참석하신 모습을 보며 눈물이 나더라. 부산에 와서 내가 사는 이유를 찾고, 본질을 깨닫게 된 것 같다"고 얘기했다.
반환점을 돈 이후에도 오는 13일 오후 5시 30분에 열리는 오픈토크 '영화 만들기와 드라마 만들기'에 장항준·김성훈·한준희 감독이 참석해 작품의 창작과정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며, 14일 오후 7시에는 엄정화가 '액터스 하우스' 마지막 출연자로 나서 진솔한 대화를 나눈다.
오는 15일 오후 6시 열리는 폐막식은 배우 이준혁과 이주영의 사회로 진행된다. 이어 렁록만(홍콩, 중국) 감독의 '매염방'이 폐막작으로 상영된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부산국제영화제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