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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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리 "'오징어 게임' 정호연 부럽죠…아카데미, 옛날 일 같아" (종합)[BIFF 2021]

기사입력 2021.10.08 20:50 / 기사수정 2021.10.08 19:58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유진 기자) 배우 한예리가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소감과 함께 연기를 향한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KNN타워 KNN시어터에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액터스 하우스' 한예리 편이 진행됐다.

'액터스 하우스'는 동시대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들을 초청, 그들의 연기에 관한 친밀하면서도 심도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스페셜 프로그램이다. 

올해 첫 선을 보이는 '액터스 하우스'는 이제훈, 엄정화, 한예리, 전종서, 조진웅, 변요한까지 총 6인의 배우가 참여해 연기에 대한 생각, 자신이 생각하는 연기 명장면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이날 한예리는 "오늘 명절보다 교통량이 많아서 엄청나다고 하는데,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객석을 꽉 채운 관객들에게 먼저 인사했다.

이어 "제가 단편으로 영화를 처음 시작할 때 친구들과 제일 먼저 왔던 영화제가 부산국제영화제다. 그 때는 좁은 콘도에서 15명씩 자고 아침 9시부터 저녁까지 영화를 보고 그랬었다. 그리고 해변에서 맥주 한 잔을 하고 그랬을 때가 있었다"고 떠올렸다.

또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렇게 열릴 때마다 제게 굉장히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고, 올해는 어떤 영화가 올까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든다. 영화제가 열리면 늘 무언가라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저의 성장을 보실 수 있는 분들이 많이 오시는 영화제이기도 해서, 부산을 생각하면 사실 요즘에는 급하게 오는 면도 있지만 틈틈이 참석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바다를 끼고 있어서 그런지 올때마다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한예리는 영화 '미나리'를 통해 낯선 미국에서 가족을 이끌며 다독여주는 엄마 모니카 역을 맡아 세계 언론과 평단의 찬사를 이끌어낸 바 있다.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던 지난 4월의 아카데미시상식을 언급한 한예리는 "정말 실감이 안 났다. 당시에 윤여정 선생님이 너무 피곤해 하시기도 해서, 이 일정을 무사히 마치기만 바랐던 것 같다"고 웃으며 "먼 옛날의 일인 것 같다. '내 인생에서 굉장히 신기한 일이 벌어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또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괜찮다는 느낌이다"라고 덧붙였다.

무용을 전공했던 한예리는 과거 무용 전공 시절과 연기 활동을 시작했을 당시의 이야기를 꺼내며 "지금 연기가 재미있게 느껴지는 부분은, 사람들을 만나는 부분인 것 같다"라면서 "내가 생각했던 것들이나 표현하고 싶었던 것들을 더 넓게 확장시켜주는 사람들, 그리고 그것에 대해 같이 이야기하고 만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 희열이 크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한 곳을 향해 열심히 같이 노를 저어가지 않나. 그 결과가 좋든 나쁘든 그것보다는, 우리가 그 순간 정말 최선을 다하면서 집중하고 있었던 것을 서로가 알고 있는 것이지 않나. 그게 정말 행복하다. 배우는 항상 선택되는 사람이다 보니,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게 아니더라. 무언가가 주어져야 하는 것이니까, 그것에 대해 고민하지 말고 다른 것에 집중을 하자는 생각을 했다. 어차피 내가 하고 싶어하는 것들은 이미 다른 사람들도 하고 싶어할 것 아닌가"라고 털어놓았다. 

또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통해 글로벌 인기를 얻고 있는 후배 배우이자 같은 소속사 식구이기도 한 정호연을 언급하며 "요즘에는 (정)호연이가 제일 부럽다. 그런 부러운 마음은 늘 생기는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이어 "그런데 어차피 제 것이 아니고, 제가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잠시 잠깐 부러운 감정이 생기는 것은 사람으로서 당연하다고 본다. 하지만 늘 친구들이랑 얘기할 때도 그렇고, 시기와 질투가 많은 곳이었던 무용을 하면서 길러진 부분도 있는 듯한데 친한 친구들과 '우리는 정말 서로 진심으로 축하해주자'는 말을 했었다"면서 "그런 말을 못하겠으면 아예 입 밖으로 꺼내지도 말자고 했었다. 질투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런 마음이 당연히 들 수 있지만 그 안에서 네가 가진 가장 좋은 것들을 생각해보자는 얘기를 친구들과 나눴었다"고 말했다.

자기 자신을 지키는 법에 대해서도 말했다. 한예리는 "제가 인터뷰에서도 자주 하는 말인데, 어떻게 하면 제가 좋아하는 것을 오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한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정말 극과 극이어서, 좋아하는 과목과 싫어하는 과목의 차이가 엄청났었다. 좋아했던 과목은 체육이고, 싫어하는 과목은 수학이었다. 너무 어려웠다"며 "그래서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 계속 살았던 사람이기 때문에, 매번 '내가 좋아하는 것을 어떻게 오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진짜 오래 했다. 그러면서 버틸 수 있을 기준을 계속 만들어놓았었다"고 덧붙였다.

"결국에는 선택이거든요"라고 말을 이은 한예리는 "잘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질적으로) 번듯하게 사는 그것보다도, 자신이 사는 것을 항상 바르게 체크하면서 감정 상태라든지 타인에게 본인이 쏟는 감정이라든지 타인에게 받는 에너지 같은 것들을 체크하면서 살아가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6일부터 15일까지 영화의전당을 비롯해 6개 극장, 29개 스크린에서 아시아 총 70개국 총 223편을 상영하며 해운대구 센텀시티와 남포동 일대에서 열흘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판씨네마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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