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하지원 기자) 배우 정문성이 도재학을 떠나보내는 심정과 함께 '슬의생' 비하인드를 전했다.
지난 16일 '슬기로운 의사생활'(이하 '슬의생')이 시즌2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슬의생'은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20년지기 친구들의 케미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다.
극중 정문성은 율제병원 흉부외과 늦깎이 레지던트 도재학 역을 맡아 연기했다. 정문성은 도재학만이 가진 능청스러움과 해맑음으로 극의 활력을 불어 넣었다. 또 전공 교수 김준완 역의 정경호와 특별한 사제 케미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정문성은 30일 진행된 '슬의생' 종영 기념 화상인터뷰에서 "현장의 모든 사람들이 가족 같고 서먹함 없이 재밌게 촬영했다. 그런 공간이 없어졌다는 게 아쉬움이 크고 서운함이 있다. 작업을 하면서 행복함을 느낄 수 있어서 감사하다"라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정문성은 실제로 도재학이라는 사람이 있을 것만 같은 실감 나는 연기로 화제를 모았다. 이와 관련해 정문성은 "완벽함에 가까운 인물을 연기하는 게 더 힘들 수 있다. 도재학이라는 인물의 설정 자체가 훌륭한 교수님들과 사이에서 굉장히 인간적인 저같은 모습이 있다. 대본에 있는 그대로 연기를 하는 것이다. 교수님들처럼 멋있고 완벽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드물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슬의생' 시즌1과 시즌2를 비교했을 때 도재학을 연기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정문성은 "시즌1 때는 조금 미숙하고 김준완 교수와의 관계도 만들어가는 단계였다. 시즌2에서는 경력이 쌓이고 경험이 쌓이면서 의사로서 능력치도 좀 올라갔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즌1때도 전세 문제가 있었지만 저의 개인적인 가정사를 얘기할 수 있었다는 게 좋았다. 저도 제 와이프가 누군지 실제로 있는 건지 궁금했었다. (웃음) 더 인간적인 도재학의 모습을 느끼고, 공부하고 연기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신원호 감독은 정문성의 어떤 면을 보고 도재학에 캐스팅했을까. 이에 대해 정문성은 "감독님이 처음에 캐스팅 고민을 많이 하셨다고 한다. 어떻게 잡아야 할지도 참 어렵고 자칫 잘못하면 뻔한 캐릭터가 될 수 있다고 하셨다. '이건 네가 하면 돼', '네가 하면 쉬워' 이런 것보다 '나는 어려운데 네가 고민해 줘', '어려운 숙제를 나랑 한번 풀어보자'라고 하는 걸 배우로서 좋아하고 즐긴다. 그걸 좀 해내고 싶어 하는 마음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정석, 정경호 등 친구들이 '이 친구 되게 재미있다'고 말해줬다고 한다. 하지만 전작 '감빵생활'에서 뒤늦게 합류하기도 했고 감독님과 얘기도 거의 나누지 못해서 감독님은 저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셨다. 감독님이 저한테 하셨던 말이 '드라마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좋은 말을 해주는 사람이 드물어서 의심스러웠는데 한번 보고싶다'고 하셨다. 지금은 감독님이랑 있을 때 비슷하다"라고 캐스팅 비화를 전하기도 했다.
'슬의생'에서는 99즈를 비롯한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이 등장했다. 정문성이 도재학 외에 도전해 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무엇일까. 정문성은 "김준완 교수가 너무 좋다"라고 답했다. 그는 "차가운데 따뜻한 사람을 연기해 보는 것도 굉장히 매력 있고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도재학이 엄청나게 존경하고 사랑하는 그 인물을 표현해 보고 싶다는 욕심이 배우로서 있다"라고 전했다.
시즌3에 대해서는 "감독님도 그러셨지만 일단 시즌2가 끝나고 나면 다른 스케줄들을 자유롭게 하라고 말씀하셨다. 시즌3이 있다 없다, 이런얘기를 하신 건 아니다. 그때 상황을 봐야겠지만 시간이 지나서도 하려면 모두 할 것 같다. 자세한 얘기는 들은 적은 없고 '시즌3에 갈 수 있다'라고 정도만 들었다"라고 전했다.
정경호와의 사제지간 케미로 사랑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작품을 하면서 신뢰가 점점 더 쌓였다. 나중에는 그게 어떤 신이든 그냥 서로 믿게 됐다. 걱정보다는 서로가 서로를 도울 거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서로를 돋보이게 할 수 있게끔 배려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경호가 또 다정하고 스윗해서 빨리 그런 분위기가 형성됐다"라며 연기 호흡이 좋았음을 설명했다.
정문성은 '슬의생' 이후 MBC 금토드라마 '검은 태양'에서 베일에 싸인 장천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지치지 않고 연기하게끔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정문성은 "배우로서 연기를 하고 싶은 욕심이 제일 큰 이유다. 너무 감사하게도 매력 있는 작품의 역할들을 건네주셔서 하게 되는 것도 있다"며 "배우를 하고 나서 쉬어 본 적이 없다. 쉬는 게 편하고 이런 비교 자체가 잘되지 않는다. 나이가 들다 보니 조금은 덜 하고 싶은 생각도 든다"라며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정문성은 "가족에 좋은 가장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열심히 일을 하는 이유다. 어머니랑 같이 살기도 하고 가족이 저한테 큰 원동력 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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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 기자 zon122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