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정승우 인턴기자) 도쿄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캐나다 대표팀 골키퍼가 올림픽 폐막 후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고 고백했다.
캐나다 여자 축구 대표팀은 지난달 6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요코하마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웨덴과 2020 도쿄 올림픽 여자축구 결승전에서 연장전 혈투 끝에 승리했다. 120분 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승부차기를 벌였고, 캐나다가 3-2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축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이후 캐나다가 정상에 오른 건 처음이었다. 2012년 런던 대회와 2016년 리우 대회에서 두 차례 연속 동메달을 따냈던 캐나다는 이날 혈투 끝에 첫 금메달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하지만 캐나다의 골키퍼 스테파니 라베는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고 고백했다.
영국 BBC는 24일 "라베는 도쿄 올림픽 이후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특히 승리 직후 이틀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어두운 방에 누워만 있었다"라고 전했다.
BBC에 따르면 라베는 "금메달을 딴 후 나는 안도감을 느낄 것을 예상했다. 하지만, 그런 건 없었다. 나는 대회 개막 전 아드레날린이 고조되는 것을 느꼈고 높은 수준의 불안과 여러 번의 공황 발작을 일으켰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돌아보면 지난 한 해 동안 내가 겪었던 일들, 즉 코로나바이러스의 유행, 코칭 스태프의 교체, 팀 내 명확하지 못한 나의 입지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올림픽에 나가는 것은 이 모든 것을 없앨 마법의 치료법이 되지 못했다. 지난 2016년 모든 사람들이 내 동메달을 보고 싶어 했다. 올림픽 경기에 관해 이야기할 때, 나는 속이 허전해지기 시작했다"라며 과거에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후 나는 이 금속 조각이 사람인 나보다 더 가치가 있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이런 감정이 내 속에서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다행히도 그는 올림픽이 끝난 지 한 달이 지난 현재, 자부심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제야 적절한 휴식을 취했고 대회가 끝난 지 거의 한 달이 지난 지금에야 메달을 느낄 수 있게 됐다. 금메달은 자부심의 원천이 됐다"라고 말했다.
사진=AP/연합뉴스
정승우 기자 reccos2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