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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벡 戰 분석] 베어벡 기사(騎士)의 날카로운 창과 구멍 뚫린 방패

기사입력 2007.07.06 12:09 / 기사수정 2007.07.06 12:09

김범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범근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 알렉스 퍼거슨은 “축구경기 승패의 99%는 선수들의 몫이고, 남은 1%는 감독의 몫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의 논리는 99ml의 물에 1ml의 빨간 잉크를 넣는다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99ml의 물은 1ml의 물로 인해 빨간색이 된다. 그만큼 감독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007 아시안 컵을 앞두고 치른 우즈베키스탄과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2-1로 승리했다. 핌 베어벡 감독은 이로써 말도 많고 탈도 많던 23일 대표팀 소집 이후 가졌던 두 차례의 평가전을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결과는 만족스럽다. 그리고 모든 준비는 끝났다. 그러나 47년 만에 아시안 컵 정상에 오르기 위해선 우즈베키스탄 전에 나타난 문제점은 반드시 보완해야 한다. 대표팀의 만족스런 99%, 그리고 베어벡 감독이 채워야 할 1%. 과연 무엇인지 지금부터 해부해보겠다.

날카로운 공격, 그것은 날이 선 칼과 같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베어벡 호의 공격은 더 발전하고 있다. 2경기에서 5득점을 함으로서 골 결정력 문제는 많이 해결된 듯하다. 특히 우즈벡 전에서 보여준 3명의 공격력은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조재진, 김정우, 이근호. 베어벡 감독은 이 선수들을 새롭게 변신시켰고 이들은 기대에 충분히 보답하였다.

조재진 '지긋지긋했던 골 결정력 문제, 가라!!'

전반 6분과, 19분. 조재진의 모든 것을 보여준 순간들이었다. 첫 골의 순간. 최성국이 침투패스를 넣는 그 순간 우즈베키스탄의 3선 라인에서 정확한 스퍼트를 끊는 장면은 지난 리버풀과 AC 밀란간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의 필리포 인자기의 2번째 득점과정을 연상케 했다.

두 번째 득점, 가장 기본적이지만 어려운 골에 성공했다. 측면의 크로스에 이은 정확한 헤딩. 가장 교과서적인 공격 패턴이지만 조재진의 위치 선정 능력이 빛났던 순간이었다.

조재진의 움직임은 더 활발해졌다. 중원까지 내려와 팀 동료의 오버래핑을 유발시키고 볼 점유율을 높이는 것. 현대 축구에서 공격수에게 요구되는 것들을 완벽히 충족시켰다.

또한, 2006 독일월드컵에서도 빛났던 포스트플레이는 염기훈과 최성국에게 공간을 마련해 주었고 몇 차례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어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의 변신 성공, 김정우

김정우는 우즈벡전으로 인해 공격형 미드필더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영국의 축구 권위지 의 5월호에도 J 리그 나고야 그램퍼스 김정우의 공격력에 대해 ‘매 경기 득점에 성공하면서 동료 공격수들에게 골 넣는 방법을 보여주었다.’라고 극찬했다.

우즈벡전의 활약은 이 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좋은 활약을 보였다.

원래의 포지션이 수비형 미드필더답게 공격수들에게 배급해주는 패스의 질이 높았다. 전반 15분, 측면에 위치했던 최성국에게 이어준 패스는 한번에 공격에 숨통을 트게 했고, 결국엔 조재진까지 연결되면서 결정적인 찬스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또한, 움직임이 날카로웠다. 특히 송종국과의 호흡이 좋았는데, 패스를 내주기 전에 먼저 움직이는, 패스하기 더 쉬운 환경을 만들어 줌으로서 다양한 공격패턴을 만들어냈다.

일신우일신, '태양의 아들' 이근호

지난 이라크 전에서 A매치 데뷔 골을 넣은 이근호. 역시 오늘도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이근호는 오른쪽 윙 포워드로 뛰었는데 후반전 대부분의 공격은 이근호 발끝에서 시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과감한 돌파와 든든한 골 키핑 능력은 공격의 활력소가 되었다.

이근호, 그는 관중을 흥분케 하는 선수다. 상황이 어떻더라도 기꺼이 크로스를 올리고야 말겠다는 자세가 돋보였다. 후반 9분에는 오장은 에게 절묘한 크로스를 올려주었고, 16분에는 우즈벡 수비진의 혼란스러운 틈을 타 날카로운 왼발 슛을 보여주었다.

방패에 뚫린 1%의 구멍, 조직력으로 메워야한다
 
우즈벡전에 나타난 수비수들의 개인기량은 모두 탁월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성남의 김상식 - 손대호 콤비는 협력수비를 통해 우즈베키스탄 공격수들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수비진의 송종국, 김동진, 강민수, 김동진, 김치곤. 이들도 역시 개인기량은 물론 공격력이 돋보였다. 전반전에 대표팀이 편안하게 공격에 나섰던 이유도 수비가 안정됐기 때문이다.

송종국과 김동진은 서로 공수 밸런스를 잘 맞추었고, 김진규 - 강민수 중앙수비수들은 전 경기들보다 나은 호흡을 보였다.

김동진의 놀라운 투지가 돋보였고, 바로 공격으로 전환하는 플레이가 공격의 시발점이었다. 김동진을 포함해 송종국도 염기훈 최성국 양쪽 윙 포워드들의 특성에 맞춰서 오버래핑을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우즈벡의 역습에 대비한 이들의 예비동작들이 잘 맞아떨어졌다.

그러나 수비진에게 필요한 아쉬운 두 가지. 첫 번째는 우즈벡이 골대 정면으로 치고 들어올 때 측면수비가 비는 상황이 많았다. 한꺼번에 중앙으로 쏠리다 보니 터치 라인에 근접한 공격수를 놓치게 되고 측면에 빈 공간을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막으려 해도 한발 늦어 몇 차례 대각선 슈팅을 허용하였다. 같은 조의 바레인, 사우디 등의 속도가 빠른 중동팀들에 절대로 이러한 상황을 내줘서는 안 된다.

두번째는 수비형 미드필드라인과의 호흡이다. 전반에는 조직력이 아직은 부족한 상황을 연출해 몇차례 주도권을 내주었다. 2선과 3선간의 간격은 좋았지만 서로간의 콜 플레이가 부족해 공간이 겹치게 됨으로서 결과적으로는 효과적이지 않은 움직임을 보였다.

중동팀들은 빠르다. 그리고 수비의 허점을 잘 노린다. 후반 15분에  내준 페널티 킥의 원인은 손대호의 파울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협력수비가 아쉬웠던 순간이고, 20분에 우즈벡의 주장 데파로프에게 내준 위험한 슈팅의 배경엔 수비수들 간에 엉키는 현상이 있었다.

베어벡 감독은 지역 수비(Zone Defence)를 철저히 해 수비수들 간의 공간이 겹치지는 않되 빈자리를 보완해주는 1%를 채워줘야 한다.

<사진=엑스포츠뉴스@강반석 기자>


김범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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