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임윤아가 영화 '기적'(감독 이장훈)으로 스크린 속 존재감을 한 뼘 더 넓혔다. 자신의 평소 모습과도 가장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긍정적인 에너지로 '기적' 속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15일 개봉한 '기적'에서 임윤아는 자칭 준경의 뮤즈 라희를 연기했다.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4차원 수학 천재 준경(박정민 분)의 비범함을 한 눈에 알아보고 그를 돕게 된다.
'기적' 속에서는 임윤아 특유의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이 1980년대 배경과 어우러지며 신선한 기운을 전한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제가 느낀 따뜻한 마음이 보시는 분들에게도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죠. 라희의 사랑스럽고 당돌한 모습, 또 순수한 매력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싶었어요"라고 말문을 연 임윤아는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부터 눈물이 많이 났었어요. 제가 시나리오를 봤을 때 느꼈던 감정들이 영상으로 또 얼마나 느껴질 수 있을지 궁금했는데, 영화를 보면서도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비슷한 부분에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특히 준경이와 보경(이수경)이가 대화하는 장면에서는 저도 마음이 울컥했죠"라고 떠올렸다.
1986년부터 1988년까지를 배경으로 한 당시 시대의 모습 역시 임윤아의 마음에 들어왔던 부분이었다. "다른 시대 배경의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기적'을 통해서 할 수 있었죠. 촬영장에 가서 소품을 보는 재미도 있었거든요. 가장 반가웠던 것은 카세트테이프였어요. 저도 예전에 카세트테이프를 많이 듣고, 녹음도 하고 그러면서 지냈기 때문에 굉장히 반가웠죠. '옛날엔 이랬구나' 알 수 있겠더라고요"라고 말한 임윤아는 "저희 소녀시대 1집도 카세트테이프가 있어요"라며 호탕하게 웃음 지었다.
'내가 느낀 그대로 표현하자'는 마음으로 캐릭터를 완성해나갔다. 임윤아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제가 느낀 따뜻한 마음이 보시는 분들에게도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어요. 라희의 사랑스럽고 당돌한 모습, 또 순수한 매력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싶었죠"라면서 "라희는, 그동안 제가 연기했던 캐릭터 중에서 가장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이 있던 것 같아요"라고 뿌듯해했다.
캐릭터와 자신의 싱크로율을 묻는 말에는 "그게 딱 몇 %라고 매기기가 쉽지 않다"고 머리를 긁적이며 "참 어려워요. 하지만 제가 라희 같은 캐릭터를 계속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마 제게 그런 모습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실제의 나와 비슷한 면이 있기 때문에, 또 더 편하게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사실 사람은 누구나 다 다양한 모습이 있잖아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땐 왁자지껄 떠들며 웃기다가도, 혼자 있으면 조용해지고 그런 모습들이요. 라희와는 싱크로율이 거의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제 평소의 모습과 가장 비슷한 캐릭터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을 이었다.
2007년 그룹 소녀시대로 데뷔하던 해, MBC 드라마 '9회말 2아웃'으로 연기 활동 역시 함께 시작한 임윤아는 2017년에는 영화 '공조' 속 철부지 처제 민영 역으로 남다른 현실 연기를 선보이며 첫 스크린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후 영화 첫 주연작 '엑시트'로 942만 명의 흥행의 중심에 서며 충무로에서의 입지를 한층 더 단단하게 다졌다. '기적' 개봉 이후에도 촬영을 마친 '공조2: 인터내셔날'과 촬영 중인 '해피 뉴 이어', 새 드라마 '빅마우스'와 최근 출연 소식을 알린 '2시의 데이트'까지 연이은 차기작들로 쉴 틈 없는 활약을 입증하고 있다.
임윤아는 "그동안 작품에서 라희 같은 밝은 이미지를 보여드린 부분이 많아서 그런지, 그런 느낌의 캐릭터가 많이 들어오는 것도 맞아요. 그런데 또 제가 그런 캐릭터에 끌리는 것도 맞죠"라면서 "그렇기에 당연히 새로운 모습도 보여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요. 제가 가진 여러 모습이 있다고 하더라도 어떤 한 부분만 보여드리면 그 모습을 가장 크게 느끼실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부분들도 조금씩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생겨요"라고 차분하게 전했다.
그 예로 '공조'와 예능 '효리네 민박'을 꼽은 임윤아는 "평소의 제 모습 그대로 행동하고, 편하게 표현했던 부분들이 있는데 어떤 분들은 '굉장히 의외다', '윤아에게 저런 모습이 있었어?'라는 생각을 하시더라고요. 실제의 저와 정말 비슷하고 저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드린 것인데 의외라고 하신 것을 보고 저 역시 더 의외의 마음이 들었었어요"라고 다시 한 번 웃었다.
이어 "저를 봤을 때 떠올리는 모습들이 실제의 저와는 다른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같은 핑크색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느낌의 핑크색이 존재하는 것처럼, 결은 같지만 조금씩 다른 그런 모습들을 천천히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에요"라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극장가 안에서 개봉을 앞둔 '기적'은 앞서 열린 시사회를 통해 영화가 가진 따뜻함과 공감의 힘을 인정받으며 호평 받고 있다.
임윤아는 작품의 흥행에 대해 "결과는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르잖아요"라고 조심스럽게, 또 겸손하게 얘기하며 "그렇다 보니 저 역시 작품을 볼 때 저만의 기준을 세워서, 그것을 보며 선택해가려고 하죠. 혹시라도 '엑시트'가 잘됐으니까, 이번엔 또 어떤 다른 작품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어요. 그리고 그런 마음이 있다고 해도, 원하는 작품이 내가 원하는 시기에 나타나는 건 진짜 드문 일이거든요"라고 또박또박,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런 임윤아에게 '기적'은 처음 시나리오를 만날 때부터 '무조건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던 작품이었다. 임윤아는 "생각지 못했던 순간에 '기적' 시나리오가 제게 찾아왔죠. '이 작품은 무조건 한다, 하고 싶다, 해야겠다'는 마음이었어요. 정말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결정했거든요. 개봉 후에 혹시 어떤 다른 이야기들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제게는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 같아요. 물론 제게 '엑시트'라는 흥행작이 있다는 것은 너무나 감사한 일이죠. '기적'도 대박날 것이라고 생각해요"라며 작품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관심을 당부했다.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