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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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벡호' 중앙 수비, 여전히 골머리

기사입력 2007.07.01 00:36 / 기사수정 2007.07.01 00:36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3-0 완승, 그러나 다른 한쪽은 불안해'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이 29일 이라크전에서 3-0으로 승리하여 아시안컵 우승의 희망을 봤다. 이라크와의 평가전은 특히 최상의 수비 조합을 찾아 수비 조직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리려는 베어벡 감독의 의도가 짙었다. 개인과 팀의 전술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였기에 전력 탐색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작용한 것.

결과만을 놓고 보면 실점을 허용하지 않아 수비진에 높은 점수를 부여할 수 있지만 경기 내용을 자세히 들여 보면 불안한 면모가 더 강하게 두드러졌다.

이날 한국은 '김치우-김치곤-김진규-오범석'의 4백 라인으로 경기에 임했다. 베어벡 감독이 김치우와 오범석의 경기력이 인상적이라고 치켜세울 정도로 측면 수비수들의 활약은 대단했지만 문제는 김치곤과 김진규가 뭉친 중앙 수비다. 두 선수의 불안한 수비 운영으로 아찔한 실점 위기가 벌어지기까지 했다.

전반 25~30분대, 후반 7분과 13분, 25분에는 김진규와 김치곤이 이라크 공격수 유네스의 움직임을 번번이 놓치는 불안한 면모를 보였다. 특히 후반 7분에는 김치곤이 한국 문전으로 치고 들어오는 유네스를 따라갔으나 몸을 사리는 움직임 때문에 악착같이 마크하지 못해 실점 위기를 자초했다. 김치곤은 6분 뒤, 수비진에서 위치를 못찾아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에 유네스의 빠른 돌파를 또 허용하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김진규는 전반 중후반과 후반 25분에 갑자기 수비 집중력이 떨어져 여지없이 이라크 공격에 흔들렸다. 상대 공격수와 가까이 붙을 때의 투쟁적인 수비력은 인상적이었으나 정작 상대 선수가 돌파할 때의 공을 끝까지 차단하지 못하는 적극성 부족이 아쉬움에 남았다. 상대의 빠른 역습은 한국이 리드하는 상황에서도 계속 되었지만 그는 오히려 주춤한 수비력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김치곤-김진규' 조합은 이번 이라크전에서 적극성 결여와 수비 집중력 부족, 발이 느린 문제점을 노출했다. 지난 2일 네덜란드전에서는 '강민수-김진규'의 올림픽대표팀 조합을 가동했으나 경험 부족으로 2실점하는 단점을 초래했다. 베어벡호 출범 이래 줄기차게 기용했던 '김동진-김상식' 조합의 재등장 가능성이 엿보이나 두 선수 또한 중앙 수비수로서 불만족스런 경기력을 펼쳤다.

한국은 중앙 수비수를 기용할 짝이 서로 맞지 않은 수비의 문제점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앙 수비의 짝을 찾아 조직력을 끌어올려야 하지만 아직까지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박지성과 김남일 같은 주력 선수의 부상 공백보다는 중앙 수비수 문제가 더욱 시급한 문제로 떠오른 것.

베어벡 감독은 다음 평가전인 7월 5일 우즈베키스탄 전에서 또 다른 중앙 수비 조합으로 수비 라인을 재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시안컵이 불과 며칠 남지 않은 시점에서 수비진의 생명이나 다름없는 하나같은 조직력 강화를 단기간에 꾀할지는 의문이다. 줄곧 4백을 고수했던 베어벡 감독의 원칙이 유지될 것으로 보여 3백 전환 같은 전술 변화는 없을 것이다.

특히 아시안컵 토너먼트 같은 단판 경기는 수비가 강한 팀일수록 이길 확률이 높다. 47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을 노리는 한국이 우승하려면 공격보다는 수비에 중점을 두어 주어진 시간 속에서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 그런 한국이 척척 맞는 중앙 수비의 짝과 수비 조직력 완성이라는 과제를 해결하여 이라크전에서 드러난 수비의 문제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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