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6.27 20:25 / 기사수정 2007.06.27 20:25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두산 베어스가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3연전 중 첫 경기에서 패했다. 그러나 중간계투로 활약하던 김상현(27)이 첫 선발등판에서 비교적 선전, 앞으로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상현은 26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삼성 2007 PAVV 프로야구 삼성과의 경기에서 5.2이닝 동안 3실점하며 패했다. 두산 타선이 삼성 선발 제이미 브라운(30)에게 무득점으로 묶여 패배를 기록했지만 1,2회 흔들렸던 점을 제외하면 비교적 무난한 피칭이었고 5회를 넘어서도 구위가 흔들리는 기미를 좀처럼 보여주지 않았다.
1회 말 김재걸(34)에게 2루타, 심정수(32)에게 좌월 투런을 맞고 2실점 했고 2회 말 연속 3안타를 맞은 후 김재걸에게 스퀴즈번트를 내주며 1실점 했다. 3실점 모두 경기 초반 제구가 높게 되면서 내준 점수들이었다.
김상현이 올 시즌 중간계투진에서 큰 힘을 낸 이유는 각이 좋은 커브를 갖췄기 때문이었다. 26일 경기서도 직구보다는 커브로 승부수를 냈다. 그러나 삼성 타자들은 직구를 버리고 커브 궤적에 맞춰 타이밍을 잡는 전략으로 초반 김상현 공략에 성공했다. 커브는 구질의 특성상 궤적과 타이밍을 읽으면 장타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
3회 이후부터는 체인지업을 함께 구사하며 제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98개의 공을 던지면서 구위가 크게 떨어지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김명제(21), 구자운(27) 등 기존 선발투수들이 1군에 합류할 때까지는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현이 경기 초반 부진했던 이유는 지난 6월 14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재미를 봤던 볼 배합 전략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김상현은 롯데 타자들을 상대로 커브에 눈을 익히게 한 뒤 140km/h대 빠른 직구로 타이밍을 뺏는 전략을 채택했다.
그러나 삼성 타자들은 초반부터 직구를 버리고 커브를 공략하는 작전으로 허를 찔렀다. 역을 찔린 것이 두산과 김상현의 가장 큰 패인이었다고 볼 수 있다. 직구와 커브는 공 빠르기의 차이가 엄청나 타이밍을 역으로 뺏으면 작전의 허점도 그만큼 약한 것이 사실.
26일 경기의 패배로 김상현에겐 '체인지업 끌어올리기'라는 숙제가 부여됐다. 2005시즌 일본시리즈를 제패했던 치바 롯데 마린스의 투수진을 보면 무언가 알 수 있다.
후지타 야스히코, 고바야시 마사히데 등 계투진의 투수들은 슬라이더, 역회전 볼 등 횡으로 변하는 변화구 구사에 능하다. 그러나 체인지업, 포크볼 같은 아래로 떨어지는 볼은 구사력이 떨어진다.
반면 와타나베 슌스케, 시미즈 나오유키, 고바야시 히로유키 등 선발투수들은 아래로 떨어지는 볼도 레퍼토리에 넣으며 선발로 명성을 날렸다. 김상현이 붙박이 선발로 자리 잡기 위해선 체인지업의 확실한 연마가 필요하다.
김상현은 2001년 2차 1순위의 예상 밖의 높은 순위로 지명되어 입단한 선수다. 이후 올 시즌 제 기량을 꽃피우며 스카우트의 평가에 부응하고 있는 투수다. 앞으로 김상현이 더욱 나아진 투구로 '깜짝 지명'을 '성공한 대박 지명'으로 만들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사진=김상현,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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