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영화 '부활'의 구수환 감독이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아프간 사태에 대한 감정을 전했다.
구수환 감독은 KBS 재직 시절 2003년 아프간을 방문해 탈레반의 집권 기간 동안 자행된 끔찍한 상황을 직접 취재한 경험이 있다. 이에 이번 사태는 더 무겁게 다가왔을 것으로 보인다.
구수환 감독은 SNS를 통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인권 유린 현장을 취재를 했지만 탈레반의 만행은 정말 끔찍했다. 이슬람 율법을 따르지 않으면 참수시키고 TV 영화, 음악은 금지, 여자아이가 열 살이 넘으면 학교에 갈수 없고 결혼도 그들의 지시에 따라야 하고 여성이 외출할 때는 얼굴을 보이지 않도록 머리부터 발끝까지 덮은 부르카를 강제로 입어야한다"라며 현실을 전했다.
또 "아프간 수도 카불은 실크로드의 중간기착지로 불교의 역사를 보여주는 유물을 보관하고 있었지만 탈레반은 불상이 이슬람의 우상숭배 금지 율법에 위반된다며 로켓포 탱크 등을 동원해 파괴했고 당시 절단된 유물을 보여주며 눈물을 흘리던 박불관 관장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취재 당시를 회상했다.
최근 사태에 대해서는 "카불이 함락되기 직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이 달러를 가득 싣고 가족 측근과 함께 해외로 달아났다"는 현재의 상태를 지적하며 "하지만 그는 2005년 강연에서 아프간 국민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국가로부터 버려지는 것"이라고 역설했다는 사실을 꼬집었다. 믿었던 정치지도자의 배신을 지켜본 아프간 국민들의 심정은 탈레반에 대한 공포보다 더 아픈 상처로 남았을 거라 생각이 든다는 의견을 덧붙이기도 했다.
구수환 감독에 따르면 이번 전쟁은 아프간 입장에서는 질 수 없는 전쟁이었지만, 전쟁에 참가한 군인들은 월급 한번 제대로 받지 못했고 대신 정치 지도자들이 그 돈을 빼돌려 호화 생활을 즐겼다는 현실을 지적했다. 미군의 철수로 국방력을 키워야하는 절박한 시기임에도 대통령과 측근들은 국방장관을 십 개월이나 공석으로 비우고 오로지 권력을 지키는데만 급급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전쟁은 군사력이 아닌 정치의 패배라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다는 의견도 전했다.
구수환 감독은 "정치 지도자가 권력 욕심에만 몰입하면 국가의 미래는 없다. 정치 지도자는 국가와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어야 하는 책무가 있다"라는 소신도 함께 밝혔다.
구수환 감독은 영화 '부활'을 통해 이태석 신부가 남긴 서번트 리더십을 사회에 전파하고 있다.
사진= 이태석 재단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