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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감성 감독 "'인질', 코미디 아닙니다" (인터뷰)['인질' day③]

기사입력 2021.08.18 10:50 / 기사수정 2021.08.18 09:11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필감성 감독이 오랜 기다림 끝 영화 '인질'로 첫 상업영화 데뷔에 성공했다. 단편 영화 '어떤 약속'과 'Room 211'을 통해 자신만의 개성을 뽐내 왔던 필감성 감독은 오랜 기다림 끝, 좋아하고 자신있는 스릴러 장르로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단편영화 연출 이후 상업영화에 데뷔까지 꽤 오랜 시간을 버텨내며 자신을 다져왔다. 필감성 감독은 '인질' 개봉을 앞두고 떨리는 마음을 드러내며 "이른 나이에 입봉해서, 금방 될 것 같았는데 알 수 없는 이유로 계속 이렇게 시간이 지나왔죠. 저 스스로도 주위에 '인간극장 10부작 정도 나온다'고 말하곤 하는데, 어느 순간 제가 하고 싶은 영화가 아니라 정말 입봉을 위한 영화를 준비하고 있지는 않았나 생각도 들더라고요.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인질'처럼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영화를 해보자는 생각으로 작업했어요"라고 말했다.

'인질'을 연출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지점은 '리얼리티(Reality)'였다. 필감성 감독은 "사실 납치 스릴러가 새로운 장르는 아니잖아요. 그럼 기왕 배우를 앞세웠으니까, 우리가 아는 배우의 캐릭터를 직접 대입시켜서 장르 영화와 다큐멘터리 영화의 어떤 지점을 찾아보자는 마음이었죠. '새로움의 끝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었어요"라며 "그래서 우리가 알고 있는 황정민이라는 실제 캐릭터를 영화에 적극적으로 대입시키려고 생각했죠. 선배님이 정말 손짓과 숨소리 하나까지 완벽하게 준비해오셨었죠"라고 설명했다.


영화는 일명 '밥상' 소감으로 불리는 2005년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수상 소감으로 문을 열며 현실감을 더한다. 필감성 감독은 "단도직입적으로 시작하는 영화, '황정민의 이야기'라는 서론으로 시작하고 싶었어요. '황정민'을 떠올릴 때 가장 떠오르는 장면이 무엇일까 생각했고, 다른 제작진 분들도 모두 동의해서 사용하게 됐죠"라고 얘기했다.

김재범, 류경수, 정재원, 이규원, 이호정 등 황정민을 납치하는 인질범 5인방을 캐스팅하기 위해 1000명이 넘는 배우 오디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인질범 캐릭터의 가장 중요한 것은 '예측불가'라는 포인트였죠"라고 말한 필감성 감독은 "저 사람들이 대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런 것들이 파악이 안 되게끔 하고 싶었어요. '이유 없음'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죠. 그리고 황정민 씨와 1대1 눈빛으로, 대등하게 할 수 있는 배우여야 한다는 부분도 신경 썼어요"라고 밝혔다.


황정민과 납치범들의 팽팽한 대치는 94분의 러닝타임 안에 속도감 있게 담겨졌다. 필감성 감독은 "러닝타임이 짧은 영화를 좋아해요. 제가 히치콕 영화의 팬인데, 히치콕의 영화도 보면 거의 다 100분이 넘지 않거든요. 한달음에 쭉 달려가서 끝나는 영화였으면 했죠"라고 전했다.

영화의 전개 속 중간중간 녹여진 코미디 코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필감성 감독은 "강도가 센 인질극, 납치극이기 떄문에 이 흐름이 계속 진행되면 압박감이 심해 보기 힘들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일부러 코미디를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드러났으면 하는 마음은 있었다. 납치된 상황이 계속돼다 보니, 한 번씩 시원하게 터뜨려주는 장면이 필요하다 봤다"고 말했다.

또 "개봉 전 시사회를 통해 좋은 얘기들을 많이 해주셔서 힘을 얻고 있어요. 개봉 후 관객들의 평가도 궁금하고, 기대가 돼죠. 사실은 예고편에서 황정민 씨가 '드루와'라는 유행어를 말하고 그러니까 '코미디 아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영화를 보면 아시겠지만, 염동훈(류경수 분)이 '아직도 상황파악이 안돼? 이거 진짜야'라고 말하는 부분이 관객에게 말하는 면도 있는 것이거든요. 코미디인 줄 아셨다가, 충격받지 않으셨으면 해요"라고 웃으며 "부드럽게 분위기를 잘 타고 넘어가시길 바라는 마음이 있고, 기대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하지 않으셨으면 싶죠"라고 조심스레 덧붙였다.


공들였던 작품을 세상에 내놓는 소감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지난 5일 열렸던 '인질' 언론·배급 시사회 당시를 떠올린 필감성 감독은 "행복하고 감사했어요. 그리고 황정민 선배님의 반응이 제일 궁금했거든요. 시사회 전까지 영화를 보신 적이 없어서, 시사회가 끝나자마자 선배님의 반응을 체크했었죠. 제가 듣고 싶었던 말이 '재밌다, 잘 만들었다, 수고했다'였는데 그날 영화를 보시고 저한테 딱 그 얘기를 해주시더라고요. 진짜 보람 있었죠"라고 웃음 지었다.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직접, 스스로 만들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긴 시간의 기다림도 버틸 수 있게 만들었던 힘이었다. "저도 제가 영화 일을 이렇게 길게 할 지 몰랐어요"라고 쑥스럽게 말을 이은 필감성 감독은 "어느 순간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도 했었지만, 그럴 때마다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직접, 스스로 만들어봐야겠다'는 맘으로 버텼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지만, 어떤 한계를 두는 것보다는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면서 재밌는 이야기들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죠"라고 조심스레 얘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되고 있는 지금 영화가 개봉하는 것에는 "속상하기도 하지만, 개봉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죠. 개인적으로도 여름을 좋아하고, 여름 시즌에 짧고 굵게, 또 날카롭게 치고 갔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어요. 다른 작품들과의 경쟁보다는, 정말 어려운 상황 속에서 다같이 힘을 냈으면 하는 마음이죠"라고 진심을 전했다.

사진 = NEW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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