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인질범이 된 황정민, 그리고 호기롭게 그를 납치한 인질범들의 스파크가 영화 '인질'(감독 필감성)을 통해 관객들에게 강렬하게 다가간다.
18일 개봉한 '인질'은 어느 날 새벽, 증거도 목격자도 없이 납치된 배우 황정민을 그린 리얼리티 액션스릴러다.
영화는 '서울 한복판에서 증거도, 목격자도 없이 대한민국 톱배우 황정민이 납치된다'는 흥미로운 설정으로 시작한다. 개봉을 앞둔 영화 VIP 시사회와 회식을 마치고 평소처럼 귀가하던 새벽 3시 50분. 황정민은 집으로 가던 길 편의점 앞에서 "악수 한 번만 하자"며 다가오는 정체 모를 이들을 만난다. 불쾌했던 짧은 만남을 애써 무시하고 뒤돌아서지만, 이들에게 순식간에 납치를 당한다.
"연예인이네!"라며 자신을 둘러싸는 다섯 명의 납치범을 마주한 황정민은 자신이 납치된 상황마저도 몰래카메라, 유튜브 촬영으로 오해한다. 인질범이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돼? 이거 진짜야"라며 황정민을 위협하는 순간, '진짜' 황정민과 '인질' 속 황정민의 모습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던 관객들도 '이건 진짜구나' 몰입하게 된다.
출연 영화로만 1억 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한국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한 황정민이 자신을 연기한다는 것만으로도, 관객들은 한층 더 쉽게 이야기에 다가간다.
황정민은 "내가 나를 어떻게 연기할 지 나 스스로도 궁금했다"고 말했던 것처럼, '인질'은 실제 황정민이 갖고 있는 모습 속에서 관객들의 몰입감을 더할 수 있는 요소들을 적절히 배치해 섞는 영리함을 보여준다. 회식 후 매니저 없이 혼자 퇴근하는 상황, 극 중 황정민이 들고 다니는 에코백 모두 그가 사용하는 소지품으로 실제 황정민의 성향을 녹여냈다.
인질범 용태(정재원 분)는 황정민의 팬이라고 말하며 그의 유행어 중 하나인 "'드루와(들어와)' 한 번만 해주세요"라고 말한다. 앞서 예고편으로 공개된 이 장면으로 인해 일부 관객들은 '장르가 코미디 아니냐'는 오해를 할 정도였다. 황정민이 연기하는 황정민을 보며 그의 또 다른 출연작 속 유행어를 들을 수 있는 것은 '인질'이기에 가능했던 독특함 중 하나다.
94분의 짧은 러닝타임은 더운 여름 극장을 찾아 군더더기 없이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시간이다. 납치된 황정민이 특유의 연기력을 발휘하며 탈출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낯설어서 더욱 흥미로운 인질범들의 연기와 어우러지며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 김재범, 류경수, 정재원, 이규원, 이호정까지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주는 납치범 5인의 활약 역시 '인질'의 발견 중 하나다.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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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