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월드 클래스' 배구 선수 김연경이 지난 선수 생활을 떠올렸다.
12일 방송된 KBS 1TV '다큐 인사이트-다큐멘터리 국가대표'(이하 '다큐 인사이트')에서는 국가대표 6인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배구 국가대표 김연경은 "국가대표는 나라를 대표하는 거기 때문에 영광스러운 자리라고 생각한다. 제가 배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국가대표라는 꿈을 꾸고, 그 꿈이 이뤄졌기 때문에 영광스럽고 제 자신한테 자부심을 느끼는 자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
2020 도쿄 올림픽 배구 국가대표 팀의 주장을 맡은 김연경은 훌륭하게 팀을 이끌며 세계 4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김연경은 배구에 대해 "참 힘든 것 같다. 배구라는 건 좀 밀고 당기기를 하는 것 같다. 제가 잘되고 있으면 꼭 시련이 와서 또 한 번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또 못하고 있을 때는 잘하는 시점이 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가끔은 배구가 짜증나기도 하고 잘 안 돼서 화가 나기도 하는데 어쨌든 저한테는 없어서는 안 될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대형 신인'의 존재감, 그러나 비인기 종목이라는 이유로 주목받지 못했다. 김연경은 "지금은 프로야구를 뛰어넘는 시청률까지 여자 배구가 왔구나 싶다. 인기를 많이 느낀다"며 "여자 배구가 인기가 없었던 종목 중에 하나였고, 확실히 남자 배구하고도 차이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또 그는 "남자 경기를 하게 되면 꽉 찬 경기장에서 배구를 하고 있다가 그 다음 저희 여자 배구 경기가 시작되면 관중의 반 이상이 빠져버린다. 텅 비어 있는 경기장 안에서 경기를 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더 많은 걸 보여드리고 싶고, 더 많은 응원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때는 그러지 못해서 아쉬웠던 것 같다. 좀 '당연하다'는 생각을 항상 했었던 것 같다. 남자 배구팀 뒤에 있는 이벤트 경기의 느낌이 컸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실력보다는 '미녀 군단', '미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던 여자 배구. 김연경은 "'왜 그렇지?' 생각을 했다. 스타성 있는 선수가 없어서 그런 건지, 좋은 경기력이 나오지 않아서 그런 건지. 이유는 있을 거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보다 보면 여자 배구만의 재미있는 게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KBS 스포츠 박주미 기자는 "제가 입사했을 때가 김연경 선수가 데뷔했을 때다. 김연경이라는 걸출한 선수가 나왔기 때문에 여자 배구를 많이 취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연경 선수가 나오기 전에 스포츠는 남자만의 것으로 여겨졌었고 여자는 주변인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컸다. 김연경 선수가 나오면서 그런 인식을 한방에 무너뜨렸다"고 전해 이목을 모았다.
남자 배구의 김세진 선수와 닮았다는 이야기에 김연경은 "기분이 안 좋았다. 닮았다고 해서. 김세진 선수는 좋아하는 것 같았는데 저는 기분이 나빴다"고 웃었다.
'남자 김세진'이라는 호칭에 대해서도 "영광스럽고 좋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나는 난데'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사진=KBS 1TV 방송화면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