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하지원 기자) '보이스4' 마진원 작가가 종영 소감과 더불어 집필 과정에서 느꼈던 난관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보이스4: 심판의 시간’(이하 ‘보이스4’)은 '보이스4'는 범죄 현장의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112 신고센터 대원들의 치열한 기록을 그린 소리 추격 스릴러다.
'보이스4'는 실제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을 모티브로 그것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으며 예방을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경찰들의 이야기를 풀어냄으로써 가정이 깨졌을 때 일어나는 모든 것들이 결국 사회의 큰 문제를 야기하게 되는 것을 보여줬다.
'보이스4'는 초청력으로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는 살인마 동방민(이규형 분)이 등장하면서 궁지에 몰린 강권주 센터장(이하나)과 타협을 불허하는 원칙주의 형사 데릭조(송승헌)의 새로운 골든타임 공조를 박진감 있게 그려내며 인기리에 종영했다.
엑스포츠뉴스는 최근 마진원 작가와 서면 인터뷰를 갖고 '보이스4' 집필 과정, 비하인드 등 여러 이야기들을 나눴다.
다음은 마진원 작가 일문일답.
Q. '보이스4'가 자체 최고 시청률 경신과 함께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에서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14부작의 막을 내리게 된 소감이 궁금하다.
이 자리를 빌려 '보이스' 시즌4를 시청해 주신 시청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번 시즌은 '어떻게 해야 좀 더 발전되고 의미 있는 드라마가 될 수 있을까?'란 고민을 가장 많이 했던 시즌인 거 같다. 또 엔딩은 오랜 고심 끝에 강권주와 시즌4의 데릭 조, 동방민을 시즌 2-3의 인물인 방제수, 가드니스 리와 연결하기로 결정했다.
시즌5까지 ‘보이스’ 세계관을 확장하기 위한 결말이었고 내심 반응이 걱정스러웠는데 시청자분들도 호응해주신 것 같아 진심으로 안도하고 감사했다. 시즌제는 긴 시간을 두고 기획되기에 모든 제작진이 긴 호흡을 갖고 한마음으로 달렸을 때 의미있는 결실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시즌4는 코로나 19 팬데믹이란 어려운 상황임에도 끝까지 제작진 모두가 '배려하고 소통하며' 즐겁게 마무리했기에 더욱 소중하고 감사하다.
Q. 2021년 우리 사회에는 많은 범죄들이 일어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정폭력을 주제로 구축한 이유가 무엇인가.
'보이스' 시즌4는 2020년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 속 가족 내 학대와 폭력이 증가한단 범죄율 자료에서 주제를 잡았다. 사실 시즌3가 끝나고 가족범죄(가족 간 폭력, 아동학대 등)는 우리 주변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면서도 쉬쉬하는 범죄라 작가로서 꼭 써야겠다는 의지도 있었다.
특히나 최근 아동학대 사건들이 빈번히 일어나지만 쉽게 나아지지 않는 현실에 대해 한 번쯤은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고 우리가 가장 귀를 기울여야 할 존재는 바로 가족임을 깨닫는 시간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 또한 가족범죄는 예민한 문제이기에 ‘어떻게 해야 시청자분들에게 불편함 없이 전달할 수 있을까?’ 감독님과 함께 많은 고민을 했다.
결국 "우리가 진정성을 갖고 만든다면 시청자분들도 알아주실 것"이란 믿음 하나로 대본 작업을 했고 감독님의 휴머니즘 가득한 연출과 배우분들의 열연 덕분에 잘 구현됐다고 생각한다. 특히 14부 엔딩이 끝나고 제작진의 마음을 알아주시는 시청자분들이 많아 참으로 감사했다. '보이스'가 하고자 하는 얘기에 귀 기울여주시는 시청자분들 덕분에 '보이스'가 시즌제를 이어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에피소드를 구상함에 있어서 아이디어를 어디서 착안하는지 궁금하다. 또 '보이스4'를 집필하면서 가장 큰 난관 또는 신경을 쓴 부분이 있다면?
'보이스'의 에피소드는 현실 범죄의 위험성과 경각심을 적합하게 전달하기 위해 주로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얻고 각종 기사와 경찰청의 자료 역시 참고해 완성도를 높인다. 특히 이번 '보이스' 시즌4의 최대 고민은 '어떻게 시청자분들의 상처를 건드리지 않고 가족범죄의 위험함을 전달할 수 있을까?'였다.
(매 시즌 마찬가지지만) 내 주변에서 벌어지기 쉬운 일이라 생각보다 많은 피해자분들이 있어 불편한 소재가 되거나 자극적으로 아픔만 건드리는 드라마로 남을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tvN 채널로 옮겨오면서 대중적인 작업 역시 필요했기에 시즌 중 가장 많은 수정을 했다. 또한 '보이스'는 작가와 보조작가가 캐릭터와 사건에 따르는 수십 장의 신상명세서와 공문서를 직접 만들기 때문에 디테일을 채우는 작업들도 보통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소낭촌 기록카드의 경우 방송에 나온 건 곡연희와 염병철 두 사람뿐이지만 준비할 땐 전체 소낭촌 인원 50명의 카드를 다 만들었었다. 또 이번 '보이스' 시즌4는 모든 에피소드가 비모도라는 (가상의) 섬에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장소적 특성을 살리기 위해 김정현 작가 및 이경아 보조작가와 많은 현장 취재를 다녔던 기억이 난다. 이번엔 머리뿐 아니라 몸도 고된 시즌이었던 것 같다. (웃음)
Q. 탄탄하고 치밀한 스토리라인으로 '보이스’를 이끌어온 장본인이다. 계속해서 확장되는 세계관으로 인해 가장 어려움을 느꼈던 부분이 있다면?
사실 '보이스'가 시즌4까지 올 수 있던 가장 큰 동력은 주인공들의 대서사와 에피소드(오늘의 범죄)란 두 엔진 덕분이다. 그러다 보니 시즌4의 세계관을 만들 때 가장 어려움을 느꼈던 것 역시 새로운 캐릭터 구축과 시즌4의 주제였다.
(너무 어려워서 코로나 19 전, 시즌제 공부를 하러 짧은 미국 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 사실 미드나 일드 같은 시즌제들은 남녀주인공이 최소 3개 이상의 시즌을 이어가지만 '보이스'는 여러 상황으로 인해 강권주의 세 번째 파트너인 데릭 조와 함께 새 시즌을 열되 강권주의 새로운 성장을 보여주는 것 역시 중요했다. 솔직히 시즌2-3의 남자 주인공 도강우를 떠나 보낸 시청자들을 위로하면서도 이전 시즌과는 완벽하게 다른 데릭 조를 사랑하도록 만드는 게 쉽진 않았는데 정말로 송승헌 배우가 최선을 다해줬다.
마침내 송승헌 배우의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으로 인해 데릭 조란 인물이 ‘보이스’ 안에 진정성 있게 자리 잡았고 이하나 배우의 1인 2역 열연 또한 큰 박수를 받아 시즌4가 무사히 마무리된 것 같다. 또한 시즌2-3의 해결되지 못한 떡밥들을 순차적으로 풀어나가는 것도 필요했다. 시즌 속에서 성장하고 있는 캐릭터들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새 시즌마다 챙겨야 할 것들이 많다.
(권주는 도강우의 죽음 이후 홀로 PTSD를 앓아왔다. 박중기의 딸은 어느새 속 썩이는 사춘기가 되었고 구광수는 아직도 감옥에 갇힌 티나를 기다리고 있다. 시즌4에서 다이버 강사로 등장한 심대식 역시 시즌2-3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을까에 대한 타임라인을 짜야 했다) 시즌제 드라마라는 것은 어쩌면 나날이 높아가는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과정인 것도 같다. 물론 한계도 느끼고 큰 부담도 있지만 작가로서는 너무 감사한 일이 아닌가 싶다.
Q. 강권주가 의문의 여성과 청력의 비밀을 풀기 위해 떠나게 되고 그 부분에서 방제수까지 등장하며 충격과 함께 시즌5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보이스4'의 엔딩에는 어떤 의도가 담겨있나?
사실 시즌2-3처럼 시즌4-5도 큰 틀은 함께 기획했기에 시즌4의 엔딩은 강권주라는 인물에 대한 서사가 시작될 것임을 암시하고 시즌5에 어떤 이야기가 벌어질 것인지 여러 복선을 깔아두는 의도로 작업한 게 맞다. 시즌5가 '보이스'의 가장 중요한 이야기인 강권주 청력의 비밀이 밝혀지는 부분이자 시즌1-5까지 이어지는 세계관의 마무리지 않을까 싶다.
시즌5의 기본 골격이 될 F아동요양병원, 가드니스 리, 파브르랩, 방제수의 재등장과 관련된 스토리는 사실 어느 정도 구상돼있지만 작가조차 새 시즌의 일정은 전혀 알 수 없다. 배우들의 스케줄이나 제작 여건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기 때문이다. 이는 작가 혼자 절대 결정할 수 없는 영역이고 만약 시즌5 제작이 확정된다면 이후 세부조정이 이뤄지지 않을까 한다.
시즌1에 이어 2-3까지 남자 주인공들의 대서사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은 것이 '보이스'의 동력 중 하나다. 이제 처음으로 강권주 센터장이 센터를 떠난다. 마지막으로 흔쾌히 출연을 결정해준 방제수 역의 권율 배우는 한밤중임에도 다른 지방 촬영을 마치고 달려와 폭염 속에서 흰 정장을 입고 새벽까지 촬영에 임해주었다. 권율 배우의 프로페셔널함과 변함없는 '보이스'에 대한 애정에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tvN
하지원 기자 zon122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