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결사곡2' 유정준 PD가 작품을 마무리한 뒤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지담미디어 사무실에서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 2'(결사곡2) 유정준 PD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난 8일 최종 시청률 16.6%를 기록하며 종영한 '결사곡2'는 잘나가는 30대, 40대, 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 부혜령(이가령 분), 사피영(박주미), 이시은(전수경)에게 닥친 상상도 못 했던 불행에 관한 이야기.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다룬 드라마다.
이날 유정준 PD는 "오랜 시간을 함께하면서 제작사도 고생했지만, 10개월 간 고생한 스태프들과 배우들 생각이 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옛날 사람이라 작품이 끝나면 몇 차례에 걸쳐서 쫑파티를 빙자한 술자리를 갖곤 했는데, 지금은 그러지 못하지 않나. 그래서 실감 나지 않는다"면서 "카메라, 조명 맡았던 분들끼리만 4인 이하로 만났고, 어제는 시즌1 때 동시녹음 맡으신 분과 함께했다"고 전했다.
시청률이 잘 나올거라는 확신이 있었는냐는 질문에 그는 "개인적으로는 시즌2가 더 높을거라고 생각했다. 초반에 생각보다 시청률이 낮다고 했을 때 천천히 올라갈거고 중반 이후가 되면 두 자릿수는 당연히 넘을거 같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즌1도 생각보다 시청률이 낮다고 하시는데, 종편 초기에 JTBC 드라마 팀장을 해봐서 컨디션을 안다. 예를 들면 '스카이캐슬'이 30%가 나와도 다음 드라마가 2%가 나올 수 있는 게 이 시장 아닌가. TV조선도 이를 계기로 많이 올라갈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8~9회 쯤 포텐셜이 터질 거 같았는데, 다행히도 반응을 보여주셨다. 대본을 받아보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알지 않나. 중반쯤에는 충분히 반등이 가능하다 싶었지만, 경쟁작들이 세니까 좀 더 늦게 온 것 같다"면서도 "15%만 넘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싶었는데, 그것보다도 더 나와서 다행스럽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유정준 PD는 "기자분들이나 평론하는 분들이나 드라마 전문가들이 임 작가님의 서사 구사하는 걸 두고 일상성을 잘 비튼다고 하시는 것 같다"며 "긴 호흡으로 비틀기 때문에 일반적이지 않은 에피소드나 미신적 요소, 점프하는 걸 보고 '시청자를 낚지 않냐'고 하지만, 인간의 서사를 근원적으로 되짚어보게 하는 거다. 진지하거나 근엄하고 무게감 있게 묻는 게 아니라 우리 주변에 흔히 있을 수 있지만, 사실은 잘 없는, 그런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주인공들에게 편히 녹여서 제안을 하는 것"이라고 임성한 작가의 철학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임 작가님의 수십년 내공이 그 정도는 쥐락펴락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2040이 높다고 들었고, MZ세대가 가진 지난 세대, 레거시 콘텐츠에 대한 미덕을 맛보는, 매력을 맛보는 포인트를 주지 않았나 싶다. TV조선이 그동안 드라마가 보여준 것보다 훨씬 더 매력을 발산하지 않았나 싶고, 시즌3를 하게 된다면 그 부분 때문에라도 많은 관심을 갖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많은 화제를 낳았던 박주미와 이태곤의 70분 투샷에 대해 유정준 PD는 "일단 배우들이 잘 해줬고, 그 회차만 찍은 게 아니라 다른 회차도 같이 찍었기에 다른 분들이 힘들었을 것"이라면서 "의외로 걱정하지 않았고, 그들이 잘해줬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현장의 분위기가 좋고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상황이라 두 분도 마음이 푸근한 채로 찍으신 거 같았다. 하지만 세트에서 움직임이 없이 앉아서 찍어야 해서 저로서는 부담이었다"며 "그 자체가 지루할 수 있고, 회심의 일격을 날렸는데 시청률이 빠지면 제 책임 아닌가. 그렇다고 카메라를 막 돌릴 수도 없어서 최대한 자제하면서도 극적인 것을 해야 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다행히 배우들이 협조적이었고 공부를 많이 해왔다"며 "잘 보면 다 비슷한 얘기를 비슷한 표정으로 한다. 그게 반복되면 괴로운데 잘 했던 거 같고, 박주미 씨가 아주 열연을 한 거 같다. 아주 진이 다 빠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불륜 미화라는 비판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워낙 예쁘게 그렸다보니까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드라마는 사랑 얘기와 질투, 배신, 음모들을 담고 있다"며 "우리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사랑 이야기다. 결혼으로 발현된 사랑 얘기고, 사랑에 대한 변주다. 애초에 그걸 얘기하려면 커플들에 대한 투샷이 예쁘게 제안이 돼야 했다. 투샷이 예쁘지 않으면 보지 않는다. 싸우든 어떻든 돋보이게 하려고 했다"고 해명했다.
끝으로 시즌3에 대해 유정준 PD는 "의리없게 갈아타진 마셨으면 좋겠다"며 "LG전자에서 '처음 사랑 끝까지'라고 하는 것처럼 믿고 기다려주시면 크게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만들곘다"고 전했다. 또 "어떤 에피소드를 어떻게, 우리의 삶의 모습에 대해서 한 번쯤 진지하게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결국 이 드라마가 제공하는데, 이게 드라마의 순기능이라고 본다"며 "기다리는 동안 다른 드라마 보시다가 시즌3 시작되면 채널을 돌려주시면 좋겠다. 재밌는 장면 많이 찍어보겠다"고 덧붙였다.
사진= TV조선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