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이 2인조는 그들의 나이를 넘어서는 평온함을 보였다. 정확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안산(20)과 김제덕(17)은 24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혼성 단체 결승전에서 네덜란드의 가브리엘라 슬루서스, 스테버 베일러르와 맞붙어 5-3(35-38, 37-36, 36-33, 39-39)으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양궁 혼성 단체전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 도입된 종목으로, 안산과 김제덕은 첫 금메달리스트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또한 이번 대회 대한민국 선수단에서 나온 첫 메달이자 첫 금메달이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시상자가 메달을 걸어줄 수 없자 안산과 김제덕은 서로의 목에 메달을 걸었다.
양궁 첫 단체전을 양궁 대표팀의 '막내들'인 안산과 김제덕이 맡게 된 이유가 있었다. 한국 대표팀은 개인 랭킹 라운드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남녀 선수 각각 1명에게 혼성전 출전 자격을 주기로 했고, 23일 치러진 랭킹 라운드에서 안산과 김제덕이 가장 높은 점수를 올렸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물론, 전체 선수 중 가장 높은 점수였다. 안산은 총점 680점으로 올림픽 기록을 경신했고, 장민희와 강채영이 나란히 2위, 3위에 올랐다. 김제덕은 총점 688점으로 1위, 오진혁이 3위, 김우진이 4위에 자리했다.
안산과 김제덕은 16강에서 방글라데시를 상대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고, 8강에서는 인도를 만나 먼저 두 세트를 잡고 6-2로 4강행을 결정지었다. 준결승에서는 멕시코와 1세트를 비긴 뒤 이후 세트를 이기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결승에서 1세트를 네덜란드에게 먼저 내준 안산과 김제덕은 긴장이 됐을 법 했지만 차분하게 경기를 소화했다. 매 순간 울려퍼진 '막내' 김제덕의 포효는 보는 이들까지 힘을 내게 하는 마법이 있었다. 침착하게 2-2 동률을 만든 그들은 마침내 역사적인 금메달까지 손에 넣었다.
AP 통신은 안산과 김제덕에 대해 "그들의 나이를 넘어서는 평온함을 보였다. 정확도 역시 마찬가지였다"며 "이들은 한국의 올림픽 양궁 금메달 보유를 돕는 차세대 물결의 일부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안산과 김제덕이 워낙 젊어 한국 양궁의 미래는 확실히 밝다"고 덧붙였다.
개인 랭킹 라운드가 곧 혼성 단체전 티켓이었고, 혼성 단체전에서 첫 결승전의 압박감을 넘고 금메달을 목에 건 안산과 김제덕은 양궁 역사상 첫 3관왕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까지 잡았다. 25일 여자 단체전, 26일 여자 단체전이 치러지고, 30일과 31일 각각 여자, 남자 개인전 금메달 결정전이 열린다.
사진=연합뉴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