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국가대표 선수 중에는 자신과 어머니, 아버지의 꿈까지 동시에 이루려는 도전자들이 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의 외야수 이정후(23, 키움 히어로즈)는 아버지 이종범 LG 트윈스 코치가 밟지 못한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한다. 화려한 현역 시절을 보낸 이 코치는 올림픽 무대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하지만 이정후는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리스트인 이 코치와 함께 선수와 지도자로 나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부자(父子) 금메달리스트가 되기도 했다.
이정후와 함께 뛰는 선수 중에는 모자(母子) 금메달리스트도 있다. 지난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어머니와 영광을 누린 황재균(34, KT 위즈)이다. 황재균은 지난 1982 뉴델리 아시안게임 테니스 여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설민경 전 선수의 아들이다. 인천 아시안게임에 이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프리미어12 등 태극마크를 꾸준히 단 황재균은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도 대표팀의 내야를 지킨다.
펜싱에도 야구와 인연이 있는 국가대표가 있다. 펜싱 여자부 사브르 종목에 출전하는 윤지수(28, 서울시청)다. 현역 시절 롯데 자이언츠의 고독한 황태자로 불린 윤학길 전 한화 이글스 코치가 그의 아버지다. 윤 전 코치는 1984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 출전한 적 있지만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지난 2016 리우올림픽에 이어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에 출전하는 윤지수는 이번 대회에서 첫 올림픽 메달을 겨냥한다. 윤지수는 지난 인천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2연속 금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한국 여자 기계체조의 여서정(19, 수원시청)은 자신과 어머니, 아버지의 꿈을 동시에 겨냥한다. 그의 어머니는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여자 단체전 동메달리스트인 김채은 대한체조협회 전임지도자이고, 아버지는 여홍철 경희대학교 교수다. 한국 체조의 전설로 꼽히는 여 교수는 1996 애틀랜타올림픽 도마 종목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지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도마 금메달리스트인 여서정이 이번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획득한다면 부녀(父女)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탄생한다.
한국 여자 농구 대표팀의 센터 박지수(23, 청주 KB스타즈)는 아버지가 밟지 못한 올림픽 무대에 도전한다. 실업 농구 삼성전자의 센터로 활약한 박상관 분당경영고 코치가 그의 아버지인데, 선수 시절 국가대표와는 인연이 없던 박 코치와 달리 박지수는 지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남북 단일팀으로도 출전해 은메달을 목에 거는 등 대표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해 왔다.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전반기를 마치고 지난 19일 전주원호에 합류한 박지수가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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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