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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월드컵, '명장'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다!

기사입력 2006.05.17 07:20 / 기사수정 2006.05.17 07:20

손병하 기자

'2006 월드컵 열전' - ③ 감독 열전

모든 이들의 우상인 슈퍼 스타들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사람. 바로 팀의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 있는 감독이다.

때로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슈퍼 스타들을 이끌고 또 한 편에선 무엇 하나 내놓을 것 없는 무명의 선수들을 이끌고 세계를 향해 도전하는 감독들에게, 월드컵은 최고의 명장이라는 가장 화려한 수식어를 달 수 있는 최고의 경연장이다.

23명의 선수를 하나로 묶어 최고의 경기력을 발산케 하고 경기 상황과 상대에 맞게 전략과 전술을 짜내어 팀에게 영광스런 승리를 제공하는 감독의 역할은, 많은 선수가 한데 어우러지는 축구에서 더 없이 중요하다.

감독은 '최고의 명장'이라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조국을 향해 비수를 꽂기도 하고, 자신이 앞서 지도했던 국가나 선수들의 약점을 낱낱이 공개하기도 한다.

가장 치열하고 화려하면서도 가장 외로운 축구 감독.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치열한 두뇌 게임과 놀라운 지도력을 선보일 명장 후보들을 조명해 본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파레이라 감독

지난 19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우승한 브라질의 원동력은 뭐니뭐니 해도 펠레, 자일징요, 게르손, 알베르토 등이 포진한 사상 최강의 선수들에게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놀라운 활약을 칭송하기 전에 당시 대표팀을 이끌었었던 마리우 자갈로 감독의 더 놀라운 지도력을 떠올려야 할 것이다.

스타들이 많은 만큼 팀을 하나로 융합하기는 힘든 것이었는데, 자갈로 감독은 그 엄청난 스타군단을 하나로 모아 개개인의 능력에 조직력까지 더해진 명실상부한 최고의 팀으로 조련했기 때문이었다.

이번 독일 월드컵에서 감독으로 두 번째 월드컵 우승(1994년 미국 월드컵 우승)에 도전하는 알베르투 파레이라 감독(63)도 스승인 자갈로 감독이 보여준 지도력을 선보일 수 있을지에 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새삼 거론할 필요도 없을 만큼 최강의 선수단을 구축하고 있는 브라질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우승후보 0순위지만, 거기엔 강한 스타들을 어떻게 융합시키고 풀어내느냐에 대한 고민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만약 파레이라 감독이 이 단순하면서 가장 어려운 문제를 해결한다면, 브라질의 우승과 함께 월드컵 역사상 가장 뛰어난 감독의 자리에 오르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도전만으로도 이미 성공한, 히딩크 감독

명장이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자신이 이끌고 있는 대표팀을 월드컵 최고의 자리에 이끌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호주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거스 히딩크(60, 네덜란드)의 경우는 조금 특별하다.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조국 네덜란드를 4강으로 견인했던 히딩크 감독은 2002년 한, 일 월드컵에선 대한민국의 사령탑으로 부임해 월드컵 본선에서 단 1승도 기록하지 못했던 한국을 4강에 올려놓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모두가 만류했던 한국행을 택했던 가장 큰 이유가 '월드컵과 도전에 대한 매력' 때문이라고 밝혔던 히딩크 감독은 이번엔 축구 변방인 오세아니아의 호주 대표팀을 이끌고 3 대회 연속으로 월드컵에 참여하게 되었다. 게다가 3번 모두 다른 대륙, 다른 나라의 감독으로 참가해 그의 끝없는 도전 정신은 아직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브라질을 비롯해 크로아티아 일본 등과 같은 조에 속해 지난 대회에서 만큼의 성적을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악조건 속에서도 항상 새로움을 찾아 도전하는 그의 정신만큼은 높이 평가해야 할 것이다. 또, 히딩크 감독은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러시아의 사령탑으로 취임해 4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에 도전해 열정을 이어갈 전망이다.

최고 선수의 명성 감독으로 이어간다. 클린스만 감독

축구는 물론이고 스포츠계에서 명선수가 명감독이 되는 경우가 드물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개최국 독일의 수장인 위르겐 클린스만(42, 독일) 감독은 이번 월드컵에서 스타 출신이 감독으로 성공하기 힘들다는 징크스를 깰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젊은 감독답게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서 관리하기보다는 자율을 강조하며 대표 선수들을 믿고 이끄는 스타일인 클린스만 감독은 '녹슨 전차'의 녹을 제거하고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루어냈다.

올리버 칸 중심이던 팀의 무게를 능력있는 미드필더인 미하일 발락에게로 옮겨 놓았고, 루카스 포돌스키나 페어 메르데사커 같은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면서 팀 컬러를 저돌적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인 만큼, 클린스만에게 이번 월드컵은 '최고의 선수와 최고의 명장을 두루 경험한 선수'라는 영예로운 타이틀을 딸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젊은 클린스만의 빠르고 적극적인 지도력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월드컵 4강을 재현하려는 대한민국의 사령탑에 오른 딕 아드보카트(59, 네덜란드) 감독이나,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 월드컵 우승을 선사하고 떠나려는 스벤 고란 에릭손(58, 스웨덴) 감독, 그리고 클린스만을 뛰어넘겠다는 마르코 반바스텐(42, 네덜란드)의 도전도 지켜봐야 할 것이다.

또, 지난 대회에서 브라질을 영광스런 다섯 번째 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58, 브라질)감독이 포르투갈에서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도 흥미롭다.

그라운드에서 싸우는 22명의 선수만큼이나 흥미롭고 치열한 명장들의 두뇌 싸움은, 독일 월드컵을 더욱더 빛나고 치열하게 만들 것이다. 다가오는 독일 월드컵에서 누가 최고 명장에 이름을 새기며 선수들을 헹가래를 받을지, 벌써 이들 예비 명장들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손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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