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27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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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라 그래" 양희은, 파란만장한 삶 너머 잔잔한 위로 (대화의 희열3)[전일야화]

기사입력 2021.07.02 07:10 / 기사수정 2021.07.02 01:45

이서은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서은 인턴기자) '대화의 희열3' 양희은이 그 누구보다 파란만장한 삶을 고백하며 힘들어하는 모든 이들에게 담담한 위로를 건넸다. 

1일 방송된 KBS 2TV '대화의 희열3'에서는 포크의 거장 양희은이 출연해 많은 여운을 남겼다. 어린 시절을 고백했던 지난 방송에 이어 양희은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진 빚에 허덕이던 20대를 담담히 말했다. 다짜고짜 송창식을 찾아가 일을 달라고 했던 양희은은 두 번째 직장으로 '오비스 캐빈'이라는 곳에서 높은 편인 월급을 받으며 노래를 부르게 된다. 

불어나는 이자에 희망이 없이 노래를 하던 중, 친구들이 우연히 펍을 찾은 외국인 신부들에게 양희은의 사정을 이야기하게 되고, 자신을 돕고 싶다고 말한 신부들을 처음에 거절한 양희은은 사정이 어려워지자 250만원을 빌리게 된다. 무이자 무기한으로 돈을 빌려준 그들이 건넨 말은 단 한 마디였다. 앞으로는 웃으면서 노래할 것. 앞으로 자신처럼 어려운 젊은이가 있다면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될 것. 그 길로 빚을 청산한 양희은은 킹박이라는 제작자와 질긴 인연을 맺게 된다.

당대 조용필, 이문세 등을 발굴해 앨범을 제작했던 최고의 제작자였던 킹박은 한눈에 양희은의 가치를 알아봤다. 하지만 신부들에게 빚을 갚기 위해 250만원을 선불로 받았던 양희은은 그 길로 볼모가 되어 11개의 앨범을 내는 동안 돈 한푼 받지 못하게 된다. 그런 악덕 업자였고, 자신을 속이고 도피했음에도 그가 미국에서 쓰러졌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간호해줄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를 "귀여운 도둑놈"이라고 표현한 양희은은 훗날 그가 길거리에서 죽었고, 유일한 연고자 딸이 그를 대신해 용서를 구했다고 밝혔다. 



빚을 다 갚고 처음으로 자신을 위해서 배낭여행을 떠났다 돌아온 양희은은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듣는다. 바로 난소암 말기로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것. 원망보다는 삶이라는 것이 살고 싶어도 살아지는 것이 아니고 죽고 싶어도 죽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다는 양희은은 기적적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고 3개월을 넘겨 살게 된다. 그 이후로 명반 '1991'을 발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지만, 7년 뒤 암이 재발해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런 파란만장한 인생의 굴곡을 모두 이겨 낸 양희은은 "되돌아 보면 모두 고마운 일 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가 들어 가며 날카로웠던 것들이 둥글둥글해지고, 상대방이 무엇을 하던 "그러라 그래. 다 봐줄 수 있어"라고 이해하는 마음이 생겼다고 밝혔다. 그의 에세이 '그러라 그래'에 적힌 문구 '인생이 내게 베푼 모든 실수와 실패, 모두 고맙습니다'에 대해 "모든 일들이 참 힘겨웠는데 돌아 보면 너무나 고마웠다"고 말하며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50년 간 자신의 목소리로 담담하게 많은 이야기들을 전했던 가수 양희은. 그의 음악 인생과 같이 오늘 방송에서 그가 들려 준 많은 이야기들도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위로를 안겼다. 

한편, '대화의 희열3'는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40분 방송된다.

사진 = KBS 2TV '대화의 희열3' 캡처 화면 

이서은 기자 finley031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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