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서은 인턴기자) '대화의 희열3' 양희은이 서른 살에 시한부 인생으로 판정받았던 때를 떠올렸다.
1일 방송된 KBS 2TV '대화의 희열3'에서는 양희은이 출연해 파란만장했던 인생사를 나눴다. 빚에 허덕이며 20대를 보낸 양희은은 그 빚을 모두 갚고 나니 처음으로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에 오로지 자신을 위해 홀로 14개월의 긴 배낭 여행을 떠났다고. 스위스, 파리, 취리히에 친구들이 있어 함께 시간을 보내고 타지에서 버스킹도 하며 여유를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상상도 못할 일이 찾아오게 된다. 임신 중이었던 동생 희경의 검진을 따라나섰던 때, 병원에서 일하던 선배가 검사를 권유한 것. 그 선배가 "네 얼굴 색깔이 말기암 환자의 색깔이다"라고 말했다던 양희은은 실제로 검사 후 난소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수술 후 7-8kg가 빠졌다는 양희은은 9개월 아기만한 종양을 배에 달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미 항생제 부작용으로 죽을 고비를 넘겼던 양희은은 의사에게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는다. 그 의사가 "그래도 저는 뉴욕에서 경험을 많이 한 의사니까 믿고 함께 싸워보자"고 격려했는데도 불구, 양희은은 삶과 죽음이 마음대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 싸우기 싫다고 대답했다고 했다. 이에 퇴원 후 두달 반 동안 병원을 찾아가질 않았고, 노발대발한 의사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다시 치료를 다니게 되었다고.
여기서 또 다른 인연이 공개됐다. 평소 양희은의 목소리를 좋아했다던 의사는 산부인과 수술 후 호르몬 변화로 목소리가 낮고 거칠게 변할 것을 우려해 최대한 신경써서 어렵게 수술을 했다고 했다. 이에 양희은은 "그 의사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제 목소리가 어떻게 변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7년 후에 암이 재발해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된 양희은은 "의사 분들이 '남편 분을 일찍 만나시지' 하면서 안타까워했다. 그런데 저는 오히려 육아나 부모 노릇에서 해방된 것 같아 좋았다"고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밝히기도 했다. 그 후에 뉴욕에서 결혼 생활을 하며 낸 앨범이 명반 '1991'이었다. 이날 출연진들은 그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들으며 감탄을 자아냈다.
22년째 '여성시대' 라디오 DJ를 하고 있는 양희은은 데뷔 30주년 기념 앨범을 자신의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 준 시한부 청취자를 위해서 바쳤다고 밝혔다. 모두가 반대했지만 그 분을 위해서 주고 싶었다고. 처음에 아픈 사연들을 읽고 '여기서 이 사연을 읽은 들 뭐가 바뀔 수 있을까'라고 회의적이었다던 양희은은 라디오의 사연을 듣고 용기를 낸 청취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라디오가 가진 힘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후배들과의 창작물인 '뜻밖의 만남'을 언급하며 함께 한 이들인 윤종신, 성시경, 김창기 등의 뮤지션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또한 되돌아 보면 그 모든 힘든 순간들에 고맙다고, 인생이 나에게 '베풀어 준' 실수와 시련이라는 표현으로 잔잔한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대화의 희열3'는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40분 방송된다.
사진 = KBS 2TV '대화의 희열3' 캡처 화면
이서은 기자 finley031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