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김현세 기자] "감사하단 말 미처 전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9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54일 만에 1군 선수단으로 돌아온 두산 베어스 박세혁이 복귀한 지 일주일여 만에 결정적인 안타를 치며 팀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박세혁은 18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팀 간 시즌 6차전에서 대타로 출전해 결승타 포함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하며 이날 11-3 역전승에 일조했다. 복귀한 이후 9경기(선발 4경기) 동안 김태형 감독은 박세혁이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줘 왔다. 그러면서 교체 출전하는 시간도 적지 않았지만 박세혁은 경기 감각을 꾸준히 끌어 올렸고, 이날 경기 전까지 복귀 후 타율 0.333(15타수 5안타)를 치며 준비한 결과물을 보여 줬다.
박세혁은 이날 6회 초 1사 2루에서 장승현 타석에 대타로 들어섰다. 바뀐 투수 김민수와 상대해야 했던 박세혁은 초구 볼을 지켜 보더니 2구째 오는 공에 방망이를 힘껏 휘둘렀다. 복귀 전까지 퓨처스에서 강한 타구를 생산하는 데 주력해 온 박세혁은 이 타석에서도 빠른 타구를 만들어 2루수를 강하게 스치는 안타로 연결했다. 이때 2루 주자가 득점하며 두산이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다.
경기가 끝나고 박세혁은 "복귀 후에도 타격감이 나쁘지 않았다. 좋은 타구가 많이 나온다. 2군에서 준비를 많이 했다. 그 전에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정훈 코치님께서 내 문제점을 이야기해 주시며 함께 고쳐 나갔다. 속도를 냈던 게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54일 만의 복귀였지만 김 감독도 "경기 감각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다만 "오래 쉬었다 보니 출전 시간을 조절해 줄 필요는 있다"고 한 정도였다. 박세혁은 "2군에서 공은 계속 봤다. 잔류군에 있을 때부터 공을 멀리서나마 보려 했다. 그러다 승현이가 다친 상황에서 조금 빠르게 올라왔다고 하지만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선수라면 팀 상황에 맞게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체력과 관련해서는 "그 전에 50여 일을 쉬었으니까 체력은 신경쓰지 않는다. 19년도에 주전으로 뛸 때부터 말해 온 게 있는데, 체력 핑계를 댄다는 건 내 준비가 미흡했다는 이야기다. 그때 왜 체력이 모자랐을까 후회도 되지만, 지금 내 출전 비중이 간헐적이라는 것 역시 내가 되짚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박세혁이 없는 동안 장승현과 최용제가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박세혁은 지금의 상황이 오히려 경쟁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걸 안다. 과거 양의지와 함꼐 뛰던 시절에도 겪은 일이기 때문이다. 박세혁은 "의지 형이 우리 팀에 있을 때도 형이 다치면 내가 나가서 뛰곤 했다. 나도 그때 그 빈자리를 메우려 열심히 뛰었다. 그러면서 대표팀에도 갔고 우승도 했다. 이래야 팀이 강해지는 거다. 내가 없는 동안에도 승현이와 용제가 버텨 줬다. 많이 성장했다. 나도 그만큼 준비해야 한다. 안일한 모습은 보이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친 박세혁은 한마디 더 덧붙였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내가 다쳤을 때 많은 분께서 응원해 주셨다.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하신 조성환 코치님 이야기도 많이 해 주셨다. 그런데 우리 팀, 팀원들, 또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정말 많은 응원을 보내 주셨다. 위로해 주려 하는 연락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여태 감사하단 말을 전하지 못했던 것 같다. 우리 동료들, 감독님, 코치님들, 또 박정원 구단주님께서도 내가 다치고 나서 고기를 선물해 주시기도 했다. 보내 주신 고기를 먹고 정말 많이 좋아졌다. 다시 한번 우리 두산 팀, 팀원들, 그리고 모든 코칭스태프와 관계자 분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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