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이강인이 슬픔을 견딘 건 올림픽 대표팀 덕분이었다.
이강인은 이번 6월 A매치 기간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이 아닌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에 발탁됐다. 올림픽 대표팀에 차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강인은 지난 2019년 FIFA U20 월드컵 당시 함께 뛰었던 엄원상(광주FC)와 오랜만에 재회했다. 당시 엄원상은 "(이)강인이와 오랜만에 만나지만 자주 연락해왔다"며 여전한 우정을 보였다.
엄원상과 함께 인터뷰를 했던 이동준은 "강인이가 진짜 친화력이 좋다. 여러 사람한테 먼저 다가가는 성격이다. 처음 만나는 선수에게도 잘 다가간다. 선후배, 동료에게 잘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막내형’이라는 말이 맞다"라고 말했다. 엄원상도 "처음 온 선수라고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다. 적응에 무리가 없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강인은 훈련 중 형인 이동준에게 어깨동무를 하는 등 스스럼 없이 형들에게 다가갔다. 곧바로 팀 분위기에 적응한 이강인은 즐거운 마음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하지만 소집룬련 도중 이강인은 비보를 전해들었다.
이강인은 지난 6일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축구협회의 특별 허가를 받아 빈소에 다녀왔고 할머니를 떠나보냈다. 하지만 곧바로 7일, 이강인은 자신의 첫 축구 스승이었던 유상철 감독의 사망소식도 전해들었다,
이강인은 SNS를 통해 "제게 베푸셨던 드높은 은혜에 보답해드리기도 전에 먼저 세상을 떠나셔서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라면서 "제가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서 더 좋은 선수가 되는 것이 제가 감독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계신 곳에서 꼭 지켜봐 주십시오"라고 말하며 스승을 떠나보냈다.
이강인은 이어 직접 당시 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15일 가나와의 평가전 이후 기자회견에서 그는 "처음으로 저와 가까웠던 분들을 떠나보내 마음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그거는 그거고 축구는 축구기 때문에 괜찮다. 그리고 형들과 코치진이 많이 도와주셔서 금방 좋아졌던 거 같다"며 잘 이겨낸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이강인은 팀에 대한 애착도 드러냈다. 그는 "훈련장 안팎에서 분위기가 좋다. 더 함께 훈련하고 싶은 분위기다. 처음 합류했는데 너무 잘 받아주셔서 감사하고 형들, 코칭스태프한테도 잘하고 싶다"고 말하면서 "집에 가고싶지 않을 정도"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심적으로 힘들었을 상황에 이강인은 '올림픽 대표팀'이라는 새로운 곳에서 큰 버팀목을 얻었고 팀에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이 커졌다. 그는 "올림픽 참가가 목표다.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올림픽에 가고 싶어하고 꿈꾸는 무대다.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줘서 최종명단에 들어가고 싶다"고 각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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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