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브로드웨이 화제작 ‘비틀쥬스’의 세계 최초 라이선스를 꾸려갈 메인 타이틀롤 유준상은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비틀쥬스’ 연습에 쏟고 있다.
배우 유준상은 “얼굴 좋아지지 않았어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초반에는 연습이 너무 힘들어 ‘비틀쥬스’에 출연하기로 한 것을 후회했지만 지금은 하길 잘했다는 그다. 그 과정에는 치열한 연습이 있었다.
“연습을 치열하게 했어요. 27세 때 ‘그리스’(1997)로 뮤지컬에 데뷔하면서 매일 연습한 기억이 그 순간이 떠올랐어요. 자다가도 새벽에 갑자기 일어나 혼자 중얼거리며 계속 대사를 외워요. ‘비틀쥬스’가 주는 메시지를 어렵게가 아닌 유쾌하게 전달하기 위해 분석하는 작업을 3, 4주 정도 했고요. 0.5초 0.3초 0.1초 타이밍 싸움이에요. 계속 반복되는 훈련 속에서 타이밍을 만드는 3, 4주 동안의 시간이 엄청 고통스러웠고 스스로 정말 너무 힘들었던 순간이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장벽이 거둬지기 시작하면서 이렇게 해나가면 되는구나 포인트가 생겼어요. 외국 스태프, 우리나라 스태프가 많이 도와줬고 배우들은 열과 성을 다해 연습했어요. 브로드웨이 최신작이다 보니 외국 스태프들도 한국 공연에 열과 성을 다해줬어요. 미국에서 하는 것 이상으로 만들고 싶다고 열심히 하고 서로 에너지를 교감했죠.”
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비틀쥬스'는 독특한 세계관으로 두꺼운 팬층을 보유한 팀 버튼 감독의 초기 대표작인 영화 비틀쥬스(유령수업)'’를 뮤지컬화한 작품이다. 워너브라더스가 제작을 맡아 2019년 4월 브로드웨이에서 첫선을 보였다. 유령이 된 부부가 자신들의 신혼집에 낯선 가족이 이사 오자 이들을 쫓아내기 위해 유령 비틀쥬스와 벌이는 독특한 이야기다.
유준상은 ‘비틀쥬스’의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아주 오랫동안 할 작품이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했는데 체력적으로 오래 하기 힘들 거 같다”라며 웃었다.
“앞으로 만들 영화의 주제로 ‘죽음’에 관한 것들을 생각하던 차였어요. 죽음에 대해 계속 고민하는데 ‘비틀쥬스’가 대답을 명쾌하게 해줘서 너무 행복했고 이 메시지를 이런식으로 전달하면 관객이 행복할 것 같더라고요.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좋은 시간이 될 거라는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오래 할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연습하니 이거 할수 있을까 했어요. 나만 그랬으면 괴로웠을 텐데 모든 배우들이 다 같은 생각을 해 안심했어요. 외국 배우들도 많이 힘들어했냐고 물어봤더니 정말 많이 힘들어했다 하길래 아주 큰 위안이 됐죠. (웃음) 막바지 연습 단계까지 온 상황에서 체력 관리를 잘하면 60세까지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안무가 많아서 걱정인데 잘 한번 해보겠습니다. 하하.”
평소보다 핼쑥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고된 연습의 결과로 체중이 빠지고 있단다. 그는 “운동을 안해도 몸무게가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을 할 때보다 빠져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체력관리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는데 걱정입니다. ‘경이로운 소문’ 때는 안 먹고 만든 몸이라면 지금은 많이 먹는데도 몸무게를 재면 아침마다 떨어져 있어요. ‘경이로운 소문’ 때는 67kg 정도였는데 ‘비틀쥬스’를 연습하면서 3, 4주 동안 인생 최저 몸무게(66.5kg)를 찍었죠. 살이 빠지고 근육이 다 없어져 왕(王)자만 남아있어요.
음식이 먹히지도 않고 혼자 중얼중얼 대본만 계속 봤다가 어느 순간 먹기 시작했어요. 먹어도 살이 안 찌고요. 런 한 번 돌고 나면 하늘이 노랗더라고요. 잠깐 쓰러져서 나갔다 오면 안 될까 이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런을 마치고 너무 힘든 상태여서 몸에 힘이 하나도 안 들어가 있었어요. 다행인 건 긍정적인 마음으로 대처하다 보니 긍정적으로 변화가 됐죠.”
배우 정성화와 함께 세계 최초 라이선스를 꾸려갈 메인 타이틀롤로 낙점됐다. 그런 만큼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남녀노소 구분할 것 없이 정말 많은 분들이 봤으면 좋겠어요. 근래 이렇게 많은 에너지를 주는 공연이 있을까 할 정도로 배우, 스태프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요. 누군가 되게 힘들게 뭔가를 하면 보는 분들은 즐겁잖아요. 딱 그거에요. 물론 아무렇지 않게 연기하겠지만, 배우들은 치열하게 죽어가는데 보는 분들은 재밌는 거죠. 그런데 죽어가는 게 죽어가는 것처럼 안 보이고, 너무 행복하게 보일 거예요. 저 친구들 저기서 쓰러져야 하는 거 아닌가, 춤추다가 쓰러져야 하는데 멀쩡하게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힘내야지’라는 생각과 큰 활력소를 얻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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