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현세 기자] "'나 때문에 졌다'가 아니라 '나 때문에 졌지만 타점도 내고, 팀에 기여해 보자'고 생각을 바꿨습니다."
LG 트윈스 유강남은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4차전에서 5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장해 결승타 포함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해 5-3 역전승에 기여했다.
4연패에 빠져 있던 LG는 이날 승리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유강남은 지난 주말 SSG 랜더스와 3연전 중 주자와 아웃 상황을 착각해 3루 주자 추신수가 끝내기 득점을 올리게 한 아쉬운 수비로 마음의 짐이 있는 상황이었다.
류지현 감독은 이날 경기 전 "그 당시 분위기가 선수단에 남아 있는 것 같다"면서도 "이틀 동안 재정비를 하고 왔으니 선수단에게도 '다시 시작해 보자'고 말했다"고 했다. 유강남은 3-3으로 비기던 9회 초 2사 2, 3루에서 2루수 키를 넘기는 2타점 적시타로 결자해지했다.
경기가 끝나고 유강남은 "며칠 동안 밤잠도 설쳤다. 매스컴에 계속 나오더라. 보기 싫은데도 나오더라. 야구판이 돌아가는 상황은 봐야 하니까. 생각하기 싫은데 어쩔 수 없더라. 생각하면 나만 스트레스받고 나만 힘드니까 앞으로 남은 100경기는 내 덕분에 이기는 경기를 많이 만들어 보자고 생각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나만의 실수일 수 있지만 상황이 복잡하다. 나 혼자만의 심적 부담을 떨쳐 버려야 했다. 야구 40년사에 처음 나온 일이 내게 일어나 굉장히 불행하지만 어쩔 수 없다. 추신수 선배님의 귀신에 홀렸다는 말처럼 나도 그랬다. 마음을 바꾸고 나온 게 전환점이 됐다"고 덧붙였다.
유강남은 또 "그 다음 경기에도 '오케이, 잊자' 하는데도 계속 생각나더라. 그 와중에 오늘은 '오케이, 다시 해 보자'고 다시 생각했다. 이제는 '나 때문에 졌다'가 아니라 '나 때문에 졌지만 타점 내 보자. 팀에 기여해 보자'고 생각을 바꿨다. 며칠 동안 내 개인 SNS로 욕도 보내신 분도 있었다. 나를 좋아해 주시는 팬 분들께서 보내 주신 거니까 실수를 인정하고 앞으로 경기에 집중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날 결승타와 승리로 유강남은 다 잊기로 했다. 그는 "그날 일로 사실 너무 스트레스받았다. 나만 아니라 부모님도 속상해하셨을 거다. 안 보려 해도 유강남의 잘못이라고 딱 뜨니 부모님도 힘드셨을 거다. 이제는 오늘 같은 경기를 많이 만들어서 행복하게 해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부산,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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