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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 되어라' 한정호 "용구 연기하는 요즘 너무 행복합니다" [일문일답]

기사입력 2021.05.26 15:36 / 기사수정 2021.05.26 15:36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치정과 불륜, 살인 등 자극적인 소재로 물든 안방에 들꽃 같은 순수함으로 잔잔한 감동을 주는 커플이 있다. 바로 MBC 일일드라마 ‘밥이 되어라’의 ‘용구삼촌’(한정호 분)과 ‘필선(권소이) 커플이다.

드라마 ‘밥이 되어라’는 백반집에서 지친 허기를 채워주는 인간 비타민 ‘영신’과 그녀를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사랑과 우정, 야망과 용서의 이야기를 그려낸 드라마다. 최근 영신과 경수(재희) 사이에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이 싹트고, 경수 생모인 숙정(김혜옥)이 영신과 영신의 생부인 종권(남경읍)의 사이를 이간질하며 시청자의 분노 게이지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용구삼촌과 필선 씨, 일명 ‘밥용필 커플’이 힐링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겉보기엔 조금 부족한 듯 보이지만 한없이 순수하고 속내 깊은 용구는 홀어머니를 도와 시장 좌판에서 채소를 팔며 부모님을 잃은 조카는 물론, 조카의 친구들까지 모두 자식처럼 아끼며 살아가고 있는 캐릭터다. 이런 용구와 러브 라인을 형성하며 시청자들에게 흐뭇함을 전하고 있는 필선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장에 나타난 액세사리 좌판 아가씨로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어릴 때부터 남동생과 홀어머니의 생계를 책임져 온 인물이다.

오랫동안 사랑했던 남자에게 큰 상처를 입은 필선은 용구의 순수함에 난생처음 안식을 찾았다. 이러한 필선의 적극적인 청혼으로 결혼을 약속하게 된 ‘용필 커블’ 하지만, 두 사람의 사랑에 난항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용구와의 교제를 반대하는 남동생들과 엄마로 인해 한차례 이별을 생각할 정도로 갈등을 겪기도 했다.

필선의 동생 필용(김상우)은 용구를 처음 보자마자 표정을 굳히며 "이건 경우도 아니다. (누나와의 교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라며 격렬하게 두 사람의 사이를 반대했고, 이에 용구는 "부족하지만 온전한 사람이다. 필선 씨를 사랑해서 여기 왔다"고 눈물로 진심을 고백해 애잔함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을 증명하듯 두 사람의 진심은 필선 가족의 마음을 녹였고, 두 사람 앞에는 이제 꽃길만 펼쳐질 일만 남은 듯하다. 시청자들 역시 ‘용필 커플 울고 울 때 같이 울었다. 두 사람 행복해지길 바란다’ ‘용구 울 때 내 가슴도 찢어질 뻔! 우리 용구 삼촌 맘껏 사랑하게 해줘요’ ‘요즘 나를 흐뭇하게 하는 참 예쁜 사람들’이라며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에 진정성 있는 연기로 시청자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고 있는 ‘장용구’ 역의 한정호 배우와 전격 인터뷰를 가졌다.

배우 한정호(40세)는 그간 안방극장보다는 연극 무대에서 연기력을 다져왔다. 2009년 연극 ‘사랑의 헛수고’를 시작으로 ‘우리 마을’ ‘쥐덫’ ‘펠리칸’ ‘울고 있는 저 여자’ ‘강택구’ ‘고시원 연쇄 화재사건’ ‘중첩’ 등 최근까지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극 무대에서 활동해왔다. 특히, 2013년에서 2015년까지 ‘황금용’의 ‘젊은 남자’ 역을 독보적인 연기력으로 소화하며 대중들에게 이름 석자를 알렸다. 그런 그에게 ‘밥이 되어라’의 용구는 두 번째 드라마이자 지상파 첫 드라마다.

“용구 역할을 제안받았을 때 너무 기뻤습니다. 보다 더 많은 관객들(이제는 시청자) 앞에서 연기할 수 있는 데 배우로서 기쁘지 않을 수 없었죠. 하지만, 반년 넘게 긴 호흡으로 연기를 해야 하는 드라마이기에 기쁨보다는 인물에 대한 책임감이 훨씬 크게 다가오긴 했어요”라며 캐스팅 소감을 밝혔다.

그가 연기하는 용구는 외적으로는 조금 부족한 듯 보이는 인물이다. 그렇기에 용구를 연기하기란 간단치는 않은 작업이었을 터다. 그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극 중 ‘용구’가 앓고 있는 구체적인 장애에 대해선 시청자분들께 해석을 돌릴게요. 저 역시 ‘용구’를 연기한다는 것의 무게감은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며 어렵게 입을 뗐다. 하지만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용구의 매력을 말하는 데는 거침이 없었다.

“‘용구’는 계산 없이 순수하게 상대방의 감정에 누구보다 더 진정으로 내 일처럼 기뻐하고 슬퍼하고 아파하고 즐거워하는 공감력이 뛰어난 인물이에요. 저 역시 이런 부분을 용구 성격의 토대로 삼고 연기를 하고 있죠”라며 “‘용구’의 순수함을 보면서 시청자분들도 자신에게도 있었지만 숨겨져 버린, 혹은 잊어버렸던 그 순수함을 다시 느끼시는 것 같아요. 저 또한 그렇고요. 많은 분들이 ‘용구’처럼 순수하게 살고 싶지만 그렇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줄 알고 계시기에 대신 그렇게 살고 있는 ‘용구’를 보면서 응원해 주시는 것 같아요. 그것이 용구라는 캐릭터의 매력이기도 하고요.”라고 덧붙였다.

세상 그 어디 연기하기 쉬운 인생이 있겠냐마는 ‘용구’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서사는 특히나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배우 한정호에게도 이런 부분은 마찬가지였다. 연기하면서 정말 많은 장면에서 마음이 아팠다는 그는 특히, 용구가 누나와의 교제를 반대하는 필선의 동생들에게 엄마인 맹순과 함께 한차례 수모를 겪은 후 경철(김영호)에게 안겨 울면서 한 대사가 마음에 박혔다고 했다.

“‘다…나 때문이에요. 난 왜 세상에 태어났을까요? 날 사랑하는 사람들은 다 나 때문에 울어요’라고 했던 대사는 아직도 마음이 먹먹해져요. 필선의 동생이 엄마에게 화내고, 세진 아줌마는 필선 씨의 동생에게 화를 내고, 엄마는 조카인 오복에게 화를 내는 이런 상황 속에서 가장 마음이 아픈 사람은 당사자인 용구일 텐데, 그런 상황에서도 용구는 남 탓을 하는 대신 자신을 탓하죠. 그런 용구를 연기하면서 자연인으로서 한정호도 참 많이 배우고 있어요”라고 했다.

사실 이 장면에는 숨겨진 에피소드도 있다고 한다. 당시 용구 역에 깊이 빠져 객관성을 잃은 연기를 하지 않으려 전날 일부러 연습하며 더 이상 눈물이 나오지 못할 만큼 울었다는 그. 하지만 정작 촬영 날도 녹화가 들어가자마자 눈물을 참지 못했다고 했다.

“연습하면서 제가 우는 건지 용구가 우는 건지 헷갈릴 정도였어요. 하지만 전 어디까지나 용구를 연기하는 연기자이기에 절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전날 감정을 있는 대로 쏟아낸 후 세트장에 갔어요. 하지만 바로 전 장면을 연기하는 엄마와 오복, 두 사람의 대사를 듣자마자 너무 생생하게 아픔과 슬픔이 밀려오고, 경철 아저씨(김영호)가 방으로 와서 안아주시는 데 정말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전날 감정을 쏟아내지 못했다면 그날 제대로 연기를 못했을 거예요. 그래서인지 지금도 그날의 감정들이 생생하게 떠올려져요.”

상대역 필선을 연기하고 있는 배우 권소이와의 호흡도 물었다. 두 사람을 응원하는 시청자들이 많아지면서 극 중 분량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인기를 절감하냐고 질문했다.

“아직 실감까지는 못하고 있어요. 다만 주변의 동료 스태프분들과 배우님들의 얘기를 통해서 ‘다행히 좋게 봐주시는구나’ 정도는 느끼고 있습니다. ‘용구’와 ‘필선’을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한 그는 상대역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고 전했다.

“같은 연기자로서 권소이 배우의 고민과 노력으로 해석한 ‘필선’이란 인물에 존중을 표합니다. ‘용구’는 ‘필선’의 등장으로 더욱 입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드라마 중반에 합류하여 그것도 본인보다 10살이나 많은 인물을 연기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 생각해요. 그럼에도 ‘필선’이란 인물을 의심 없이 믿고 집중할 수 있도록 진정성 있는 좋은 연기로 함께 호흡해 주시는 권소이 배우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원래 만화가를 꿈꾸던 한정호는 우연한 기회에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됐다고 한다. “미술학도를 꿈꾸며 입시학원에 갔었는데, 도저히 맞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몇 달을 고민했죠. 그러던 중 초등학교 때 ‘김가네 이가네’란 연극을 했던 기억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때 정말 즐겁게 연습했었거든요. 그 기억이 저를 이 길로 이끌었습니다.”

‘밥이 되어라’ 속 완수 선생님(김정호) 같은 따뜻한 교육자 역할도 뭔가 사연이 많은 은퇴한 킬러 역도 도전하고 싶다는 그는 무엇보다 함께 연기하는 사람을 빛나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소망도 전했다.

“저와 함께 호흡을 나눴던 모든 배우분들의 연기도 함께 기억되는, 연기뿐 아니라 그 장면이 떠올려지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제 연기로 인해 상대방이 더욱 빛나 보이는 연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상대방이 빛난다면 저 또한 함께 빛나고 있을 테니까요.”

다른 배우를 빛나게 하기 위해 본인의 역할에 더욱 충실하겠다는 한정호. 극 중 용구와 배우 한정호의 공통점을 발견하는 순간이다. 앞으로도 시청자분들께 진정성 있는 연기를 보여드리기 위해 게으름 피우지 않고 진심을 다해 계속 이 길을 걸어가겠다는 그는 ‘밥이 되어라’의 제작진은 물론, 시청자에게 감사의 인사도 전해왔다.

“‘밥이 되어라’의 용구를 연기하고 있는 요즘 너무 행복합니다. 손목시계의 시간을 흘러가게 하기 위해선 그 뒷면에 수백 개의 부품들이 각자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해야 하죠. 저희 ‘밥이 되어라’라는 작은 세상의 시간을 흘러가게 하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계신 백호민 감독님, 하청옥 작가님 이하 모든 배우분들 스텝들께도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애정 어린 시선으로 '용구'를 그리고 ‘밥이 되어라’를 시청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저희의 노력이 따뜻한 밥 한 끼처럼 시청자 여러분께 든든하게 전해지면 좋겠습니다. 끝까지 저희 ‘밥이 되어라’ 사랑해 주세요. 항상 코로나 조심하시고 평안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MBC 일일드라마 ‘밥이 되어라’는 어느새 후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영신과 경수가 서로에 대한 마음을 어떻게 다져 나갈지, 얽히고설킨 인연과 악연의 끈을 현명하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우리 용구삼촌과 필선 씨를 비롯한 밥집 식구들은 모두 행복해질 수 있을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은 더해가고 있다. 마지막까지 시청자들께 애정 어린 인사를 잊지 않는 한정호 배우가 더해 줄 감동을 기대하며 오늘 밤도 그의 연기를 기다려 본다.

한편, 정통 궁중요리 대가의 비법 손맛을 타고난 '영신'과 그녀를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갈등과 성장을 그린 드라마 ‘밥이 되어라’는 매주 월요일에서 금요일 오후 7시 10분에 시청자를 찾아간다. 

(이하 인터뷰 전문)

1.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드라마 ‘밥이 되어라’에서 ‘장용구’ 역을 연기하고 있는 배우 한정호입니다. 저는 2009년 김성노 연출의 연극 ‘사랑의 헛수고’로 배우 데뷔를 했어요. 지금까지는 윤광진 연출의 연극 ‘황금용’으로 많이 기억해 주셨는데 ‘밥이 되어라’로 용구로 더 많은 시청자분들께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2. 요즘 ‘용구삼촌’과 ‘필선씨’ 커플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실감하시는지요? 상대 배우인 권소이 배우와의 호흡은 어떤지도 살짝 말씀 부탁드립니다.
  - 정말 뜨겁나요? 아직 실감까지는 못하고 있어요. 다만 주변의 동료 스태프분들과 배우님들의 얘기를 통해서 ‘다행히 좋게 봐주시는구나’ 정도는 느끼고 있습니다. ‘용구’와 ‘필선’을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 같은 연기자로서 권소이 배우의 고민과 노력으로 해석한 ‘필선’이란 인물에 존중을 표합니다. ‘용구’는 ‘필선’의 등장으로 더욱 입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드라마 중반에 합류하여 그것도 본인보다 10살이나 많은 인물을 연기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 생각해요. 그럼에도 ‘필선’이란 인물을 의심 없이 믿고 집중할 수 있도록 진정성 있는 좋은 연기로 함께 호흡해 주시는 권소이 배우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용구’를 연기 할 수 있게 글을 써주시고 연출해 주신 하청옥 작가님 백호민 감독님 이하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3. 방송보다는 연극계에서 활동을 많이 하셨어요. ‘밥이 되어라’를 통해 좀 더 대중적인 주목을 받게 되신 거 같은데요. ‘밥이 되어라’의 용구 역을 처음 제안받으셨을 때 어떠셨나요?
  - 역할을 제안받았을 때 당연히 너무 기뻤습니다. 보다 더 많은 관객들(이제는 시청자) 앞에서 연기할 수 있음에 배우로서 기쁘지 않을 수 없었죠. 하지만, 반년 넘게 긴 호흡으로 연기를 해야 하는 드라마이기에 기쁨보다는 인물에 대한 책임감이 훨씬 크게 다가오긴 했어요.

4. 홈페이지의 설명을 보면 ‘용구’는 ‘보통 사람보다 지능이 조금 떨어지는 시골 노총각‘이라고 표현되어 있는데요. 연기하시면서 어떤 부분에 포인트를 두고 임하고 계시는지요. (혹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함께 말씀 주세요)
  - 극중 ‘용구’가 앓고 있는 구체적인 장애에 대해선 시청자분들께 해석을 돌리겠습니다. 저 역시 ‘용구’를 연기한다는 것의 무게감은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용구’를 연기하면서 포인트를 둔 부분이 있다면 ‘용구’는 계산 없이 순수하게 상대방의 감정에 누구보다 더 진정으로 내 일처럼 기뻐하고 슬퍼하고 아파하고 즐거워하는 공감력이 뛰어난 인물입니다. 이런 부분을 용구 성격의 토대로 삼았습니다.

5. 시청자들이 ‘용구삼촌’을 응원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 ‘용구’의 순수함을 보면서 시청자분들도 자신에게도 있었지만 숨겨져 버린, 혹은 잊어버렸던 그 순수함을 다시 느끼시는 것 같아요. 저 또한 그렇고요. 사람은 누구나 다 순수함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 그 순수함을 여러 이유로 잊거나 잃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세상이 어른이 되어서도 순수하게만 살 수 있게 두진 않으니까요. 많은 분들이 ‘용구’처럼 살고 싶지만 그렇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줄 알고 계시기에 대신 그렇게 살고 있는 ‘용구’를 보면서 응원해 주시는 것 같아요. 그것이 용구라는 캐릭터의 매력이기도 하고요. 

6. 용구삼촌을 연기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 혹은 장면이 있을까요? 그 이유도 궁금합니다.
  - 너무 많죠. 여러 장면이 있어요. 그래도 하나를 고른다면, "다…나 때문이에요. 난 왜 세상에 태어났을까요? 날 사랑하는 사람들은 다 나 때문에 울어요."라고 했던 대사입니다. (참고 : 76회 / 5/3(월) 방송분)

  - 이 대사는 혼자 방에서 울고 있는 ‘용구’를 위로하기 위해 용구 방으로 ‘경철 아저씨’(김영호 분)가 들어오는 데, 그때 경철 아저씨를 보면서 용구가 한 말이었어요. 그날 방송 내용은 ‘용구’와의 교제로 ‘필선’이 동생과 싸우고 울어야 했고, 용구의 엄마(맹순 역, 김민경 분)도 필선 동생에게 죄인처럼 욕을 들어야 했어요. 용구네와 가족처럼 지내는 ‘세진’(오영실)이가 용구 대신 나서서 필선 동생과 싸우고, 조카인 오복이(조한준)는 삼촌을 위해 화를 내고 그런 오복이에게 엄마가 다시 화를 내는 상황이었죠. 이런 상황 속에서 가장 슬픈 사람은 용구 본인일텐데 그런 상황에서도 절대 남 탓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을 탓하는 용구를 연기하면서 참 많이 배우고 있어요.

  - 사실 이 장면을 집에서 혼자서 연습할 때 방에서 무척이나 많이 울었습니다. 실제 연기할 때보다 연습할 때 더 많이 울었어요. 제가 우는 건지 용구가 우는 건지 헷갈릴 정도였어요. 하지만 전 어디까지나 용구를 연기하는 연기자이기에 절제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전날 연습하면서 감정을 있는 대로 쏟아낸 후 다음 날 세트장에 갔어요. 이 장면 바로 전이 엄니(김민경)랑 오복이(조한준)가 저 때문에 싸우는 장면이었어요. 당일 두 사람의 대사를 듣자마자 너무 생생하게 아픔과 슬픔이 밀려오고, 경철 아저씨(김영호)가 방으로 와서 안아주시는 데 정말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전날 연습 안 했으면 제대로 연기를 못했을 거예요. 그래서인지 지금도 그날의 감정들이 생생히 기억에 남아 있어요. 

7. 배우 한정호가 매우 궁금해지는 데요. 배우를 업으로 삼게 된 계기와 배우로서 롤모델이 있으시다면 말씀 부탁합니다.
  - 원래는 ‘만화가’가 되고 싶었어요. 미술학도를 꿈꾸며 입시 미술학원도 다녔는데, 무엇인가 저랑은 맞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진로를 찾아야 하나 몇 달간 고민했었어요. 그러다 문뜩 초등학교 시절 학예 발표회 때 ‘김가네 이가네’란 연극을 했던 기억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때 정말 즐겁게 연습했었거든요. 그 기억이 저를 이 길로 이끌었습니다.
  - 훌륭한 선후배 배우님들이 너무 많이 계신데요. 개인적으로는 지금은 하늘에 별이 되신 ‘로빈 윌리암스’를 존경하고 있습니다.

8. 용구삼촌도 어려운 연기인 것 같은데요. 혹시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연기가 있으실까요?
  - 지금까지 해왔던 작품들 모두 쉬운 배역은 없었어요.(웃음) 하지만, 제가 선택할 수 있다면, 극 중 완수 선생님(김정호 분)처럼 따뜻한 교육자, 하지만 숨겨놓은 사연이 있는 그런 역할도 너무 좋고요. 무기력증에 빠진 킬러 역할도 하고 싶어요. 현업에서 은퇴하고 한적한 시골에 내려가서 살다가 순수한 소년 혹은 소녀, 뭐 성인이어도 무관해요. 아무튼 어떤 영향을 주는 순수한 존재로 인해 그 킬러는 마지막으로 본인의 일을 하게 되는 거죠. 생각만으로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9. 개인적으로 <밥이되어라> 종영 후 얻고 싶은 닉네임이 있다면? 앞으로 어떤 배우로 시청자들께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배우로서의 각오)
  - 저와 함께 호흡을 나눴던 모든 배우분들의 연기도 함께 기억되는, 연기뿐 아니라 그 장면이 떠올려지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제 연기로 인해 상대방이 더욱 빛나 보이는 연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상대방이 빛난다면 저 또한 함께 빛나고 있을 테니까요. 앞으로도 시청자분들께 그리고 관객분들께 진정성 있는 연기를 보여드리도록 게으름 피우지 않고 진심을 다해 계속 이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10. 마지막으로 애청자분들게 인사 말씀 부탁합니다.
  - 손목시계의 시간을 흘러가게 하기 위해선 그 뒷면에 수백 개의 부품들이 각자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해야 하죠. 저희 ‘밥이 되어라’라는 작은 세상의 시간을 흘러가게 하기 위해 작가님과 감독님 그리고 많은 스태프분들과 배우분들께서 부단히 온 힘을 다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노력이 따뜻한 밥 한 끼처럼 시청자 여러분께 든든하게 전해지면 좋겠습니다. 끝까지 저희 ‘밥이 되어라’ 사랑해 주세요. 항상 코로나 조심하시고 평안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MBC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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