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강현진 인턴기자] '톡이나 할까?' 번역가 황석희가 출연했다.
카카오TV 오리지널 '톡이나 할까?'는 카톡 인터뷰라는 새로운 포맷을 통해 말 한마디 없는 가운데서도 흐르는 묘한 긴장감과 미세한 감정의 교류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말보다 톡이 편한 1530 젊은 세대들의 감성을 제대로 저격하고 있다.
11일 공개된 '톡이나 할까?'에서 황석희 번역가는 톡터뷰어 김이나와 만나 언어를 다루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끼리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번역과 작사에 대한 다양한 철학을 교류하는 등 이색 톡터뷰를 펼쳤다.
이날 황석희 번역가는 자신만의 맛깔난 언어 스타일로 외화를 번역, 그가 번역한 영화라면 '믿고 보는' 팬들이 생길 만큼 확고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인기 번역가다. 황석희 번역가는 300여 편 이상의 영화 등을 번역하면서 생긴 에피소드와 번역에 대한 자신의 세계관 등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번역에서 표현의 설정이나 말투 등은 모두 극 중에서 어떤 캐릭터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라며 번역을 하는 모든 기준은 '캐릭터'라는 철학을 공개해 관심을 모았다.
뿐만 아니라, 한국어의 존대, 하대가 번역의 걸림돌이라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은 오히려 이를 캐릭터를 드러내기 위해 유용하게 쓰는 경우가 더 많다고 밝혔다.
이어 욕을 번역할 때는 생동감을 살리기 위해서 원어의 발음과 유사한 발음을 가진 단어를 선택하고, 심지어 음절 수까지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고 자신만의 번역 노하우를 전했다.
또, 실제로 화제가 되었던 영화 '데드풀' 번역의 경우, 욕 번역에 대해 오픈된 클라이언트 덕분에 대부분의 욕을 번역할 때 돌려막기 하는 '제길', '망할', '빌어먹을', '젠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에피소드를 공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그동안 다수의 토크 예능 등에서 섭외를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고 밝힌 황석희는 "인지도가 높아져 번역가로서의 수명이 짧아지게 될까 두려워 대중적으로 노출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톡이나 할까?'를 끝으로 더 이상의 예능 활동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해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에 김이나는 "조금 전에 데뷔했는데 바로 은퇴하는 것이냐"며 본인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언어'에 관련된 코너를 같이 하자"며 적극적인 섭외에 나서 웃음을 유발했다.
또한 황석희는 최근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의 미국 매체 인터뷰 내용에 대한 번역 논란과 관련해서도 생각을 밝혔다.
앞서 황석희는 자신의 SNS를 통해 현지에서 영어로 진행된 윤여정 배우의 인터뷰 번역 내용 중 "나는 할리우드를 '존경'하지 않는다"라고 번역된 부분은 "'동경'하지 않는다라고 번역되어야 한다"고 언급해 자칫 오해를 낳을 뻔했던 윤여정의 소감을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이에 대해 한국 영어 교육이 번역이 아닌 독해 위주로 치중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며, 번역 교육이 함께 이루어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한편, 황석희는 영화 '데드풀', '스파이더맨', '보헤미안 랩소디' 등의 번역을 담당했던 국내 영화계의 대표 번역가다.
'톡이나 할까?'는 매주 화요일 낮 12시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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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진 기자 jink0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