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아시안컵 정상 정복에 나서는 조광래호 축구대표팀에 불어닥친 악재는 바로 '박주영 부상'이다. 확실한 공격 자원으로 평가받던 박주영(AS 모나코)이 소속팀 정규 리그 경기 도중 무릎 연골을 다쳐 최소 4주 경기 출장이 어렵게 돼 아시안컵 출전이 좌절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조광래 감독은 안타까워하면서도 이번 대회에 함께 나서는 다른 공격 자원에 대한 신뢰를 잊지 않았다. 그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올해 K-리그에서 가장 많은 골을 터트린 사나이 유병수(인천 유나이티드)였다.
박주영의 공백으로 그야말로 더 큰 책임감과 역할을 갖고 이번 아시안컵에 나서는 유병수가 국제 대회에 통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확실한 대표팀의 공격 자원으로 떠오를지 주목되고 있다. 2년 연속 K-리그에서 10골 이상을 쏘아올렸고, 올 시즌에는 무려 22골을 몰아넣으며 역대 최고 경기당 평균 득점율(0.78골)을 기록한 유병수는 올해 그야말로 거침이 없는 공격수였다. 그랬던 그의 '킬러 본능'이 개인이나 팀 모두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에서 개인에게 첫 국제 대회인 아시안컵에서 빛을 발할 지 눈여겨 볼 일이다.
이렇다 할 대표 경력이 없던 유병수는 올 시즌 맹활약을 바탕으로 지난 10월, 한일전 엔트리에 포함돼 후반 교체 출전하기도 했다. 출전 시간이 짧아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일본과의 라이벌전이라는 큰 경기에 출전해 아시안컵을 앞두고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이후 태극마크를 다는 것에 자신이 생긴 유병수는 제주도에서 열린 전지 훈련 연습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물오른 득점력을 과시하며 가장 두드러진 모습을 보였다. 이를 놓치지 않은 조광래 감독은 그에게 기회를 줬고, 마침내 유병수는 큰 국제 대회에 처음 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당초 박주영의 파트너나 대체 자원 정도로 여겼지만 박주영의 부상으로 유병수의 역할은 그만큼 더욱 커지게 됐다. 자신의 장기인 정확한 골결정력 뿐 아니라 넓어진 활동 반경과 활동량으로 파트너 공격수들과 유기적인 플레이를 통해 도우미 역할을 해내는 것도 필요하다. 단순하게 골만 많이 넣는 것이 아니라 동료에게 결정적인 공격을 돕는 이타적인 플레이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주영의 부상이 대표팀에 큰 악재고, 유병수 개인도 부담감을 안고 대회에 나선 형편이 됐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것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경기 감각, 경험을 키우면서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보여준다면 박주영의 뒤를 이어 차세대 스트라이커로서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K-리그에서만 주목받다 이제서야 대표팀에 갓 서서히 이름을 올리기 시작한 유병수에게 가장 의미있고 기억에 남을 아시안컵이 될 지 주목된다.
[사진= 유병수 (C) 엑스포츠뉴스 DB]
김지한 기자 pres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