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이진 기자] 방송인 유재석이 신인 발굴에 대한 소신을 밝히며 현 방송업계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5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말하는 대로' 특집으로 꾸며진 가운데 유재석이 신인 발굴의 중요성을 강조한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제작진은 유재석의 데뷔 30주년을 기념해 특집을 구성했고, 유재석의 지인들을 섭외했다. 그 가운데 김석윤 피디와 전화 통화가 연결됐고, 김석윤 피디는 "유재석 씨 인생이 바뀌는 순간을 누구보다 빨리 목격한 사람이라고 표현하면 좋을 거 같다"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유재석은 신인 시절 방송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할 때 김석윤 피디가 자신을 믿고 섭외해 줬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더 나아가 유재석은 "제가 김석윤 피디님한테도 그랬다. 다른 방송으로 이직을 하고 갑자기 드라마, 시트콤을 시작하시더라. 예능을 왜 안 하냐고 했다. 김석윤 피디님처럼 신인을 보는 따듯한 분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털어놨다.
유재석은 "평생의 은인을 형으로 생각하고 방송을 열심히 하고 있다. 제 스스로도 저를 포기하려고 했을 때 저를 버라이어티로 이끌어주신 분이다"라며 강조했다.
이어 유재석은 "(과거) 방송을 하려고 가고 있는데 희극인실에 스케줄을 관리하는 분이 있었다. 그분이 전화가 왔다. '오빠 오늘 안 오셔도 될 거 같아요'라고 했다. 김석윤 피디님이 아닌 다른 피디님으로 연출자가 바뀌었던 거다. 내가 '괜찮아'라고 하고 너무 울었다. 캐스팅이 안 된 걸 떠나서 '이 작은 역할조차도 그분은 그렇게 싫은 건가?' 그게 너무 서글펐다"라며 회상했다.
특히 유재석은 "신인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는 이유가 가끔은 답답하다. '나만 이렇게 방송을 하면 되나?', '내 일이 잘 되면 나는 내 역할을 하는 건가?' 내가 코미디 프로그램을 만들 수는 없지 않냐. 그래도 관심을 갖는 것과 아예 안 된다고 덮어두는 건 다르다"라며 소신을 밝혔다.
또 지석진이 게스트로 등장했다. 지석진은 "'런닝맨' 처음 들어왔을 때 무조건 나가야 된다고 했다. 나한테 너무 안 맞았다. 내 개성을 보여야 하고 내 캐릭터를 보여야 하고. 적응을 못 했다. 모든 게 불만이 많았다. 표정도 굳어 있었다"라며 고백했다.
이에 유재석은 "예능은 캐릭터가 중요하기 때문에 석진 형이 특징적이지 않다. 왕코라고 했더니 그날 전화를 했더라. '왕코 안 했으면 좋겠어. 나 싫어. 사람 치부 갖고 그렇게 캐릭터 하고 그런 거 안 했으면 좋겠어. 나 콧볼 줄인 거도 그런 이유가 있잖아'라고 했다. '예능 하려면 캐릭터가 있어야 돼'라고 했더니 '난 싫다니까. 안 했으면 좋겠어'라고 하더라"라며 거들었고, 지석진은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하길 잘했다"라며 못박았다.
유재석은 "여섯 명, 일곱 명이 같이 방송을 시작하면 다 두각을 낼 수는 없다. 두세 명은 뒤처질 수 있다. 그럴 때마다 제작진도 고민이고 당사자도 고민이다. 많은 시청자들이 '재미없다. 빼라. 저러고 출연료를 받냐'라고 한다. 저는 그런 입장이 돼본 적도 있고 그런 프로그램이, 그런 분들이 빛을 보는 것도 봤기 때문에 '그 시기를 견뎌 줬으면 좋겠다' 싶었다. 지석진 씨의 재미를 이제야 시청자들이 알아주시는 거 같아서 기분이 좋다"라며 재차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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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진 기자 leeeeji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