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은 절대 옳지 못했다. 그들의 행동은 모두에게 민폐를 끼쳤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3일(한국시각) 홈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0/21시즌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리버풀과 노스웨스트 더비 경기를 진행하지 못했다.
경기 시작 수 시간 전부터 수천 명의 맨유 팬들이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 집결해 구단주 글레이저 가문의 퇴진을 요구했다.
수천 명의 팬, 그리고 가족 팬들까지 홈구장에 나서며 맨유 팬들 스스로 지난 2주 전 발생했던 슈퍼리그 참가에 반발하는 평화로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시위대는 올드 트래포드 안으로 진입했고 단순히 경기장 안에서 공을 차는 모습을 보였지만 몇몇 팬들은 경기장 기물을 부수고 심판진 중 한 명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를 지켜본 스카이스포츠 해설가 제이미 캐러거는 상당히 놀랐지만, 다행히 그는 스카이스포츠 카메라에 엄지를 치켜들며 괜찮다는 사인을 보냈다.
심판진이 올드 트래포드에 먼저 진입해 경기를 기다리던 상황에서 시위대가 경기장 안으로 진입했고 심판진 중 한 명이 얼굴이 길게 찢어지는 큰 부상을 당했다.
시위대는 또 관중석을 부수고 골네트 위로 올라가고 스카이스포츠 중계진 중 리버풀 출신 제이미 캐러거가 있다는 이유로 그들에게 홍염을 던졌다.
여기에 다른 시위대는 리버풀 선수단이 묵고 있는 호텔에 찾아가 그들이 나오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결국 경기는 연기됐다. 맨유는 성명을 발표하고 현지 당국과 사무국, 경찰과의 논의를 통해 연기를 발표했다. 스카이스포츠는 연기의 결정적인 이유로 시위대의 라커룸 습격을 들었다.
매체는 팬들이 라커룸으로 들어가 코로나19 방역에 큰 우려가 되는 것이 이날 경기 연기의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고 전했다.
맨유 팬들은 2주 전, 구단주의 독단적인 슈퍼리그 참가에 반대했고 구단주는 사과와 함께 슈퍼리그 참가를 철회하겠다고 발표했다.
성명서를 통해 구단주가 사과했지만, 팬들은 시위를 진행했다. 구장 밖에서의 평화로운 시위까지는 용인될 수준이었다. 슈퍼리그에 참가했던 다른 구단 팬들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맨유 팬들은 선을 넘었다. 경기장에 침입해 온갖 난동을 부리면서 리그의 정상적인 일정마저 망쳤다. 모두에게 민폐를 끼쳤다.
이들은 '구단주, 너네는 구단을 돈으로 살 수 있지만, 우리의 영혼을 살 순 없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더러운 영혼이라면 그 누구도 사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1월 6일, 미 대통령 선거의 선거인단 결과를 인증하려던 국회 의사당에 난입한 친트럼프 시위대가 의사당을 점거하는 폭동이 일어났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실패를 부정했다. 트럼트 대통령이 당시 국회의사당 부근에서 지지 집회를 열었고 이에 참여한 시위대는 행진을 하던 도중 국회의사당으로 진입해 4시간 동안 의사당 내에서 난동을 부렸다.
국회는 마비됐고 미국 전역은 충격에 빠졌다. 국회가 시위대에 의해 마비된 상황을 두고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 당선인은 "미국 민주주의가 전례 없는 공격을 받고 있다"고 규탄하기도 했다.
당시의 워싱턴 DC의 상황과 이날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의 상황이 다를 바 없었다. 누구를 위한 시위이며 난동인지 이해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맨유 팬들 역시 자신들이 주장하는 '축구의 민주주의'를 스스로 공격하며 위험천만한 상황을 스스로 자초했다.
대중을 위한 프로 리그를 방해하고 이에 종사하는 이들을 폭행하고 위협을 가했다. 그들은 '50+1'제도를 주장하지만 그들의 주장이 이런 식이라면 다른 집단에게 어떻게 지지를 받을지 의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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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