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보쌈’ 정일우와 권유리의 훔친 운명의 소용돌이가 시작됐다.
지난 30일 방송된 MBN 종편 10주년 특별기획 ‘보쌈-운명을 훔치다’는 전국 시청률 3.1%, 순간 최고 3.9%를 기록했다. MBN 역대 드라마 첫 방송 최고 기록이다. (닐슨코리아 제공, 유료가구 기준)
조선시대 풍습 ‘보쌈’으로 포문을 열었다. 바우(정일우)는 하나뿐인 아들 차돌(고동하)과의 생계를 위해 가리는 일 없이 해왔고, 보쌈은 그 일 중 하나였다. 야심한 밤 그에게 보쌈을 당한 과부(라미란)는 그렇게 연모하는 남자와 함께 살 수 있게 됐다.
시전에서도 ‘개차반’으로 유명한 바우였지만, 당사자간 합의가 없는 보쌈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의뢰자에겐 “새색시 아니라 헌색시라고 구박하면 다시 와서 보쌈해갈 거니까 오순도순 잘 사시라”는 당부를 남기는 등 그는 거친 겉모습과는 다른 심성을 가지고 있었다.
광해군(김태우)의 딸이자 대북파 수장 이이첨(이재용)의 며느리 수경(권유리)은 첫날밤도 치르지 못한 청상과부였다. “옹주자가라고 대접받고 싶은 게냐?”라는 시어머니의 타박을 견뎌야 했고, 바깥 외출도 1년에 딱 하루, 남편의 기일에만 허락됐다. 고고해 보이지만 새장에 갇힌 새처럼 살고 있는 수경에게 유모이자 지금도 곁을 지켜주고 있는 조상궁(신동미), 어린 시절부터 벗이었던 시동생 대엽(신현수)과 고모님인 해인당 이씨(명세빈)는 유일한 그녀의 편이었다.
상원사에서 남편의 기일을 지낸다는 명분으로 밖으로 나올 수 있는 딱 하루의 그날, “바깥 바람 실컷 쐬라”는 해인당 이씨의 배려로 시전 구경까지 가게 된 수경은 소란을 피우고 있는 바우를 목격했다. 웃통까지 벗고 고리대금업자와 다툼을 벌이는 그는 말 그대로 ‘개차반’이었다. 그렇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첫 만남은 상원사로까지 이어졌다. 어떤 사연인지 어머니, 누이와 떨어져 지내는 바우는 아버지 기일에 맞춰 상원사를 찾았고 제사조차 지낼 수 없는 처지를 서러워하며 상념에 빠져 있었다. 그 난리를 치던 짐승 같은 모습과는 달리 측은해 보이는 바우에게 수경은 눈을 떼지 못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진짜 문제적 첫 만남은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 이뤄졌다. 일을 받아온 동무 춘배(이준혁)가 취기 때문에 보쌈해야 할 과부의 집을 착각했고, 소복을 입고 있는 수경을 그만 목표로 착각한 것이다. 그런데 그녀를 데려가야 할 곳에 문제가 생겨, 집으로 데려오고 말았는데, 이튿날 의뢰한 자가 급살을 맞아 죽었다는 소식까지 접했다. 일이 꼬여 골치가 아픈 바우와는 달리, 차돌은 드디어 아버지가 엄마를 보쌈해왔다는 생각에 설레어 했다.
급기야 손도 대지 말라는 바우의 눈을 피해 자루를 열었고, 그녀가 상원사에서 봤던 옹주라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바우는 아버지를 타박하며, “몰랐어? 이 아줌마 공주 마마야”라는 차돌의 말을 듣고 그대로 주저 앉았다. 한치의 물러섬 없이 그를 노려보는 수경의 눈빛은 임금의 딸을 보쌈해온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 만 바우 앞에 닥쳐올 위기를 예고하고 있었다.
수경과의 악연과는 달리, 바우와 대엽의 첫 만남은 벗의 인연으로 시작됐다. ‘해결꾼’으로도 돈을 벌었던 바우는 기방에서 발생한 성균관 유생들의 다툼을 해결하러 나섰다. 양반의 옷을 입고 ‘권주가’를 읊는 바우는 시전에서와는 달리 말끔하고 유식한 양반가 자제 그 자체였다.
그의 자유로운 영혼과 유연한 재주에 반한 대엽이 “그대가 마음에 들어 벗을 맺고 싶어 그러오”라고 청할 정도였다. 앞으로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호기심을 높인 대목이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MBN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