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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이름으로' 안성기가 그리는 5.18의 아픔 "진정성 느껴" [종합]

기사입력 2021.04.28 16:26 / 기사수정 2021.04.28 16:26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당시의 책임자들은 왜 반성하지 않을까, 그 물음에서 시작됐다." 

28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감독 이정국)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안성기, 윤유선, 이세은, 이정국 감독이 참석했다. 

'아들의 이름으로'는 1980년 5월 광주에 있었던 오채근(안성기 분)이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반성 없는 자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 5.18 민주화운동을 그린 최초의 장편 극 영화 '부활의 노래'(1990) 이정국 감독이 5.18 민주화 운동 41주기를 맞아 선보이는 작품이다. 

이날 이정국 감독은 "30년 만에 광주 이야기로 영화 인생 2막, 새로운 데뷔작으로 만나게 돼 반갑다"고 인사를 건넸다. 안성기는 "벌써 촬영한 지 2년이 가까운 일이 됐다. 원래 작년에 개봉하려다가 코로나19 때문에 올해로 넘어오게 됐다. 이렇게라도 볼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유선은 "좋은 선배님과 오랫동안 준비한 감독님, 후배들과 좋은 작품 찍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고, 이세은은 "오랜만에 작품에 복귀하게 됐다. 쟁쟁한, 말로 설명이 필요 없는 존경하는 선배님과 촬영하게 돼 영광이었다"고 개봉 소감을 전했다. 

이정국 감독은 왜 '아들의 이름으로'를 만들었을까. 그는 "제 데뷔작은 영화 시작할 때 쯤이라 만들고 부끄러웠다. 그러던 차에 10년 전부터 광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수 많은 광주 5.18 증언록을 들으면서 다시 한 번 언급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특히 현재의 관점에서 광주의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었다. 저도 아쉽고 분노했던 지점이 '당시의 책임자들은 왜 반성하지 않는가'였다. 그 마음에서 출발했다. 이 영화를 찍기 위해 많은 자료를 보고 공부했다"고 밝혔다. 

안성기가 반성 없이 살아가는 자들에게 복수를 결심한 아버지 오채근 역을, 윤유선이 광주의 아픔을 다시금 일깨우는 진희 역을, 박근형이 오채근의 복수의 대상인 박기준 역을 맡는다. 그리고 오랜만에 스크린에 얼굴을 비추는 이세은이 오채근의 비밀을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인 세미 역에 분한다. 

안성기는 "작품이 갖는 진정성, 완성도가 있으면 당연히 한다. '아들의 이름으로'도 역시 그런 느낌이 제게 왔기 때문에 참여하게 됐다"며 "그 어떤 감정들이 쌓여가지 않으면 설득력이 없고 감동도 없을 것 같았다. 한신한신 찍어나가면서 그런 감정들을 쌓아가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화려하지 않지만 노장의 관록이 묻어나는 액션신에는 "평소에 체력관리를 해서 괜찮았다. 액션 신은 짧지만 상당히 중요한 신이라고 생각했다. 임팩트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나름 했는데 괜찮았는지 모르겠다. 괜찮았기를 간절히 바란다. 감사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진희 역의 윤유선은 "실제로 아픔 속에서 계속 살 수는 없지 않나. 광주 분들을 실제로 만나뵈니 흐르는 물처럼, 자연에 순응하듯이 오히려 밝고 살게 계시더라. 그 안에 아픔이 있어서 더 정도 있고 배려하는 마음이 큰 걸 느꼈다. 저 또한 어둡게 표현하려고 하지 않으려고 했다. 밝고 삶을 살아내는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세미 역의 이세은은 '아들의 이름으로'로 복귀한 배경에 대해 "제가 선택했다기 보다 선택된 것 같다"며 "주제가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한 편의 소설처럼 스토리에 힘이 있다고 느꼈다. 또한 거창하기 보다 세세한 일상을 보여주면서 인물을 터치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점들이 매력있게 다가왔다"고 털어놨다. 

5.18 민주화항쟁이 낯선 젊은 세대들에게 당부도 전했다. 안성기는 "약 40년 전에 부끄러운, 기록적인 일이 있었다. 관심 있는 사람은 찾아보겠지만 일반적으로는 하나의 역사적인 사건으로만 알고 지낼 것 같다. 그 아픔, 고통은 아직까지도 이어져오고 있고, 이것은 어떻게라도 짚고 또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젊은 층이 그런 몫을 가져야겠다. 반드시 기성 세대만의 몫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영화를 통해서 많은 관심을 갖고 함께 남아 있는 아픔과 고통을 이겨내도록 해야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윤유선은 "제가 함부로 교육까지 말하기는 어렵지만, 사실 저도 몰랐고 지금의 젊은 친구들이 학교 교육을 받아서 역사의식을 갖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역사를 알고 관심을 가져야 앞으로의 희망이 생기는 거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몰라서 서로 미워하고 오해하고 극단적인 감정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벽들이 허물어지려면 우리 젊은 친구들이 기성 세대들의 갈라져 있는 과정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한편으로는 우리 광주 분들은 너무 억울하실 것 같다. '왜 우리만 오해와 상처를 받고 살아가야하나'라는 생각이 있을 것 같다. 젊은 분들이 영화를 보고 조금 더 알고 서로의 상처를 어우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저희 어른들이 못한 사과와 용서를 하면서 하나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세은은 "제가 80년 생이다. 5.18이 일어난 해에 태어났다. 극중 역할 세미처럼 채근과 진희보다는 간접적인 세대, 잘 알지 못하는 세대다. 영화를 통해서 제가 느꼈던 건 당시의 어떤 장면을 재연한다기보다 그 분들이 어떻게 살고 있나였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우리 세대와 후배 세대들이 조금 더 느끼는 부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아들의 이름으로'는 오는 5월 12일 개봉 예정이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엣나인필름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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