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소녀시대 멤버로 인기를 누린 가수 티파니 영이 이번에는 록시 하트의 옷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섹시함과 사랑스러움, 코믹과 순수함까지 록시 하트의 다양한 매력을 소화하는 그의 얼굴에 시종 즐거움이 엿보인다.
티파니 영은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뮤지컬 ‘시카고’의 록시 하트 역에 발탁돼 화제를 모았다. 최종 오디션에 합격했을 당시 눈물을 흘렸단다.
"울었어요. (웃음) (소녀시대 멤버) (최)수영에게 전화했어요. 수영과는 영화를 보러 다니거나 캐릭터 분석을 하며 대화를 많이 나누거든요. 오디션을 볼 때도 제일 먼저 얘기한 멤버였어요. 최종 오디션에 들어가기 전 이틀의 시간이 남았을 때 수영의 친언니인 최수진 배우 언니도 도와줬어요.“
옥주현 선배님도 흔쾌히 응원해주고 도와주셨어요. 옥주현 언니가 2009년에 '시카고'를 할 때 멤버들과 보러 갔었거든요. 지금 제가 언니 나이여서 색달라요. 워킹부터 손끝까지 많은 팁을 미리 알려주셨어요. 걸그룹 춤과 밥 파시의 춤은 너무 다르다며 워킹부터 숨 쉬는 것까지 자세히 봐주셨죠. 선배들의 좋은 기운과 엄격한 레슨을 받으면서 했어요. 합격한 뒤 도와줬던 선배들이 떠오르더라고요.”
공연을 직접 본 멤버들의 칭찬과 응원도 큰 힘이 됐다.
“힘과 에너지를 주는 사람들은 멤버들인 것 같아요. 어제(18일)도 멤버들과 좋은 시간을 보냈죠. 엇박(억박자)으로 춤을 추는 걸 보고 효연이 감동했대요. 티파니 댄서 해도 되겠다면서요. 효연이가 얘기해줘서 최고의 칭찬이었어요. ‘춤’ 하면 효연인데 ‘티파니가 드럼에 맞춰 엇박으로 추는 걸 보고 너무 감동했다고요. 피, 땀, 눈물이 담긴 무대라며 공연 끝나자마자 BTS의 ’피땀눈물‘을 부르더라고요.”
록시 하트는 정부 프레드 케이슬리를 살해한 죄로 교도소에 들어와 벨카 멜리의 인기를 빼앗는 코러스 걸이다. 연기, 춤, 노래 모두 완벽하게 해내야 하는 캐릭터다.
"'시카고'는 브로드웨이에서 처음 본 작품이기도 하고 한국에서 다시 봤었어요. 언젠가 30대가 되면 나도 할 수 있을까 하며 꿈에 그리던 작품이었죠. 대본 속 시대를 분석하고 공부했어요. 마치 학생처럼 '시카고'를 정말 많이 팠죠. 1920년대 '시카고'의 사진을 검색하고 '이 도시를 걸어 다니며 이 대사를 하겠지'라는 식으로 디테일하게 파고들었어요. 춤도 미리 찾아서 오디션에서는 다 외워 보여줬고요. 다른 배우들 사이에서 '파니는 공부를 많이 해왔대'라는 소문이 나기도 했더라고요. 춤, 노래는 당연히 준비했고 그런 백그라운드와 디테일을 신경 쓰려고 했어요.”
록시는 살인을 저지르고 이를 이용해 스타를 꿈꾼다. 어떻게 보면 뻔뻔하고 얄밉다. 티파니 영은 록시의 순수한 면에 초점을 맞춰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만든다.
"록시는 제일 인간적이고 순수해요. 처음부터 야망녀가 아니라 이런 사건이 벌어지고 선택을 하면서 본능 안에 있는 야망을 깨어가는 록시를 표현하려고 했어요. 첫 장면부터 한 신 한 신 록시의 선택으로 인해 순수한 면도, 화나는 면도 나와요. 다양한 감정을 보여주려고 했어요.
연출님이 제 성격을 보고 순수한 록시를 많이 강조해줬어요. 멋을 부리거나 웃기거나 욕심을 부리려고 하면 ‘NO, NO, NO, NO, 다시 원래 대로’라고 디렉션을 해주셨어요. ‘켈리 씨 뭐 하나 물어봐도 될까요?’라는 대사도 아무 생각없이 벨마 켈리를 만나서 출구를 찾은 것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아무 생각 없이 물어보라고 하셨죠.”
‘시카고’에 실력으로 당당하게 합류한 티파니 영은 30대 커리어, 또 첫 주연작을 ‘시카고’로 열 수 있어 행복하다며 미소 지었다.
“‘시카고’의 매력은 어덜트(Adult:성인)하다고 생각해요. 감히 20대에 도전할 수 없는 작품 같았어요. 그래서 더 버킷리스트, 꿈에 그리던 작품이었죠. 아직은 걸그룹 이미지가 있는데 저 나이 좀 있어요. (웃음) 다들 되게 어린 줄 알더라고요. 뮤지컬 작품 중에 좋은 게 많으니 다른 걸그룹 친구들도 도전해냈으면 좋겠어요. 미국에 가서 연기 공부를 조금 더 집중적으로 했고 곡 작업을 하면서 대본에 대한 이해력이 넓어졌어요. 내 목소리와 모든 게 악기라고 생각하며 임하게 돼요. 지금 록시를 만나서 너무 즐거워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박지영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