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엄태구가 '낙원의 밤' 박훈정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14일 온라인을 통해 영화 '낙원의 밤'(감독 박훈정)의 주인공 엄태구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낙원의 밤'은 조직의 타깃이 된 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엄태구는 상대 조직의 타깃이 돼 그들을 피하기 위해 낙원의 섬 제주로 가게 된 범죄 조직의 에이스 '태구' 역을 맡아, 유일한 혈육인 삼촌과 함께 제주도에 살고 있는 시한부 '재연' 역의 전여빈과 호흡을 맞췄다.
'낙원의 밤'은 지난해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한국 영화로는 유일하게 초청됐다. 당초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었으나 코로나19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지난 9일 넷플릭스에서 공개했다.
이날 엄태구는 "극장에서 큰 화면과 (좋은) 사운드로 다같이 모여서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은 크지만 넷플릭스를 통해 여러 나라에 공개할 수 있어 굉장히 신기하다"며 "다른 나라의 반응들이 무척 궁금하다"고 말했다.
엄태구는 '낙원의 밤'을 통해 큰 제작비가 투입된 상업 영화로는 처음으로 메인 타이틀롤을 맡았다.
그는 "감독님이 모험하시는 것 같다고 느꼈다. 현장에서 '밀정' 때가 자주 생각났다. 왜 '밀정'이 떠오르지 했는데 김지운 감독님이 모험을 하셨기 때문인 것 같다. 당시 하시모토 역할에 저를 믿어주셨기에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낙원의 밤' 저를 믿고 캐스팅해주신 감독님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캐릭터를 위해 9kg를 증량했다는 비하인드도 전했다. 엄태구는 "목표는 10kg였는데 살이 잘 안 찌고 잘 빠지는 체질이라 고생했다. 어떻게든 찌워보려고 보충제를 많이 먹었는데 다행히 보충제가 효과가 있어서 9kg를 찌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조폭 영화 특성상 주변에 건장한 캐릭터들이 많았던 탓에 9kg 증량 효과가 덜했다는 질문에는 "제게 주어진 시간이 딱 두 달이었다. 두 달 동안 재활 운동과 보충제를 먹어서 최선을 다했다. 다만 시간이 있었으면 더 할 수 있었을 것 같다"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전여빈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엄태구는 "'밀정' 때 잠깐 본 적이 있었지만 만나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며 "예전에 '죄 많은 소녀'에서 연기 괴물이 나타났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었다. 누가 어떻게 연기했길래 연기 괴물이라는 호칭을 얻었는지 궁금하더라. 이후 영화를 봤는데 그 표현이 딱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훈정 감독님이 항상 전여빈 배우와 제게 맛있는 걸 많이 사주셨다. 친해지고 나서 '연기 괴물'이라고 말했는데 전여빈 배우는 장난친다고 생각하더라. 그런데 저는 진심이었다"며 "함께 연기하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낙원의 밤'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생각해보게 됐다는 엄태구는 이날 오전 방송된 SBS 파워FM '박하선의 씨네타운'에서 말한 '결혼 발언'을 다시 한번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라디오에서) 결혼 생각이 있냐는 질문을 해주셔서 결혼하고 싶다, 결혼 생각이 있다고 대답했다"며 "저 역시 결혼을 하고 가정이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막연히 든다"고 웃음을 지었다. 이어 이상형에는 "나중에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그분이 이상형이다'는 대답을 하고 다녔다"며 "결혼하면 좋을 것 같다"고 거듭 강조했다.
영화 '가려진 시간'을 연출한 친형 엄태화 감독에 대한 이야기도 덧붙였다. 엄태구는 엄태화 감독이 '낙원의 밤'을 보고 어떤 말을 해줬냐는 질문에 "서로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부족한 점도 말해주지 않고, 뭘 물어보면 '괜찮았어 재밌던데' 이 두 마디로 끝낸다. 뒤에서 (저에 대해) 무슨 말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거 너무 좋았어, 이 부분은 조금 그렇지 않아?'라고 자세하게 말하지 않는다. 서로 낯간지러워하는 스타일이다. 저도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낙원의 밤'은 배우 엄태구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그는 "표면적으로는 예산이 많은 영화에 첫 주인공을 한 작품일 것 같다. 어떻게 남을지는 2,3,4,5년 이 지난 후 명확히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고 수줍게 답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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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