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5.12 03:43 / 기사수정 2007.05.12 03:43
한국축구의 저변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선수들의 얘기가 아니고 팬들의 저변, 전문가들의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엑스포츠뉴스는 축구에 있어 비주류가 될 수 있는 여자들과 앞으로 달콤.살벌.미묘한 축구 이야기를 (달.살.미 TALK!)나눠보고자 한다.
그 첫 번째 난상토론에는 김경주기자, 김민숙기자, 장지영기자가 참여를 했다. 남자 중심의 축구문화에 친절한 여기자들이 태클을 건다. [편집자 주]
앞으로 만날 세 사람이 바로 그녀들이다.
대구FC에 정통한 장지영 기자는 만나자마자 대구FC의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장지영 기자는 "일단 대구FC의 컵대회 플레이오프 진출이 쉽지 않을 듯 보인다."며 대구FC에 대한 거침없는 분석을 쏟아내었다.
이내 마침내 세 여기자가 모였다. 이내 그녀들을 바라보는 내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여기자들이 바라보는 한국축구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 했던 필자의 생각이 커다란 오해였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녀들 중 누군가의 입에서 나온 "여자라도 다 같지 않다."는 말이 내 머릿속을 어지럽게 한 주역이 됐다. 그 순간 필자는 여자를 인터뷰하는 것이 아닌 여기자 세 사람을 인터뷰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
김경주 기자, "발소리만 들어도 어떤 선수인지 알아요."
그녀들은 축구가 왜 좋을까. 그래서 물어봤다. 축구를 생각하면 무엇이 제일 먼저 생각나냐고. 김민숙 기자는 "잔디, 잔디 냄새가 너무 좋다. 잔디 냄새와 함께 축구를 하는 선수들이 모습이 상상된다."고 대답했고, 김경주 기자는 "선수들의 발소리, 선수들의 발소리만 들어도 어떤 선수인지 맞힐 수 있다. 선수들이 뛰면서 울리는 발소리가 좋다"고 말한다.
장지영 기자는 "난 그냥 축구, 축구 그 자체가 생각난다."며 왜 축구 말고 다른 걸 생각해야 하냐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장지영 기자, "축구장에서 호흡을 하면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여자 기자들이 축구를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은 어땠을까. 김경주 기자는 "덩치 좋은 사람들이 뛰는데도 공간이 남는구나", 김민숙 기자는 "농구 골대보다 훨씬 크고, 골대도 항상 그 자리인데, 왜 골이 잘 들어가지 않을까?"라는 게 축구에 대한 첫인상이란다.
가장 생각이 철학적인 장지영 기자는 "내가 숨을 쉬고 있고, 이 공간이 함께 호흡한다"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이유가 궁금해서 묻는 기자에게 장지영 기자는 마치 데카르트의 말처럼 "축구장에서 호흡을 하면서 내가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라고 대답했다.
김민숙 기자, "앞으로의 계획? 없어요. 마음이 떠날 때까지."
그녀들과 한창 대화를 하다 보니 그녀들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졌다. 우선 이들의 축구사랑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궁금해 뜬금없이 그녀들에게 물었다. 언제까지 축구장을 찾을 것이냐고.
필자의 바보 같은 질문이 그녀들은 피식 웃으며 한마디씩을 던졌다. “좋아할 때 계획을 가지고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라고 김민숙 기자는 내게 반문했고, 장지영 기자는 "축구는 내 호흡이라니까?"이라며 언성을 높였다.
또한, 김경주 기자는 "1년에 수없이 '축구는 인제 그만'이라고 다짐하지만 제 달력에는 제일 먼저 축구 일정이 기록돼요. 저도 언제까지 계속 취재하러 다니게 될지 모르겠어요."라고 대답했다.
그녀들과 대화를 마칠 때쯤 정신이 어질어질 해졌다. 그녀들의 주옥같은 말을 저장했던 수첩을 열어야만 그녀들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할 수 있을 정도다.
이제부터 엑스포츠뉴스는 여기자 특유의 달콤하고 살벌하고 묘한 축구이야기를 매주 마다 연재해 그녀들만의 글을 소개하려 한다.
[정리=엑스포츠뉴스 박내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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