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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라이어' 조찬형 "나와 너무 다른 바비役, 이젠 즐거워"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1.04.14 11:00 / 기사수정 2021.04.13 15:2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두 집 살림을 하는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는 택시기사 존 스미스의 거짓말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웃음을 유발한다. 연극 ‘스페셜 라이어’는 레이 쿠니(Ray Cooney)의 희곡 ‘Run for Your Wife’를 번역 각색한 작품이다. 서로 속고 속이며, 거짓이 진실이 되는 반전 속에 톱니바퀴처럼 완벽한 웃음의 조건을 갖춘 희극이다.

배우 조찬형은 바비 프랭클린 역할을 맡아 적재적소에서 열연하고 있다. SNS에 “공연장 가는 날이 제일 설레는 요즘”이라고 적을 정도로 무대에 서는 게 즐겁단다.

“처음에는 시행착오가 있었어요. 바비 캐릭터가 제 성격과 너무 다르거든요. 닮은 구석이 너무 없어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고민이었어요. 그런데 풀어내기 시작하면서 재밌어지기 시작했고 관객 앞에 서는 게 재밌더라고요. 요즘은 무대에 오르는 일이 너무 즐거워요.” 

바비 프랭클린은 ‘스페셜 라이어’ 이야기의 열쇠이자, 정체를 알 수 없는 캐릭터다. 대소동 중에서도 페인트 타령을 하며 바쁘게 아랫집을 왔다 갔다한다. 이상한 듯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인물이다. 실제 성격과 180도 다른 바비 캐릭터를 어떻게 이해하려고 했을까.

“남자들도 놀랐을 때 ‘어머 깜짝이야’라고 하잖아요. 이런 리액션은 많은 사람이 하는 것이지만 평상시의 바비 성격은 닮기 쉽지는 않죠. 제가 시골 출신이어서 감정 표현을 크게 하는 부분이 부담스러웠어요. 무대에서 할 때도 처음에는 많이 낯설더라고요. 

사실 바비란 인물이 무례할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사람들에게 친절한 걸 수도 있어요. 성향은 친절하고 착한데 아랫집에 페인트로 인한 피해가 올까 봐 급하게 뛰어온 거예요. 사람들의 상황은 모른 채로요. 제가 생각하는 바비는 착하고 많은 사람을 배려해요. 존 스미스가 신문지를 먹을 때 그가 당황스럽지 않게 말하려고 ‘식사 중이구나’라고 하는 거죠. 여기에 맞게 목소리 톤이나 몸짓 등도 연구를 해서 더 디테일하게 하려고 했죠.”

극 중에서 성 소수자인 바비 프랭클린은 하이톤의 목소리와 과장된 행동을 보여준다. 1980년대에 처음 선보인 연극이어서 성 소수자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점철된 캐릭터이긴 하다.

“제 목소리로도 한번 해보고 하이톤으로도 해봤어요. 소동극인데 제 목소리로 바비가 나오니 극이 차분해지고 관객이 숨을 죽여 보더라고요. 조금 더 밝고 명료한 목소리로 내려고 하죠.”

처음에는 어떤 역할인지 모른 채 바비 캐릭터를 맡아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다행히 선배 배우들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됐다.

“테이 씨가 이 연극 해볼래? 라더라고요. 무대에 동경이 있었고 (오)대환이 형, 민교 형 등 선배들과 놀아보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바비 역할인지 몰랐어요. 오대환 선배님이 한다고 해서 묵직한 역할일 줄 알았는데 대본을 보니 망했다 싶었죠. (웃음) 내가 어떻게 해야 하지 라는 생각으로 밤새 고민하고 연습도 하루도 안 빠지고 선배들에게 조언을 얻었어요. 오대환 형이 많이 도움 됐어요. 대환이 형의 연기를 많이 봤거든요. 너무 좋은 선배들이 계셔서 한마디 건네주는 게 피와 살이 됐어요. 바비 역할이 아니더라도 앞으로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오대환, 홍석천과 트리플캐스팅됐다. 각기 다른 개성을 보여주는 가운데 조찬형 역시 차별화된 매력을 발산한다. 

“연기적으로 홍석천, 오대환 형보다 낫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대신 저는 패기가 있고 젊음이 있어요. (웃음) 젊음 안에 생동감이 있다고 할까요. 셋 다 너무 달라요. 다른 배우들도 그렇고요. ‘스페셜 라이어’가 오래 사랑받은 연극이니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어요. 너무 많은 분들이 거쳐왔기 때문에 비교도 되잖아요. 이전에 해온 배우들에게 누가 되면 안 되겠다 싶더라고요.

바비는 이 연극의 큰 도구 같아요. 포인트에 적절하게 나와 주고 들어가죠. 대본을 자세히 볼수록 진심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계속 읽어봐도 재밌고 어떻게 연기할지 그려보니 무대에 오르는 게 너무 재밌어요. 좋은 공연을 할 수 있게 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큰 에너지를 받아요. ‘스페셜 라이어’를 통해 앞으로도 배우로 나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좋죠.”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박지영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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