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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 소재"…'어른들은 몰라요' 이유미·안희연 그린 10대들의 유산 프로젝트 [종합]

기사입력 2021.04.06 18:50 / 기사수정 2021.04.06 18:16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박화영' 이환 감독이 '어른들은 몰라요'로 10대 낙태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6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감독 이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이유미, 안희연, 신햇빛과 이환 감독이 참석했다. 

'어른들은 몰라요'는 가정과 학교로부터 버림받은 10대 임산부 세진(이유미 분)이 가출 4년 차 동갑내기 친구 주영(안희연)과 함께 험난한 유산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에 초청돼 한국영화감독조합 메가박스상, KTH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2018년 장편 데뷔작 '박화영''으로 10대 가출팸의 리얼한 생존기를 담아냈던 이환 감독은 '어른들은 몰라요'를 통해 유산을 하고 싶어 하는 10대 임산부의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그려내며 또 한 번의 파격적인 문제작을 선보인다.  

이날 이환 감독은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주인공 세진 역시 이기적이며 독선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인물이다. 이 시나리오를 처음 생각했을 때는 대한민국 사회가 낙태 찬반으로 떠들썩했을 때였다. 저 역시 토론회를 찾아보면서 '나는 찬성인가 반대인가' 생각해 봤다. 조금 더 깊이 있게 찾아봤는데도 개인적으로 답을 내리지 못했다. 이 영화를 찍고 완성할 때까지도 그랬다. 이 화두를 영화로 옮겨 관객들과 토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신예 이유미가 '박화영'에 이어 10대 임산부 세진 역을 연기했고, EXID 하니 안희연이 동갑내기 가출 청소년 주영 역으로 데뷔 첫 스크린 데뷔에 나섰다. 신햇빛은 세진의 동생 세정 역으로 극의 중심을 잡았다. 

이유미는 "'박화영' 때 세진이라는 캐릭터를 너무 좋아했다. 연기하면서 재밌게 느꼈던 것 같다. 감독님께서 세진이를 중점으로 영화를 찍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이 친구 왜 이러나' 싶었다. '어른들은 몰라요'라는 제목을 보고 '내가 어른이라서 모르는 건가' 싶은 거다. 세진이가 궁금해졌고 세진이가 돼서 알아보자는 생각을 했다. 호기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니 안희연은 적나라한 욕설과 담배 등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선보인다. 안희연은 "당시에도 지금도 현재를 중요시하게 생각하려는 편이다. 그때는 이 영화를 찍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미지에 대한 걱정은 안 됐다. 다만 '연기를 안 해봤는데, 또 어려운 신이 많은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더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환은 감독이면서 세진과 주영의 유산프로젝트를 돕는 재필을 연기해 눈길을 끌었다. 안희연은 "이 영화를 찍을 때 연기가 정말 처음이라 아무것도 몰랐다. 이환 감독님은 영화를 찍기 전에 워크샵을 진행한다고 하더라. 두 달 동안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주셨다. 연습할 때 감독님이 재필 역을 해주셨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뒤늦게 진짜로 재필 역을 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내가 주영 역할을 더 잘 해낼 수 있겠다 싶더라. 감독님도 배우들에게 더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 출연을 결정했다고 하더라. 주영은 재필이랑 붙는 신이 정말 많았다. 감독님이 저를 오롯이 파악하고 무너뜨렸다"고 웃음을 지었다. 

이어 이유미는 "감독님이면서 배우로 함께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처음엔 어떻게 해야 하지 생각했는데 감독님은 너무 아무렇지 않게 스스로 재필 역을 하면서 '컷, 오케이'를 하더라. 너무 자연스러웠다. 나중에는 익숙해지니까 같이 연기를 하다가도 감독님이 되는 게 당연한 분위기가 됐다. 또 감독님이 원래 배우를 하셨던 분이다 보니 연기를 할 때 받쳐주려고 하셨고 도움이 많이 됐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올라오는 감정도 존재했다. 새로운 경험이면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환 감독은 신햇빛이 연기한 세진의 동생 세정 역할이 가진 의미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 영화는 1차원적으로 생각했을 때 좋게 말하면 결핍, 나쁘게 말하면 굉장히 비정상적인 사람들이 나온다. 어른들이 존재하지만 어른답지 못하고, 10대들도 비정상적이고 결핍이 있다. 어떤 의미로 보면 세정이는 나이보다 훌쩍 커버린 비정상적인 면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가장 정상적이고, 어른들도 모르는 해답, 이 일을 겪고 있는 아이들도 모르는 해답을 알고 있는 역할이다. 구원이라고까지 말하고 싶지 않지만 가장 평정을 유지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세정이 이 영화에서 중요하고 좋은 영향력을 끼치지 않나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이환 감독은 "바쁘고 어려운 이 시간을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실까 굉장히 궁금하다. '재밌게 보셨나요'라고 선뜻 이야기하기 어려운 영화다. 다만 가슴속에 질문을 하나씩 가져갈 수 있고, 어느 순간 생각나서 곱씹게 된다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영화가 '세다'고 하시는데 '세다'와 비례하는 건 '여리다'라고 생각한다. 센 부분을 1차원 적으로 보지 말고 그 이면에 있는 인물의 여린 감정을 느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어른들은 몰라요'는 오는 15일 롯데시네마에서 개봉한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리틀빅픽처스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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