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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년 전 오늘의 XP] '바람의 아들' 이종범, 눈물로 전한 은퇴 기자회견

기사입력 2021.04.05 07:00 / 기사수정 2021.04.05 10:41



본 기획 연재에서는 연예·스포츠 현장에서 엑스포츠뉴스가 함께한 'n년 전 오늘'을 사진으로 돌아봅니다.

[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2012년 4월 5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바람의 아들' 이종범이 은퇴 기자회견을 열어 소감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종범은 2012 시즌을 앞두고 현역 생활을 계속 이어나가는 듯 했으나 개막전 엔트리 제외 통보와 함께 플레잉코치직을 제안 받았다. 하지만 이종범은 은퇴를 결정, "구단이 은퇴식과 영구 결번을 결정해 준다면 감사히 받겠다”면서도 코치연수와 연봉보전은 정중히 거절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날 이종범은 "이제 내 이름 뒤에 '선수'라는 말을 붙이지 못하게 됐음을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운을 떼며 "그동안 분에 넘치는 많은 사랑을 받았고 그 힘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갑작스런 은퇴 선언으로 모두가 놀랐을 것이다. 본인 역시 외롭고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 하지만 여러분들께 분명히 해야할 것이 한가지있다. 은퇴 결정은 절대 갑작스럽게, 충동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종범은 "모든 것을 불태웠던 삶이기에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타이거즈에 들어오기 위해 야구를 했던 시절이 있다. 해태 유니폼을 입었을 때 정말 기뻤다. 또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은퇴할 수 있었기에 감사했다. 은퇴는 내 선택이다. 괜한 오해로 다른 사람이 상처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또한 모든 이들의 따뜻한 배려가 있었기에 이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 “지금까지 많은 감독님들을 모시면서 선수생활을 했다. 감독님들께서 어떻게 선수들을 지도하고 관리하는지 배워왔다. 그 분들의 장점만 살려 좋은 지도자가 되도록 하겠다. 선수와 코치, 구단의 마음을 잘 아는 인간미가 있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기자회견 내내 담담한 모습이었지만 가족 이야기에 끝내 참았던 눈물을 흘리며 "슬럼프가 찾아왔을 때 가족이 없었다면 극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홈런타자가 아닌 팀에 득점이 필요한 선수였기 때문에 1994년에 기록한 최다 도루 84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도루를 하면서 실패도 했지만 그 속에서 인생을 배웠다. 아들(이정후)도 야구를 하고 있는데 정후가 잘해서 그 기록을 깨줬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종범은 광주제일고를 졸업하고 1993년 해태 타이거즈(현 KIA 타이거즈)에 입단, 첫 시즌부터 한국시리즈 MVP에 등극했다. 1994년 타율 0.393 19홈런 77타점 84도루 196안타를 기록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호타준족의 대명사가 되었다. 1997시즌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뒤 이듬해 일본 프로야구(NPB) 주니치 드래곤즈로 이적했다. 

하지만 일본에서 팔꿈치 부상으로 고전하다 2001년 한국으로 돌아와 KIA에 복귀한 뒤 2002년, 2003년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2009년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MVP를 수상하는 등 KIA의 10번째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KBO에서 16시즌 통산 1706경기 출장해 타율 0.297 1797안타 194홈런 510도루 730타점 1100득점을 기록했다. 





2012년 5월 26일 광주 LG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은퇴식을 치르고 정든 그라운드와 작별을 고한 이종범은 그해 김응용 감독의 부름을 받아 한화 이글스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19년 LG 트윈스 2군 총괄 코치를 지낸 뒤 1년간의 일본 연수를 마치고 돌아와 올 시즌 LG 1군 작전 코치를 맡았다. 

jypark@xportsnews.com

박지영 기자 jy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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