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조은혜 기자] "내일 일어나 봐야 알겠지만, 아직까지는 기뻐서 그런지 괜찮습니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손가락 부상에도 '붕대투혼'을 펼치며 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끌었다.
흥국생명은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기업은행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0(25-12, 25-14, 25-18)으로 승리했다. 지난 22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손가락 부상을 당한 김연경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격성공률 59.45%로 23점을 올리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경기 후 김연경은 손가락 상태에 대해 "트레이너분이 테이핑을 잘 해주셔서 괜찮았다. 모든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정도의 통증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하며 "우리가 많은 일이 있었는데 이겨내고 챔프전까지 올라간다는 게 같이 경기를 뛰는 선수지마 정말 감동적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12년 전, 정규시즌 우승 팀이었던 GS칼텍스를 꺾고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재연할 수 있을까.
▲포스트시즌에 들어오면서 선수들과 다같이 '끝까지 간다'로 슬로건을 정했다. GS칼텍스가 오히려 부담을 가지지 않을까. 도전자 입장으로 할 생각이다. 조금 더 어렵게, 바짓자락을 끌어내리는 느낌으로 해보려고 한다.
-선수들이 오래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던데.
▲플레이오프를 하면서 매번 미팅을 한 시간 넘을 정도로 모든 선수들이 열성적으로 했다. 전력분석을 너무 잘해주셔서 공부도 되게 많이 했고, 그래서 잘 맞아떨어졌던 부분도 있다. 어제는 정신적인 부분에 대해 많이 얘기하면서 다같이 잘해보자고 얘기했다.
-박현주가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은데.
▲현주가 2차전 끝나고 많이 괴로워 하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도 연락 와서 자기 때문에 진 거 같다면서 미안하다고 연락이 왔다. 트라우마로 남을 수도 있는 경기였어서 현주가 이겨낼 수 있을까 했는데 지금 잘 이겨내고 있는 거 같다. 점수나 상황이 어떤 누가 들어가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한 선수를 탓하기는 어렵다.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나.
▲조금 생각은 했다. 지면 앞으로 경기가 없는 거니까 올 시즌을 마무리하는 경기가 되겠구나는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렇게 생각하니까 부담이 없었던 것 같다. 선수들과 재밌게 경기를 치렀다. 분위기 좋게 마무리 된 거 같아서 기분이 좋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데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경기력도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는 게 느껴지고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이 있는데, 그런 역할을 잘 수행할 때는 뿌듯하기도 하다. 잘 해내는 걸 보니까 대견하다. 파이팅 하려고 하고 말도 많이 하고 하는데, 가끔씩 힘들기 때문에 챔프전에서는 자제하도록 하겠다(웃음).
-GS칼텍스는 어떻게 공략해야 할까.
▲사실 우리가 기업은행만 공부하고 하나도 보지 않아서 걱정이 되긴 한다. 시간이 많지 않고 바로 이틀 뒤인데, 모든 분들이 아시다시피 GS칼텍스는 한 공격수에 의지하기보다 윙이 다 좋은 팀이라 어떻게 마크할지가 관건이 될 거 같다. 어떻게 하면 무너뜨릴 수 있을지 공격을 연구하고 준비해야 할 거 같다.
-12년 전 챔프전을 준비할 때와 마음가짐을 비교해보면.
▲사실 잘 기억이 안 나는데(웃음), 그때보다는 부담감은 덜한 것 같다. 우리가 좋게 마무리가 됐기 때문에 챔프전이 기대가 되는 건 사실이다. 플레이오프 때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챔프전에는 팬분들에게 얼마나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 기대가 많이 된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인천,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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