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박신혜가 조승우를 기필코 지켜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사랑이었다.
JTBC 10주년 특별기획 ‘시지프스: the myth’(이하 ‘시지프스’)의 강서해(박신혜 분)는 천재공학자 한태술(조승우)을 지킨다는 목표로, 성공률이 5%밖에 되지 않는 위험한 기계에 몸을 실었다. 서해가 거슬러온 2035년, 미래의 대한민국은 황폐하기 그지 없다. 2020년 10월 31일, 서울에 핵이 떨어져 대한민국이 멸망해버렸기 때문.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그 중엔 서해의 엄마(이연수)도 있었다. 핵전쟁이 발발한 이유는 천재공학자 한태술이 만든 ‘업로더’ 때문이라고 했다. 고로 현재의 태술이 업로더를 만들지만 않는다면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는 의미였다.
그렇게 세상을 구하기 위해 멀고도 위험한 길을 거슬러온 서해는 태술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언제든지 위험한 일이 생기면 태술을 먼저 숨겼고, 날아오는 칼도 맨손으로 막아냈다. 게다가 태술과 서해를 잡기 위해 단단히 벼르고 있는 아시아마트 박사장(성동일)도 제 발로 찾아갔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은 태술을 안전하게 지키겠다는 서해의 확고한 일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박사장은 그런 서해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무슨 일을 이리 어렵게 해. 나 같으면 그냥 한태술 죽이겠다”는 어쩌면 손쉽고 명쾌한 답을 제시하기도 했다. 태술이 만든 업로더 때문에 이 모든 불행이 시작됐다면, 원인을 아예 제거하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서해가 택한 방법은 달랐다. 오히려 태술에게 자신이 지켜줄 테니 일이 다 해결될 때까지 가만히 숨어 있자고 제안했다. 서해가 왜 이렇게까지 태술을 지키려고 하는지 강한 의문이 생긴 순간이었다.
때는 2035년, 아빠 강동기(김종태)가 총에 맞아 항생제를 구하러 나간 서해는 길을 잃은 적이 있었다. 무성한 수풀을 헤치며 길을 찾던 서해의 눈 앞에는 왜인지 시선이 가는 돌무덤 하나가 보였다. 그건 바로 태술을 구하기 위해 2020년으로 돌아갔던 서해 본인의 무덤이었다. 같이 묻힌 핑크색 다이어리에는 이전 회차의 서해가 다음 회차의 서해에게 남긴 편지가 있었다. “우리한테 꼭 해야 할 일이 하나 있어. 업로더를 타고 과거로 돌아가. 가서 한태술을 구해. 그 사람이 살면, 전쟁을 막을 수 있어. 시그마에게서 그 사람을 지켜”라는 것.
그리고 서해가 태술을 지켜야 하는 진짜 이유가 드러났다. “절대 그 사람을 잃지마. 어떤 일이 있어도 버티고 이겨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줘 꼭”이라는 서해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있었던 것. 여기서 백골사체가 된 자신을 만지면서 타임패러독스 현상이 일어났고, 태술을 사랑했던 이전 회차의 서해의 기억은 2035년의 서해에게 흡수됐다. 그 기억들을 이어받은 서해의 감정 또한 촉촉히 젖어 들었다. 그렇게 업로더를 탄 서해는 사랑하는 엄마를 위해,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게 될 태술을 위해, 오늘도 그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시지프스’는 매주 수, 목 오후 9시 JTBC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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