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을 키워 나가고 있지만 아직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은 가수들, 혹은 더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시동을 걸고 있는 가수들을 엑스포츠뉴스가 자세히 소개해 드립니다. 여러분들의 '입덕'을 도와드리겠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입덕가이드②]에 이어) 이렇게 완벽한 서사 또 없습니다.
브레이브걸스는 지난 2011년 5인조로 데뷔한 그룹입니다. 이후 수많은 멤버 변화를 거치며 지금의 멤버(민영, 유정, 은지, 유나)가 되었는데요. 현 멤버 구성으로 활동을 시작한 건 지난 2017년부터라 브레이브걸스 2기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이렇게 가요계에 등장한 브레이브걸스는 2017년 '롤린'으로 컴백합니다. 작곡가이자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인 용감한 형제가 자신있게 선보인 곡이었으나 생각보다 큰 관심을 얻지 못했습니다.
이후 브레이브걸스는 다수의 행사 특히 군 공연을 통해 군통령이라는 수식어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명곡으로 유명했던 '롤린'은 제2의 군가로 불리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상황이 겹치면서 그룹 활동에 빨간불이 들어왔습니다. 이렇다할 성과가 없는 상황, 멤버들은 해체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고 몇몇 멤버는 이미 숙소에서 짐도 뺀 상황이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뭘 하며 살아야 할지 고민 중이었다던 브레이브걸스는 그로부터 딱 일주일 후 역주행 신화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Q. 롤며들었다, 밀보드, 롤린 광인 등의 신조어까지 등장하고 있어요. 이렇게 인기를 얻을 거라고 예상했나요?
민영 - 어우... 저희 추임새 보면 아시겠죠? 전혀 상상 못했죠. 저희는 사실 '희망을 내려놔야 하나?' 싶었어요. 희망 하나 가지고 버텼는데 확신이 점점 줄어드는 게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상상을 할 수조차 없었죠.
Q. 음원사이트 1위, 2위 등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어요. 바이럴이란 소리까지 나와서 영상 제작자가 해명까지 했는데, 이런 인기에 기분이 어떤지도 궁금해요.
은지 - 이렇게 갑자기 역주행된지 1주일이 안 됐거든요. 거짓말 같겠지만 정말로 매일 매일이 꿈 꾸는 것 같아요. 멤버들끼리도 하는 말이지만, 믿기지 않고 아직까지 실감이 나진 않는데 이제 조금씩 SNS에서 반응이 온다든지, 지인들에게 연락이 온다든지, 이렇게 인터뷰 스케줄이 생긴다든지 이런 식으로 일이 생기니까 조금은 실감이 나는 것 같아요.
Q. '롤린'으로 다시 음악방송에 나가게 됐어요.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어때요?
유정 - 사실 이 곡을 가지고 나갔을 때도 반응이 별로 없었어요. 그때는 코로나가 없을 때니까 공개방송을 했었는데, 행사를 가든 방송국에서 무대를 하든 소수의 팬분들만 응원을 해주셨었어요.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방송국에 가도 관객분들은 없겠지만 예전과 그 느낌이 다를 것 같아요. 예전에는 저희를 잘 모르는 분들께서 '팀 이름이 뭐였죠?' 물어보시기도 하셨거든요. 근데 이제 저희 이름을 알아주시면 기분도 좋을 것 같고 감사할 것 같아요. '이제는 우리를 알아봐 주시는구나! 너무 감사하다' 그런 마음이에요.
Q. 오늘(인터뷰 당일 기준) 조회수 5백만회를 넘은 걸 알고 있나요?
유나 - 어떻게 그러지. 진짜 신기해.
유정 - 어떤 분이 조회수 천만으로 공약 거셨더라고요.
Q. 브레이브걸스는 새로 공약이 있나요?
민영 - 제가 4년 전에 삭발 공약을 냈다가 뭇매를 맞고 있어요. 지금 절로 들어가야 하나 싶어요. 아직은 너무 갑작스러워서 차차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아요.
Q. '운전만해'도 음원사이트 80위권 안에 들었던데요.
민영 - 조금 전에 들었는데 20위권으로 훌쩍 올라왔다고 하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
Q. 가오리춤 말고도 이름을 붙이고 싶은 춤이 있으신가요?
유나 - 대중분들이 팔 뻗는 춤을 허수아비춤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민영 - 원래는 골링춤, 골반 롤링춤이라고 저희끼리 불렀었는데.
유나 - 확실히 어렵다.
민영 - 대중분들이 허수아비춤이라고 지어주셔서 저희는 앞으로 허수아비춤으로 하기로 했어요. 저희도 왜 골링이 됐는지 모르겠어요. 아무튼 가오리춤, 허수아비춤 다 센스 있는 이름인 것 같아요.
유나 - 생각도 못했는데...
은지 - 가오리춤이 그렇게 인기가 많은지 몰랐어요. 저는 사실 그 춤을 싫어했거든요.
유나 - 왜냐하면 처음에 그 춤이 나왔을 때, 많은 분들이 '왜 안 뛰고 이걸 하냐' 이런 안 좋은 반응이 굉장히 많았었거든요. 요즘 많이 좋아해주셔서 반전이었어요.
은지 - 저희도 원래 안무 시안 나오고 했을 때 전혀 상상을 못했던 춤이어서 '이게 뭐야' 했었거든요. 이렇게 인기를 끌지 몰랐어요.
Q. 아쉬운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새로 음악 방송을 하면 바꿀 의향이 있나요?
민영 - 저희가 댓글을 하나 하나 다 모니터를 하고 있거든요. 근데 이번에 저희 앨범 커버도 노래 스타일에 맞게 청량하게 바뀌었잖아요? 저는 그게 훨씬 더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음악 방송을 하게 된다면 무대 분위기나 의상처럼 보여지는 부분에서 노래와 어울리게 밝은 톤으로 하고 싶어요. 사실 제가 '롤린' 녹음할 때도 그런 분위기를 상상하면서 했었거든요. 좋아해주시는 부분에 있어서는 크게 수정하지 않고, 분위기를 많이 전환을 해서 가면 어떨까 생각을 하고 있어요. 밝고 에너지 넘치는 분위기로 가면 좋을 것 같아요.
Q. 챌린지 계획은 없나요? (브레이브걸스는 현재 틱톡 챌린지를 진행 중이다.)
민영 - 일단 저희가 스타트를 한 게 아니라 요새 주변 분들이 춤을 많이 따라해 주시고 올려 주시더라. 대중분들이 이렇게 시작을 해주시는 걸 보니까 저희도 하면 좋겠다 생각을 하고 있어요.
Q. 브레이브걸스를 검색하면 네 명 모두 보컬이라고 뜨는데, 멤버 전원이 보컬이 되는 그룹이라는 자부심이 있을 것 같아요.
유정 - 헐.
민영 - 사실상 저희 포지션 자체가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메인 보컬인 저를 제외한 친구들은 다 랩도 가능하고 보컬도 가능하기 때문에 뚜렷하게 정해진 포지션은 없어요.
은지 - 제가 '롤린'에서 랩을 했었거든요. 그리고 행사 때 '하이힐' 랩도 제가 맡아서 하다 보니까 메인 래퍼를 붙여주신 것 같아요.
민영- 저희 멤버들 다 잘해요.
Q. 커버 영상도 속속 올라오고 있잖아요. 해병대 분들이 올린 영상 보셨나요?
유나 - 너무 귀여웠어요.
은지 - 저희보다 더 유명해지신 것 같아요. 약간 라이벌 느낌. (웃음)
유정 - 저희를 그렇게 사랑해 주시니까 너무 감사했어요. 사실 그날 샤이니 민호씨가 특별 MC를 보시고 많은 가수분들이 계셨었어요. 저희 무대가 끝나고 인사를 드리고 가야 하는데, PD님이 잠깐만 남아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장기자랑 부분이 하나 남았는데 혹시 중간에 들어가면 좋은 그림이 나오지 않겠냐고 하시더라고요. 저희도 너무 재밌을 것 같아서 기대하면서 기다렸어요.
제가 생각했던 건 '춤만 따라하셨겠지' 했는데 의상까지 다 제작을 하신 거예요. 원래는 그렇게 의상을 만들면 혼내신대요. 근데 디테일하게 저희 옷에 맞추셔서 만들어주시고 무대를 보는데 너무 귀여우시더라고요. 사실 가오리춤이 대칭춤이라서 하기가 어려운데, 완벽하게 하셨어요. 그리고 프로페셔널했던 게 저희가 나타나도 당황하지도 않으시고 막 춤을 추시더라고요.
유나 - 우리가 당황했어.
은지 - 같이 춤을 췄어요.
유정 - 되게 뿌듯했어요. 가수분들이 보시는 와중에 '우리가 진짜 군통령으로 인정을 받는구나' 이런 생각을 했어요.
Q. 가장 기분 좋았던 반응이 있다면요?
민영 - 저는 롤린 코인 탑승하라는 댓글이 기억에 남아요. 음원 차트를 그래프로 해서 올려주셨더라고요. 너무 재밌었어요.
은지 - 무대 보면 진심인 것 같다는 반응이요. 모든 거에 진심인 브레이브 걸스. 그런 게 약간 가수로서 뭔가 알아주신 것 같아서 감사했어요.
유정 - 앞에서 그렇게 반응을 해주시는데 진심일 수밖에 없었죠.
Q. 4년 전 '롤린'이 나왔을 때 듣고 싶은 수식어가 있냐고 하니까 역주행돌 '역주돌'이라고 했던 걸 기억하나요?
유정 - 아 그랬어요? 대박. 말 조심해야겠다.
은지 - 우리 말대로 됐어...
유나 - 이 이야기를 들으니까 말 안 조심해도 될 것 같다. 역주행 했으니까.
민영 - 난 좀 조심해야될 것 같아. 삭발 얘기는 왜 해가지고.
유나 - 그거는 진짜 조심했어야 됐어.
Q. 목표가 음원 차트 진입이라고 했었는데 그것도 성공했어요.
유나 - 우리 이뤘다.
민영 - 꿈은 이루어진다!
유정 - 진짜 전생에 우린 무슨 일을 했길래 이렇게 좋은 선물을 받을 수 있는 걸까요.
은지 - 진짜 너무 감사하다.
Q. 그러면 지금 듣고 싶은 수식어가 있나요?
민영 - 사실 최근에 많이 들은 게 제2의 OOO였어요. 너무 너무 감사하지만, 앞으로는 제1의 브레이브걸스이고 싶어요. 후배분들이나 아직 빛을 보지 못하고 버티고 있는 분들, 그리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대중분들이 희망을 가지실 수 있도록 제1의 브레이브걸스가 되고 싶어요.
Q. 용감한 형제 대표님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유정 - 대표님이 원래 저희를 보시면,
(일동 한숨)
유정 - "아 속상하다" 하시면서 한숨을 쉬셨거든요. 근데 오랜만에 저희를 보시고 딱 이렇게 머리를 만지시면서 "이제 한달 뒤면~ 사람들이 너흴 알아볼 수 있어!" 하시더라고요.
유나 - 너네 이제 길거리 다니면 사람들이 알아볼 거라고.
유정 - 근데 이제 항상 저희에게 말씀해주세요. "무조건 겸손해라. 감사해라. 나대지 마라. 설치지 마라. 오버하지 말아라. 일단 눌러라."
Q. 너무 다 하지 말라고 하시는 거 아니에요?
유정 - "우리가 정말 좋은 자리에 섰을 때, 많은 사람들한테 감사할 수 있는 가수가 되어라." 이렇게 말씀해주셨어요. 저희 사실 되게 누르고 있어요. 너무 좋지만 한편으로는 마냥 막 기뻐할 수가 없잖아요.
민영 - 사실 이게 아직도 믿기지가 않고 이 거품이 언제 식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해요. 저희가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관심을 너무 갑자기 많이 받다 보니까 무섭더라고요.
유나 - 저희가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아요.
Q. 해보고 싶은 콘셉트가 있나요?
유정 - 썸머퀸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싶어요.
은지 - 굳히기.
민영 - 저희가 이것저것 많이 시도는 했지만 사실 방향성을 못 잡고 있었거든요. 이번 기회로 대중분들이 방향성을 확실하게 잡아주신 것 같아서 저희도 확신이 들었어요.
Q.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분이 있을까요?
민영 - 비디터(영상 제작자)님께 너무 감사드려요. 그리고 국군장병 여러분. 또 최근에 저희 노래를 듣고 너무 좋아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모든 대중분들. 사실 모든분들께 다 감사하죠. 그리고 5년동안 같이 버텨준 저희 피어레스(FEARLESS, 팬덤명).
은지 - 그리고 가족들과 대표님까지.
민영 - 사실 멤버들은 서로에게 가장 감사하지 않을까 싶어요.
은지, 유정, 유나 - 맞아요.
민영 - 이 팀을 여기까지 끌고 오기까지 되게 많은 일들이 있었고 힘들었는데 서로가 포기하지 않아줘서 이 순간이 온 것 같아요. 누구 하나라도 포기했다면 이런 일은 절대 없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멤버들한테 제일 고마워요.
Q. 역시 '존버돌'이네요.
민영 - 존중하며 버틴 우리에게 너무 고마워요.
Q. 팬들에게 한마디.
은지 - 저희 데뷔 때부터 옆에서 지켜와줬는데 지금까지 믿어줘서 너무 고맙고 사랑해요!
유정 - 이건 제가 '더유닛' 때 했던 얘긴데 제가 비 선배님께 그런 말씀을 드린 적이 있어요. 비 선배님이 저에게 되게 좋은 가수셨거든요? 왜냐하면 제가 좋아하는 가수가 어디든 나와요. TV, 광고, 뭐든지 이 세상이 비 천지였거든요. 그런 환경 속에서 저는 너무 행복했었는데, 저는 저희 팬분들에게 좋은 가수가 아닌 것 같은 거예요.
정보도 없고 보고 싶은데 나오는 데는 아무데도 없고 들리는 노래도 없고. 그러니까 팬분들이 발품 팔아서 저희를 찾아 나서야 한 번 볼까 말까하는 가수? 그러니까 그런 게 너무 미안한 거예요. 앨범이라도 나오면 괜찮은데 그것도 아니고 팬미팅을 열지도 못하고 그런 게 항상 미안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어디 가서도 브레이브 걸스 팬이라고 자랑스럽게 말씀하실 수 있게 저희가 더 노력하고 찾아뵙고 싶어요.
민영 - 저희가 팬카페가 있어요. 거기에 항상 '언니 언제 앨범 나와요? 보고 싶어요' 이런 글들이 올라와요. 이런 이야기에 항상 확실한 대답을 못 드리는 게 너무 죄송했어요. 팬 한분 한분 얼굴을 다 기억할 정도로 작은 팬덤이거든요. 그래서 '좀만 기다려주세요. 올해 안엔 약속 지킬게' 해놓고 항상 지키지 못했어요. 그게 너무 미안했는데 앞으로는 그 약속을 배로 지킬 수 있을 것 같아서 그게 너무 감격스럽고 기다려주신 팬들한테 너무 고마워요.
유나 - 우리 피어레스. 저희가 지친 만큼 팬분들도 많이 지치셨을텐데 떠나지 않고 옆에서 꿋꿋이 응원해주고 힘내라고 해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앞으로는 우리가 힘이 되어드리고 싶어요. 힘이 되어주는 브레이브걸스가 될테니까 앞으로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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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