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현세 기자] 롯데 자이언츠 정훈은 1루수, 중견수를 겸하며 팀 내 최정상급 공격력까지 가지고 있는 선수다. 허문회 감독은 "작년에 정훈이 너무 잘해 주지 않았나. 정훈 뒤를 받쳐 줄 선수가 한두 명 더 필요하다"고 했다. 롯데가 또 다른 '정훈'을 찾고 있다.
정훈은 작년 111경기 타율 0.295 OPS 0.809, 11홈런 58타점 11도루를 기록했다. 커리어 하이에 버금갔다. OPS는 통산 규정 타석 소화 시즌 중 가장 높았고, 팀 내 득점권 타율(0.357, 1위) 조정득점생산(115.7, 2위)까지 최고 수준이었다.
1루수, 중견수 수비까지 공헌도를 인정받았다. 정훈은 "물론 한 포지션에서 자리를 꿰차는 것도 좋지만, 내 나름의 생존 방법이었다"며 "지금도 두 포지션에서 모두 훈련하고 있다. 어느 포지션이든 경쟁하는 위치다. 각 포지션마다 좋은 선수는 매년 나오고 있는데, 나 역시 자신 있다"고 말했다.
정훈은 한 포지션에서만 뛰는 선수는 아니지만, 롯데에서는 하나의 유형이 됐다. 허 감독은 "정훈은 우리 팀의 구심점이다. 훈이를 받쳐 줄 백업 멀티 플레이어가 두 명 정도 더 필요하다. 훈이는 100경기 이상 출전하는 선수인데, 안배해 줄 수 있는 선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또 "훈이 같은 선수를 찾는 게 고민이다. 작년에 훈이가 없었다면 시합하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수석코치, 윤윤덕 코치와 회의까지 했다. 그 퍼즐을 어떻게 맞추느냐 따라 우리 팀 성적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누군가 한 명이 나타나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는 당분간 민병헌 자리를 메울 중견수를 찾고 있다. 작년 외야 수비 이닝 수는 686⅓이닝, 타구 처리율 43.2%였는데, 정훈(394⅓, 42.1%)과 김재유(272⅓, 47.9%)가 뒤를 이었다. 올해는 둘뿐 아니라 강로한, 최민재, 신용수, 신인 나승엽까지 경쟁하고 있다.
정훈 역할을 해 줄 선수는 연습, 시범경기를 거쳐 최종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허 감독은 "엔트리 28명을 매번 바꿀 수 없다. 누군가를 선택해서 그 중간 역할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 올해도 정훈이 중간 역할을 잘 해 주리라 믿고 있고, 그런 선수가 한 명 더 나오면 좋겠다. 지금 테스트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게 돼야 팀이 강해지고 세대교체가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정훈은 "잘하는 멀티 플레이어가 또 있다면 감독님께서도 운영하시기 편하시지 않겠나. 나는 내가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 두 곳 다 평균 정도를 할 수 있는 능력을 내 색깔로 삼아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했다"며 "후배들 역시 잘 판단하면 좋겠다. 물론 한 포지션에서 꾸준히 잘해 살아남으면 좋겠지만 야구가 꼭 그렇지는 않다. 더 생각해 보고 이런 유형을 더 배우려 하면 더 잘하는 선수가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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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